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AI 다이어트, ‘작지만 똑똑한' 모델로
2026년 새해, 인공지능(AI) 업계의 화두는 단연 ‘효율성’이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더 큰 모델이 더 똑똑하다(Scale is all you need)’는 믿음 아래 수천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대형언어모델(LLM)의 폭발적인 성장을 목격했다. 하지만 이제 그 거대함이 남긴 청구서가 도착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학습 및 추론 비용, 전력 소모로 인한 환경 문제, 그리고 인프라 종속성 문제는 결국 ‘규모 경쟁’의 그늘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모델 경량화’와 ‘경량화된 언어모델(sLLM)’ 이다. 경량화란 단순히 모델의 크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성능(정확도)을 유지하면서도 연산 비용과 메모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는 AI를 데이터센터에서 꺼내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즉 ‘온디바이스(On-Device)’ 환경으로 옮겨오는 핵심 열쇠가 되고 있다.
모델 경량화 연구는 ‘어떻게 하면 뇌세포를 줄이면서도 지능을 유지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분야는 크게 양자화, 가지치기, 지식 증류의 세 가지 축으로 발전해 왔다.
가장 활발히 연구된 양자화는 모델의 가중치를 표현하는 정밀도를 32비트 실수(FP32) 등의 높은 정밀 도에서 8비트 정수(INT8), 4비트 정수(INT4) 등 낮은 정밀도로 낮추는 기술이다. 초기에는 성능 저하가 컸으나, 최근에는 OPTQ, QuaRot과 같이 중요한 가중치를 효과적으로 보존하거나, 심지어 1비트 수준까지 낮추는 극단적인 양자화(BitNet 등) 기술이 등장하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가지치기는 덜 중요한 뉴런 연결을 제거하는 기술로, 과거에는 불규칙한 구조로 인해 하드웨어 가속이 어려웠으나, 최근에는 N:M 구조적 가지치기(Structured Pruning)와 같이 하드웨어 친화적인 방법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의 연구 트렌드는 이러한 기법들을 개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넘어, 지식 증류를 통한 상호보완적 결합을 시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거대 모델(Teacher)의 지식을 경량 모델에 주입하는 지식 증류 과정에 LoRA (Low-Rank Adaptation)와 같은 효율적인 미세조정을 결합해 낮은 비용으로도 쉽게 성능을 복원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더하여 최근에는 라마 4 스카우트(Llama 4 Scout), 큐원 3(Qwen 3), 파이-4 미니(Phi-4 mini)와 같이, 모델의 설계 단계부터 경량화를 고려하거나 전문가 혼합 방식(Mixture of Experts, MoE) 구조를 채택해 추론 시 활성화되는 파라미터 자체를 줄이는 아키텍처 레벨의 경량화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
향후 경량화 기술은 ‘보편적 AI (Ubiquitous AI)’를 실현하는 인프라가 될 것이다. 올해는 30억~70억 파라미터 규모의 고성능 sLLM이 모바일 기기에서 인터넷 연결 없이도 실시간으로 구동되는 ‘온디바이스 AI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이는 개인 정보 보호를 강화하고, 지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자율주행, 로보틱스, 실시간 통번역 등 즉각적인 반응이 필수적인 분야에서 AI 도입을 가속할 것이다.
또한, 미래에는 클라우드의 초거대 모델과 엣지(Edge) 디바이스의 경량 모델이 협력하는 ‘하이브리드 AI’가 표준이 될 것이다. 단순한 질의는 엣지 디바이스가 즉시 처리하고, 복잡한 추론이 필요한 작업만 클라우드로 넘기는 방식이다. 결국 경량화 연구의 끝은, AI가 공기처럼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그 무게는 느껴지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데 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은 이제 AI 기술의 가장 확실한 미래 방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