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트맨'에서 보나 역을 맡은 배우 문채원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난 8일 진행된 '하트맨' 언론시사회에서 문채원은 작품 말미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찍은 것이 보람되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이런 제안이 또 올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다. 자연스러운 순서인데, 그런 의미로도 저에게 이 영화는 애착이 많이 된다"라고 이야기를 덧붙였다.

'하트맨' 속 문채원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느껴졌다. '하트맨'은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 첫사랑 보나(문채원)를 놓치지 않기 위해 승민(권상우)이 거짓말을 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문채원은 어쩌면 작위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극 중 보나의 모든 개연성을 만들어낸다. 국민 첫사랑 비주얼로 권상우의 코믹 연기까지 납득하게 하면서다.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한 대화 속에서 문채원의 그런 말들은 때로는 겸손이었고, 때로는 오랜 고민이 묻어있음이 느껴졌다.

영화 '하트맨'스틸컷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Q. 첫사랑 캐릭터를 맡았다. 보나 역에 특별히 끌렸던 이유가 있을까.

"과거에는 그런 말이 없었는데 '테토녀(테스토스테론 여성의 줄임말로 터프한 여성)' 스러운 캐릭터였다. '오늘의 연애' 때도 그런 면이 있었지만, 최근에 이런 캐릭터를 보여준 적이 없어 늘 했던 역할이 아니라,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가족적인 느낌의 코미디 장르는 한 적이 없어서 저는 좀 좋았다."

Q. 보나는 대학교 시절 승민의 첫사랑 모습부터, 유학 후 포토그래퍼로 자리를 잡은 후 자신의 사랑에 과감하게 직진할 줄 알면서도 동시에 'No Kids'라는 소신이 있는 인물이다.

"보나는 저와 다른 점이 많다. 다른 점이라면, 저는 교제하지 않는 상태에서 직진하지 못한다. 보나는 먼저 플러팅도 잘하고, 스킨십도 잘 하지 않나. 저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비슷한 점은 지금은 잘 모르겠다. 소영 역의 김서헌 배우와 케미가 좋았다. 보나는 마냥 이타적인 인물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서도 정이 있는 인물이다. 제가 더 어릴 때, 친척 아기들을 안아주고 놀아주기도 했는데, 그런 아기들이 크고 나니 지금은 아기를 볼 일이 잘 없다. 김서헌 배우가 현장에서 너무 잘했다. 되게 어른스럽고, 말수가 적고, 내향적이고, 자기가 준비해 온 걸 잘하는 친구다. 아이 같은 연기가 더 무장해제 시키는 것 같다."

영화 '하트맨'에서 보나 역을 맡은 배우 문채원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Q. 대학교 시절 청초하게 등장하는 모습이 많은 이를 사로잡았다. 큰 스크린에서 자신의 모습을 본 만족감도 있었을 것 같다.

"대사가 많은 장면은 아니다. 그래서 현장에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 그런데 모니터를 보면서 '너무 중요한 장면'이라고 느껴졌다. 부담감이 생기니 연기하기가 더 어렵더라. 극장에서 음악과 슬로우가 걸리면서 관객분들도 좋아할 수 있을 만한 사람으로 설득된 것 같아 만족했다. 감독님께서 굉장히 '오케이'가 빠르시다. 세네 번을 잘 안 가시는데, 그 장면만큼은 여러 번 촬영한 것 같다."

