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식스 원필 인터뷰 /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데이식스는 저에게 집 같은 곳이다. 데이식스로서 작곡을 제대로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10년을 지냈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 곧 데이식스 음악이라 어렵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솔로 앨범은 다르게 준비하려고 애써봤다."

오늘(30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데이식스 원필의 첫 번째 미니앨범 'Unpiltered'(언필터드)가 발매된다. 2022년 2월 발매된 첫 솔로 앨범 'Pilmography'(필모그래피) 이후 약 4년 만에 선보이는 것으로, 원필은 컴백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4년 만에 솔로 앨범으로 돌아온 소감을 묻자 그는 "입대하기 전에 나왔던 정규 1집과는 조금 많이 다른 앨범이 될 것 같다. 새롭게 준비한 모습이 많아서 저에게도 도전적인 앨범이 될 것 같은데 떨리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드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Unpiltered'는 Unfiltered와 원필(Wonpil)을 합친 말로, 필터를 거치지 않은 상태의 원필을 뜻한다. 이번 앨범은 그의 내면과 서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 원필은 "앨범 타이틀을 두고 여러 의견을 나누었는데 회사에서 'Unfiltered'라는 이름을 주시면서 'pil'을 한 번 더 넣는 것이 어떨까 제안을 주셨다"라고 설명했다.

원필은 타이틀곡 '사랑병동'을 포함한 전곡에 작사 및 작곡 참여했다. 그는 "하고 싶었던 것을 100% 했다. 근데 벌써 아쉬워서 다른 앨범을 또 만들고 싶어요. 다른 장르도 해보고 싶고, 다른 곡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계속 생겨요"라며 "저도 그렇고 데이식스도 그렇고 지난해 10주년을 준비하면서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그 변화를 우리만 느껴서는 안 되고 대중들과 팬들도 납득할 수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계속해서 생각이 솟구치고 하고 싶은 것들이 되게 많아요"라고 말했다.

팬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고민은 없었는지 묻자 "팬들께서 저를 생각했을 때 밝은 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모습만 좋아해 주실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저의 고민과 조금은 예민해 보이고 퇴폐적인 모습도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모습들도 저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팬들께는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려고 하다 보니까 숨겨왔던 것들이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도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이러한 마음을 담아 완성된 타이틀곡 '사랑병동'은 감성적인 기타 선율로 시작되는 도입부와 고조되는 강렬한 에너지의 폭발적 밴드 사운드가 드라마틱한 청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원필은 "제가 머릿속으로 그리던 트랙과 느낌이 있었다. 신스 사운드와 EDM적인 것과 이모코어(emocore)를 섞고 싶었다. 이우민 작가님께 이런 걸 해보고 싶다고 했더니 좋다고 해서 그때부터 트랙을 만들어갔다. 하고 싶었던 트랙과 멜로디가 나왔다"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특히 원필은 이번 타이틀곡이 새롭게 느껴질 것이라며 "처음 시작할 때부터 데이식스 음악에서는 못 느껴본 느낌일 것 같아요. 전체적인 드럼 사운드나 이런 것도 다르고, 인털루드 부분에 신스 사운드가 도배된 부분이 있는데, 그 구간도 새로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해당 구간에서 마치 사이렌처럼 들리는 소리를 의도한 것인지 묻자 "원래는 소리가 작게 들어갔었는데 가사를 쓸 때 사랑병동이라는 단어가 스쳐지나가면서 사운드를 더 키웠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우민 작가와의 호흡에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저희가 데뷔 초반부터 2018년도 'Shoot Me'까지 함께하고 정말 오랜만에 뵙게 됐다. 보고 싶었다. 그동안 계속 여건이 안 되다가 기회가 잘 맞아서 작업을 했는데, 첫 작업부터 전우애의 느낌이 들었다. 데뷔 초반 치열하게 좋은 곡을 쓰기 위해 만났는데 서로의 길을 가다가 오랜만에 만나니까 정말 좋았어요"라고 답했다. 

'사랑병동'은 바래지 않는 사랑의 고통에 무너진 채 겨우 버텨내는 삶 속에서 '날 구해줘'라는 절박한 외침을 담아낸 곡이다. 사랑과 병동이라는 상반된 단어 조합이 음악이 품은 메시지를 향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원필은 "가사를 쓸 때 이 곡을 창구라고 생각하고 듣는 분들이 해소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어떤 의도로 작사한 것인지 묻자 "누구든 다 표출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잖아요. 원래 이런 부담감을 잘 못 느꼈는데 전역하고 저희도 모르게 위로 올라가면서 음악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씩 생겼던 것 같다. 그런 마음과 저의 개인적인 아픔들도 있는데 어디에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앓고 살아가는 상황이 답답했다. 다들 그러고 살아갈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이런 가사를 쓰게 된 것 같다"라며 "이 노래는 사랑에 빗대긴 했지만, 이 노래를 듣고 조금이라도 시원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답했다.

원필은 '사랑병동'을 부르며 스스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녹음할 때도 재미있었고, 정말 시원했어요"라며 "사실 가사를 다 쓰고 나서는 이거 괜찮을까 너무 딥한가 생각이 들어서 몇 번 수정이 된 가사다. 마지막 문장도 깎아볼까 고민을 했는데, 이건 그대로 놔두게 됐다. 그냥 무너져 간 채로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원필은 '사랑병동' 작업이 가장 오래 걸렸다며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들어주실까 그런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필은 "저는 10년 동안 저희를 좋아해고 사랑해 준 팬들께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고, 웃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고, 힘든 티를 내는 것도 싫어했어요. 물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만, 대신 음악으로는 풀어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팬들의 사랑이 커지는 만큼, 저 또한 팬들에 대한 사랑이 커지고 거기에서 오는 책임감도 더 느는 것 같다. 아티스트로서 이런 책임감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0년 뒤에 제가 어떻게 되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도 저는 늙지 않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전했다.  

"우리가 변화가 필요해서인지, 혹은 시선을 의식해서 바뀌려고 하는 것인지 생각해 봤는데 확실한 것은 저는 음악적으로 해소하고 싶어요. 저희는 되게 다양한 걸 할 수 있는 그룹이거든요. 다음 데이식스 앨범에서도 어떤 때려 부수고 이런 것이 아니라 음악적인 것에 대한 해소를 하고 싶어요."

[인터뷰②] 데이식스 원필 "'어른이 되어버렸다'…하지만 아직 잘 모르겠어요" 기사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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