서울의 산은 도시를 벗어나는 가장 빠른 통로다. 북한산이 변화무쌍한 표정이 있는 산이라면, 도봉산과 수락산은 정교한 움직임을 요구하는 '기술적 산행'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이다. 두 산 모두 중상급 이상의 암릉 코스가 포함된 만큼, 초보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산행이 단순히 걷는 행위를 넘어 전신을 활용하는 기술로 변모하는 두 산의 매력을 짚어본다.



사진=도봉산 전망

도봉산, Y계곡이 만드는 정교한 기술 산행

도봉산은 멀리서 볼 때보다 산 안으로 들어설수록 그 거대한 스케일에 압도당하게 된다. 자운봉과 신선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암봉 군락은 등산객에게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 정점에는 도봉산의 성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Y계곡'이 있다.

Y계곡은 V자 형태로 깊게 파인 바위틈을 통과하는 구간이다. 이곳은 중상급 이상의 난이도를 자랑하며, 매 순간 손을 어디에 짚고 발을 어디로 옮길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쇠 난간을 잡은 손바닥에 땀이 차고 발바닥의 마찰력에 모든 신경이 쏠리는 순간, 산행은 비로소 정교한 '기술'이 된다.

사진=도봉산 신선대

이 고비를 넘기고 만나는 '오봉 능선'은 도봉산의 또 다른 얼굴이다. 다섯 개의 암봉이 나란히 서 있는 탁 트인 시야는 앞선 긴장감을 말끔히 씻어내며 상쾌한 풍경을 선사한다. 주요 코스는 도봉탐방지원센터에서 포대능선까지로, 약 4시간 30분에서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사진=도봉산 오봉

수락산, 기차바위가 선사하는 묵직한 하중의 묘미

수락산은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다가 예상치 못한 거친 암릉에 당황하게 되는 '반전의 산'이다. 그 반전의 중심에는 수락산의 명물인 '기차바위(홈통바위)'가 있다. 기차바위는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조망대가 아니라 극복해야 하는 지형 그 자체다.



사진=수락산 기차바위

이곳 역시 중상급 이상의 암릉 구간으로 분류된다. 거대한 바위의 경사면을 오직 밧줄 하나에 의지해 오르는 과정에서는 체력만큼이나 정확한 움직임이 요구된다. 발끝의 각도를 조절하고 하중을 적절히 분배하며 중력을 거스르는 경험은 산행의 집중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다만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로프 산행이 낯선 초보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수고 끝에 닿는 정상부는 확실한 보상을 약속한다. 의정부 시가지부터 경기 북부의 첩첩산중, 그리고 맑은 날 또렷하게 드러나는 서울의 스카이라인까지. 날씨와 체력이라는 조건만 갖추어진다면 수락산은 화려한 조망과 함께 산행을 마무리하게 해준다. 주요 코스는 장암역에서 수락산역까지로, 약 4시간이 소요된다.

거친 암릉 구간을 오를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바위와의 마찰력이 중요한 구간이 많으므로 밑창이 마모되지 않은 등산화를 착용해야 한다. 또한 쇠 난간이나 밧줄을 장시간 잡아야 하므로 장갑을 착용하며, 암릉 구간은 물기에 매우 취약하므로 비가 오거나 습도가 높은 날엔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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