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선별 방식 바뀌나…음성 AI 인지평가 SW 의료기기 3등급 승인
에이블테라퓨틱스 ‘스픽’, 식약처 3등급 디지털 의료기기 허가
399명 확증임상 기반…의료진 진단 보조 용도
50년 가까이 문항 기반 검사에 의존해온 치매 선별 체계에 변화의 신호가 나타났다. 음성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인지기능 장애 확률을 제시하는 소프트웨어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로 허가되면서다.
에이블테라퓨틱스(대표 김형준)는 자사의 음성 기반 인지평가 소프트웨어 ‘스픽(Spick, ABL-DM-01)’이 2월 25일 식약처로부터 3등급 디지털 의료기기 제조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인지기능 장애 의심 환자의 음성 데이터를 AI 기반으로 분석해 인지기능장애 확률을 표시하는 소프트웨어로 허가됐다. 의료인의 진단 결정을 보조하는 용도로 사용되며, 임상적 판단을 대체하지 않는다.
허가 문서에 따르면 사용 대상은 ‘한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만 50세 이상 85세 이하의 인지기능 장애 의심 환자로 제한된다. 언어장애가 있는 환자는 사용할 수 없다. 검사 결과 해석은 전문 의료진이 수행해야 한다.
확증임상 399명…MCI 민감도 79.6%
회사는 2024년 5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정상군, 경도인지장애(MCI), 알츠하이머병(AD) 환자 등 총 399명을 대상으로 확증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임상시험기관 전자의무기록(EMR)에 기재된 임상적 진단 결과를 기준으로 성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인지기능장애(MCI+AD) 선별 민감도는 85.7%, 특이도는 74.3%를 기록했다. 경도인지장애 선별 민감도는 79.6%였다.
동일 연구군에서 시행한 MMSE와 비교할 경우 경도인지장애 선별 민감도는 MMSE 62.7%, 스픽 79.6%로 16.9%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특이도 74.3%는 일부 정상군이 의심군으로 분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선별 및 진단 보조 도구로, 최종 진단은 의료진의 임상 평가를 통해 이뤄진다.
제품은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약 10분간 말하기 과제를 수행하면 음성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를 수치화하는 방식이다.
초고령사회 속 선별 수요 증가…공공 영역 적용 사례도
한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 선별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기존 문항 기반 인지검사는 검사 시간과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
회사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부천시와 함께 의료취약계층 노인 3,062명을 대상으로 ‘온마음 AI 복지콜 인지건강검사’ 사업을 진행했다. AI 콜 방식으로 운영된 해당 사업에서는 44명의 의심군이 선별돼 관내 치매안심센터와 연계됐다. 이는 지역 단위에서의 적용 사례로, 이번 식약처 허가의 근거가 된 399명 확증임상과는 별개의 사업이다.
회사는 상급종합병원을 시작으로 건강검진센터, 1·2차 의료기관, 공공보건 영역으로의 적용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허가는 음성 기반 AI 기술이 인지평가 영역에서 제도권 의료기기 체계에 편입된 사례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기존 선별 체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지는 향후 적용 결과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