Q. 첫사랑 장면 때문에 뒤에 이어지는 승민(권상우)의 노골적인 첫눈에 반해버리는 모습도 코믹하면서 동시에 개연성이 생긴 것 같다.

"권상우 선배님께서 어디 아픈 것처럼 생활 연기를 잘해주시는 것 같다. 그전에도 알았지만, 극장에서 웃음소리를 듣고 내공이 느껴졌다. 선배님께서 저에게 어떤 연기와 관련된 조언은 없으셨다. 저는 모든 장면에서 시간이 걸리는 것 같은데, 선배님은 굉장히 직관적이시다. 그런 지점에서 영향받아서 호흡이 부드러웠다. 코미디 연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이 나오게 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냥 툭툭 감정 표현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은 저도 한 3년 뒤면 지금보다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영화 '하트맨'스틸컷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Q. 앞서 권상우가 처음 좋아한 연예인이라고 이야기했다. 함께하게 되었을 때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천국의 계단' 때도 멋있었지만, 제가 푹 빠진 건 이범수, 이보영 선배님과 나오셨던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에서였다. 영화 속에 스틸컷 같은 사진을 제가 예고 다니던 시절에 그리고 그랬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속에 목폴라로 입까지 가린 스틸컷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사진을 그렸다. 그 당시에는 권상우라는 배우가 코믹 연기를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 정도로 멜로의 강자라고 생각했다. 권상우만의 독보적인 멜로의 영역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현장에서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제작발표회 때 처음 이야기했는데, 믿으시는 눈치도 아니더라. 별로 반응이 없으셨다. 선배님의 얼굴에 여성스러운 선이 있다. 남자분들은 눈썹 뼈가 돌출된 경우도 많은데 선배님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청순해 보이시는 것 같다."

Q. 과거 'SNL 코리아' 출연도 그렇고, '하트맨' 속에서도 그렇고, 코믹 연기에 욕심이 더해졌는지 궁금하다.

"제가 어느 순간 배역도 비슷한 캐릭터들이 많이 들어오더라. 아마도 '문채원은 이렇지'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걸 도전해 보고 싶더라. 'SNL 코리아'도 아마 예전이었으면 망설여져서 못 나갔을 것 같은데, 이번에 흔쾌히 나갔다. 예전에는 배우들이 연기 잘하고, 외모 가꾸고, 이렇게 한 곳을 보고 나아간 것 같다. 그런데 요즘에는 방향성이 각자 다 달라진 것 같다. 그래서 누가 1등이라는 건 없어진 것 같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내 배우'인 느낌이다. 그런 면에서 저도 제 방향성을 잘 설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고민 속에서 'SNL 코리아' 출연도 하게 된 것 같다. 다양한 것들을 하며 저만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하트맨'도 저에겐 도전인 작품이었다. 코미디 장르에서 애정과 로맨스 연기를 해볼 수 있었다. 아마도 3~4년이 더 지나면 그 배역에 맞는 배우가 따로 있을 것 같다. 저에게 이런 캐릭터를 감독님께서 제안해 주셨다는 점에서 운이 좋은 것 같다. 저도 다른 캐릭터의 제안을 받아야 할 수 있지 않나. 저를 다르게 생각하고 '보나'를 맡겨주셔서 감사했다."

영화 '하트맨'스틸컷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Q. 그런 고민 속에서 '하트맨'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진 것 같다. 그룹 코르티스의 곡 '패션'을 공약으로 건 것이 화제다. 왜 코르티스였나.

"손익 분기점을 넘는다면, 명동 한가운데 어디에서든지 진짜 그 어려운 코르티스 '패션'을 추고 싶은 마음이다. 아마도 배속을 0.8로 해서 '패션'인 것만 알게끔 되는 무대가 되겠지만, 춤 선생님께 배워도 안 되겠지만, 노력하고 싶다. 제가 아이돌을 잘 모른다. 그런데 코르티스가 눈에 딱 들어왔다. '패션' 가사 속에 '동묘'가 있어서, 동묘에도 가봤다. 그래서 옷 쇼핑도 했다. 영향이 좀 있었던 것 같다."

Q. 문채원의 방향성은 어떻게 잡아가고 있는지와 도전해 보고 싶은 것들에 관한 생각이 궁금하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 같다. 예능이나 이런 곳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불러만 주신다면 '에픽하이' 채널에도 나가보고 싶다. 멤버 타블로 님이 부른 '골든'도 엄청 화제더라. 한 사람에게 한 사람이 호감이 생기는 지점이 꼭 본업만은 아닌 것 같다. 더 어려워진 것 같다. 그래서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라면, 좀 더 생활 밀착형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반대로 현실에는 없을 것 같은 사람도 보여주고 싶다."

여러 생각의 꼬리가 이어졌다. 문채원은 그 끄트머리에서 도전을 이야기한다. 더 많은 얼굴의 '문채원'을 대중이 기대하게 될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하트맨'에서 보나 역을 맡은 배우 문채원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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