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공연, 광화문 상권 온도차…매출 늘었지만 확산은 제한적
BTS 공연이 열린 지난 21일, 광화문 일대 상권 매출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편의점과 백화점, 면세점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이 확인됐다.
다만 당초 기대됐던 수준의 소비 확산은 나타나지 않았다. 방문객 규모가 예상보다 적었던 데다, 소비가 특정 업종과 시간대에 집중되면서 상권 전반으로 퍼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 편의점·백화점·면세점 ‘특수’…유통 채널 중심 소비 증가
공연 효과는 주요 유통 채널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광화문 인근 편의점 매출은 크게 뛰었다.
GS25는 광화문 인근 5개 점포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3배 이상 증가했고, 공연장 이동 동선과 맞닿은 점포는 최대 4.8배까지 매출이 뛰었다. 객수 역시 180% 이상 늘었다. CU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광화문 인근 10개 점포 매출은 전주 대비 270.9% 증가했고, 공연장과 가장 가까운 대로변 점포는 최대 547.8% 급증했다.
판매 품목은 공연 환경에 맞춰 뚜렷하게 재편됐다. 김밥·샌드위치 등 간편식과 생수, 스낵류가 매출을 견인했고, 응원봉에 필요한 건전지와 핫팩, 보조배터리 등 현장 필수품 수요도 급증했다. 일부 점포에서는 BTS 앨범이 매출 상위를 차지하는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이 같은 소비는 백화점과 면세점으로도 이어졌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공연 준비가 시작된 20일부터 당일인 21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특히 즉석조리 식품과 디저트 매출은 각각 2배 이상 늘며 대기 수요를 반영했다.
면세점에서는 K-팝 관련 소비가 두드러졌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K-웨이브존 매출은 한 주 전 대비 50% 증가했고, BTS 관련 키링과 퍼즐 등 일부 상품은 품절과 재입고가 반복됐다.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 역시 같은 기간 외국인 개별관광객 매출이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구매 고객 수와 객단가가 동시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도 늘었다. 영국인은 3배, 미국과 인도네시아는 약 2.7배, 독일과 호주는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공연이 현장 소비를 넘어 유통 전반으로 확산된 점은 확인된다.
◇ 업종별 매출 체감 온도차
다만 이러한 소비 증가가 상권 전반의 호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당초 수십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방문객은 이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인파 통제와 생중계 영향으로 현장 유입이 분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유동 인구 대비 매출 증가폭이 제한적인 업종도 적지 않았다. 일반 음식점과 카페는 방문객이 많았음에도 이동 중심 동선 탓에 매장 체류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소비가 특정 품목과 업종에 집중된 점도 특징이다.
수요 예측이 빗나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부 점포에서는 신선식품 재고가 남아 할인 판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소비는 증가했지만 특정 업종과 시간대에 집중되면서, 상권 내부에서도 체감 온도차가 크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대형 K-POP 공연이 소비를 확대하는 동시에 특정 업종과 동선에 집중시키는 특성을 보인 만큼, 향후에는 방문객 규모와 이동 경로, 체류 시간 등을 고려한 상권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