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싸인 캐비닛, AI OCR 기반 계약서 데이터 자동 추출로 편의성 확보
페네트레이션 전략에 따른 네트워크 효과로 타사 대비 경쟁력 우수해
올해 ARR 150억 원 달성 및 오는 2028년 500억 목표로 매진할 계획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 /서재창 기자

모두싸인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전자서명 서비스를 넘어 AI 기반 계약 생애주기 관리(CLM)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디캠프 선릉 이벤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 정인국 모두싸인 CSO, 이동주 모두싸인 CTO가 참석해 ‘계약의 혁신에서 표준으로’ 나아가는 모두싸인의 비전과 신규 솔루션을 공개했다. 현재 클라우드 전자서명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우위를 점한 모두싸인은

이날 AI 기반 계약 관리 서비스 ‘모두싸인 캐비닛’을 정식 공개하고, 올해 연간경상매출(ARR) 150억 원을 달성한 데 이어 2028년 IPO 시점 최소 500억 원 이상을 목표로 내걸었다. 회사는 2026년 투자 유치를 추진해 신규 프로덕트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2027년 흑자전환(BEP) 달성 후 2028년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전자서명 1위 넘어 계약 ‘운영 자산으로 전환’

이영준 대표는 발표 서두에서 “모두싸인은 대학생 창업에서 시작해 부산에서 출발, 벌써 10주년을 맞았다”며 “10년이라는 시간은 스타트업 기준으로 어마어마한 시간이지만, 수천 년 동안 바뀌지 않았던 계약 관행과 맞서 싸우는 과정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저희가 본질적으로 접근하는 사명은 계약이 모두에게 더 간편하고 안전할 수 있게 바꾸는 일”이라며 “모두싸인이 계약의 형태에 있어 하나의 표준, 고유명사가 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준 대표는 기업의 계약 관련 트렌드가 체결에서 관리로 이동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고객의 니즈가 체결에서 관리로 이동했고, 모두싸인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10년은 종이 계약의 불편을 디지털로 바꾸는 여정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계약 데이터를 기업의 운영 자산으로 전환하는 단계가 될 것”이라며 “모두싸인은 전자서명을 넘어 AI CLM의 한국형 표준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모두싸인은 33만 개 이상의 기업·기관 고객을 확보했으며, 연간 계약 처리량은 500만 건 이상으로 확대됐다. 삼성전자, 삼성화재, SK케미컬 등 국내 주요 기업을 비롯해 카카오의 경우 전 계열사에서 모두싸인을 이용하고 있다. 공공 부문에서는 공무원연금공단, 한국자산관리공사, 서울시 등 200개 이상의 기관이 도입했다. 지난해 177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재무 안정성도 확보한 상태다. 

◇ “승자독식의 시장, 네트워크 효과가 핵심 경쟁력”

정인국 CSO는 “모두싸인은 2025년 상반기 기준 클라우드 전자서명 시장 점유율 70%를 달성하며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며 “2022년 45% 수준이었던 점유율이 3년 만에 70%를 넘어섰고,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수는 2위 업체 대비 20배, 랜딩페이지 트래픽은 3위 업체 대비 3배 높다”고 밝혔다. 그는 “ARR 기준으로 5년 전 대비 8배 성장했고, 올해만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해 약 150억 원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CSO는 전자계약 시장의 특성을 ‘위너 테이크 올(Winner-takes-all) 시장’으로 정의했다.

그는 “계약은 매우 민감하기에 신뢰도가 더욱 중요하다. 계약을 보낸 사람뿐 아니라 상대방도 수용해야 하기에 양측 모두에게 검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전략적으로 페네트레이션 게임을 했다. 고객 접점을 최대한 많이 늘리되, 효과적으로 바이럴하는 내부 계약, 즉 HR 인사 계약 중심으로 침투해서 인지도를 늘리고 신뢰를 검증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간의 고객 기반 네트워크는 경쟁사가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시장 진입 가능성에 대해 정 CSO는 “전 세계적으로도 전자계약 시장에서 선두권을 가진 것은 전문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라며 “미국의 도큐사인 사례를 보면 구글이나 세일즈포스 같은 빅테크도 여전히 침투하지 못했다. 이는 단순히 기능을 따라 하거나 비용을 저렴하게 한다고 되는 시장이 아니라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신뢰가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두싸인은 이미 300개 이상의 API 연동 파트너를 확보해 워크플로우 최적화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어, 대기업은 직접 진출보다 모두싸인과 제휴하는 형태로 공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계약 엔진 캐비닛, 품질과 대응 역량 갖췄다

