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항공사,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 전면 금지… “충전도 안 된다”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기내 안전 강화를 위해 보조배터리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나섰다. 최근 리튬이온 배터리로 인한 기내 화재 사고가 빈번해짐에 따라 내린 결단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한진그룹 계열 5개 항공사는 지난 1월 26일부터 국내선과 국제선 전 노선에서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앞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도 유사한 규정을 발표했으며, 에어프레미아 역시 오는 2월 1일부터 동참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승객은 보조배터리를 기내에 가지고 탈 수는 있지만, 이를 이용해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충전하거나 사용하는 행위는 모두 금지된다. 사실상 '단순 소지'만 허용되는 셈이다.
항공업계가 이처럼 강도 높은 규제를 도입한 이유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위험성 때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손상을 입거나 과열될 경우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진압이 매우 어렵고 유독가스를 내뿜어 밀폐된 기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항공기 내 배터리 화재는 총 13건 발생했으며, 특히 2023년 이후 사고 빈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1월에는 김해공항에서 보조배터리 발화로 승객 176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용 금지와 더불어 보관 방식도 까다로워졌다. 보조 배터리를 보관할 때에는 이상 징후를 즉각 감지할 수 있도록 기내 선반(오버헤드 빈) 보관을 금지한다. 반드시 승객이 직접 휴대하거나 좌석 앞 주머니, 또는 앞 좌석 하단에 두어야 한다. 또한, 배터리 단자에는 절연 테이프를 붙이거나 개별 파우치, 지퍼백에 넣어 합선을 방지해야 한다.
반입 기준도 제한된다. 100Wh 이하 제품은 1인당 5개까지, 100~160Wh 제품은 항공사 승인 하에 2개까지 반입 가능하다. 160Wh를 초과하는 대용량 배터리는 반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내 화재는 초기 대응 시간이 성패를 가르는 만큼, 위험 요소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승객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