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 상단에 ‘모두의연구소 국비지원 부트캠프’ 광고
실제론 패스트캠퍼스 홈페이지로 연결돼 혼란 일으켜
모두의연구소 “선 넘는 행동… 실제 문의 많아 당황스러워”

구글에 모두의연구소를 검색하면 나오는 화면. 모두의 연구소 국비지원 부트캠프를 들어가면 패스트캠퍼스 사이트로 연결된다. /구아현 기자

인공지능(AI)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미래 인재를 꿈꾸는 청년과 학생을 겨냥한 미끼상품과 사칭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교육 업계 유명 플랫폼에서도 타 기관 교육과정을 사칭한 광고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패스트캠퍼스가 모두의연구소 부트캠프를 사칭한 광고로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됐다. 구글 검색창에 모두의연구소를 검색하면 ‘모두의 연구소 국비지원 부트캠프’가 제일 위에 뜨고 패스트캠퍼스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광고가 상단에 노출되는 방식이다. ‘모두의연구소’ 키워드를 검색에 걸리게 하는 것을 넘어 모두의연구소 부트캠프인 척을 한 것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키워드를 걸리게 하는 방식은 그럴 수 있지만 모두의연구소 홈페이지처럼 꾸민 것은 심하다”고 지적했다. 김승일 모두의연구소 대표는 SNS 통해 “키워드를 걸리게 하는 거야 그럴 수 있는데 모두의연구소 부트캠프라고 하는 것은 선을 많이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모두의연구소 검색해서 왔다고 해도 패캠 부트캠프라고 해야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패스트캠퍼스 부트캠프였다. 실제로 문의 내용이 많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패스트캠퍼스 측은 “의도한 건 아니고 구글 광고 문제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 민간 AI 자격증 152개... “아무 쓸모 없다”

AI가 열풍에 학생들과 취준생을 노리는 마케팅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격증이다. 중국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 등장 이후 국내 인재 양성이 중요해진 가운데 한국은 AI 자격증과 같은 실효성 없는 방식에 매몰되고 있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THE AI가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 등록된 민간 자격증을 집계한 결과 AI 관련 민간 자격증은 152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7월 집계됐던 130개보다 22개가 늘었다. 대부분이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의 이름을 내세운 협회와 진흥원과 같은 민간기관이 등록한 자격증이었다. 등록된 자격증은 △인공지능데이터전문가 △인공지능활용전문가 △챗GPT인공지능실용전문가 △챗GPT인공지능활용지도사 △인공지능활용능력 △인공지능활용지도사 등 유사한 이름이 많았다. 

대다수 자격증은 응시자와 취득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52개 민간 자격증 중 지난해 응시자와 취득자가 있다고 표시된 자격증은 4개에 불과했다. 응시자 수도 적었다. 160명이 응시한 자격증이 지난해 가장 많은 응시자 수를 기록한 자격증이었고, 나머지는 20명 내외에 불과했다.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AI를 표방한 협회 가운데 사실 유령 협회가 많다”면서 “수익 창출을 위해 자격증 상표를 등록한 뒤 아무런 사업도 안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공정한 평가가 이뤄졌는지는 불투명했다. 지난해 응시한 사람이 있다고 나온 4개 자격증 중 3개 자격증은 모두 합격률 100%였다. 160명이 응시한 자격증도 160명 모두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AI 업계에서는 AI 자격증을 불필요한 존재로 보고 있다. AI 사업을 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AI 스타트업 70여 곳에 문의한 결과 AI 자격증을 취업이나 승진에 반영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반대로 AI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이력서에 게재하면 감점한다는 기업은 있었다. 한 기업 대표는 “AI를 한다는 사람이 현재 기술 개발과 활용에서 어떤 평가 지표가 중요한지 모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AI 자격증을 내는 사람은 이를 모르는 것과 같다고 판단해 감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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