이동주 CTO는 “모두싸인은 신뢰할 수 있는 AI 기반 계약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지향한다”며 기술적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CSAP(클라우드 보안 인증),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ISO 27001 등 국내외 최고 수준의 보안 인증을 확보했고,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를 활용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 체계에 대해 이 CTO는 “화재 같은 물리적 재해에 대비해 서울-부산 이중화를 채택했으며, 현재 100명 규모 조직 중 5명이 전문 보안팀으로 분리 운영된다”며 “이는 IT 시스템 운영 조직 대비 상당히 큰 비율이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공개된 모두싸인 캐비닛의 기술적 차별점에 대해 이동주 CTO는 “현재 CLM을 표방하는 곳들이 여러 곳 있지만, 캐비닛과 유사한 수준의 기능과 성능을 가진 제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가장 많은 데이터와 사례를 가졌기에 사례에 맞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 주요 경쟁력이다”고 밝혔다. 이 CTO는 “계약서 작성이나 리뷰 기능을 가진 곳들도 있지만, 보관·관리 측면에서는 우리가 월등한 품질과 사례 대응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비닛의 핵심 기술은 AI OCR 기반 계약서 데이터 자동 추출과 RAG 방식의 AI 에이전트다. 이동주 CTO는 “모두싸인 캐비닛은 문서를 보관하는 도구가 아니라, '서명 이후의 모든 과정'을 운영하는 계약 엔진”이라며 “계약서를 자동으로 읽고 분류하며 주요 일정·리스크·의무 이행을 관리하는 기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 AI 리스크 하이라이트, 문서 자동 작성, ERP·CRM 연동 등 기능을 순차적으로 확장함으로써 인텔리전트 CLM을 완성하겠다”며 “향후 모두싸인의 전 제품군이 단일 AI 인텔리전스 레이어를 기반으로 데이터 단절 없이 유기적으로 연동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최호림 CFO, 김달형 공동창업자, 이동주 CTO, 이영준 대표, 정인국 CSO, 김여섭 미래전략 그룹장, 강준영 HR그룹장. /서재창 기자

◇ ‘수주 잔고가 월 매출 6배’ 확장 앞둔 모두싸인

한편, 모두싸인은 2026년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신규 사업 확장에 본격 나선다. 정인국 CSO는 “현재 수주 잔고가 월 매출의 6배 수준으로 쌓여 있어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서비스는 반복 구독 기반이고 원가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어, 2027년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하고 2028년 IPO에 안착하는 것을 내부 타임라인으로 논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최우림 모두싸인 CFO는 “우리는 내년부터 주관사 선정, IFRS(국제회계기준) 전환 등 준비를 천천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싸인은 2026년 투자 유치 자금을 신규 프로덕트 개발 및 영업 추진, 글로벌 시장 진출에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모두싸인은 계약관리 AI 엔진 고도화뿐 아니라 계약 업무 아웃소싱(BPO), 문서 인텔리전스, 산업별 컴플라이언스 AI 등 인접 영역 확장도 추진한다. 캐비닛은 이달 중 정식 출시되며, 주요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도입 프로그램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진출 계획에 대해 이영준 대표는 “베트남 시장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작년부터 전자계약·전자서명의 법적 효력이 명시화했고, 한국 법제처가 법령 시스템 인프라를 조성하며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다”며 “베트남과 연결된 몽골 등 다양한 국가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지금 당장 리소스를 투입하기보다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ODA(공적개발원조)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기회를 계속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이뿐 아니라 모두싸인은 부동산 시장을 핵심 거점 시장으로 선정하고 생애주기 전략으로 접근한다. 이영준 대표는 “부동산 시장은 규제보다 인식의 문제가 크다. 가장 좋은 마케팅·세일즈 수단은 직접 서명을 해보는 경험”이라며 “실제로 모두싸인 전체 고객 중 대다수는 모두싸인을 이용해본 후 가입하고 결제한다. 바이럴을 통해 확장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매매 거래 영역은 민감하고 인식의 영향이 커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부동산 생애주기의 첫 단추인 정비사업부터 공략하고 있다”며 “조합 결성, 추진위 결성, 부동산 개발, 입주, 거래, 관리 등 각 생애주기마다 개별 전략으로 침투해 전자계약 경험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부동산 전자계약 시스템과의 연동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최근 한국부동산원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모두싸인과 국토부 부동산 전자계약 시스템의 연동을 우선 과제로 논의하고 있다”며 “국토부 시스템은 전자계약 시 확정일자와 전입신고가 자동 연계되는데, 모두싸인의 사용성과 결합하면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훨씬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정부 입장에서는 전자계약 활성화를 통해 실거래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취합하는 가치가 있어, 상호 윈-윈으로 풀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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