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월렉스, 페이누리 인수... 글로벌 결제 허브 전략 추진
이번 인수로 한국 PG·선불·외환 라이선스 동시 확보
글로벌 B2B 결제·정산 플랫폼의 한국 진입 본격 시작
아태 결제 인프라 경쟁, 현지화 역량이 핵심 요인
에어월렉스(Airwallex)가 한국 결제 인프라 기업 페이누리를 인수하며 국내 금융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지분 투자나 제휴가 아니라, 전자지급결제대행(PG)과 선불전자지급수단, 외국환 업무 등 핵심 라이선스를 한 번에 확보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결제 사업자들이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 단계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페이누리는 국내에서 PG 라이선스와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관리 자격, 외국환 업무 등록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로써 에어월렉스는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결제·정산 서비스를 현지 규제 체계 안에서 직접 제공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기존에는 해외 법인을 통한 간접 서비스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한국을 하나의 독립적인 금융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에 가깝다.
에어월렉스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국내 기업이 여러 국가와 통화에 걸친 금융 운영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비즈니스 계좌를 통해 다중통화 보관과 환전, 국제 송금을 처리하고, 카드 결제와 160여 개 이상의 현지 결제 수단을 연동해 해외 고객으로부터 대금을 수취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 법인 카드와 임직원 카드, 경비 관리와 청구서 결제까지 통합한 지출 관리 기능을 제공하며, 관련 운영은 AI 기반으로 자동화한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선보일 서비스는 글로벌 비즈니스 계좌와 결제 대행이다. 에어월렉스는 이를 시작으로 연내 순차적으로 기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외 이커머스, 콘텐츠, SaaS 기업처럼 다국가 결제와 정산이 필수적인 기업들이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는 에어월렉스가 기업가치 약 80억 달러로 평가받은 시리즈 G 투자 유치 직후 이뤄졌다. 이전 라운드 대비 약 30% 상승한 수치다. 회사 측은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한국을 포함한 핵심 시장에서 보안성과 규제 적합성을 갖춘 금융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놀드 챈 에어월렉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은 “한국은 이커머스와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이 빠르게 진행되는 시장”이라며 “보다 효율적인 금융 인프라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국경을 넘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투자유치 전담기관인 서울투자진흥재단 역시 에어월렉스의 한국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재단 측은 이번 투자가 국내 기업의 글로벌 확장과 해외 기업의 한국 내 사업 운영을 동시에 뒷받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어월렉스는 이미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동남아 주요 국가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만 2025년 매출이 전년 대비 85% 성장했고, 거래량도 70% 이상 늘었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연간 매출 12억 달러, 거래액 266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 시장은 이 같은 성장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적 퍼즐 중 하나로 해석된다. 에어월렉스는 2026년까지 한국 내 인력을 약 20명 규모로 확대하며 사업 운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