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보유 데이터센터를 프라이빗 리전처럼 변경
GPU 확보·초기 투자 비용 등 ‘AI 진입장벽’ 해결
클라우드 사용 어려웠던 ‘규제 산업’에 돌파구 제시

맷 가먼 AWS CEO가 리인벤트 2025에서 ‘AWS AI 팩토리’를 공개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여러분의 데이터센터를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 팩토리로 바꿔드리겠습니다.”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각) AWS 리인벤트 2025 기조연설에서 공개한 ‘AWS AI 팩토리’의 핵심 메시지다.

AI 팩토리는 고객이 이미 보유한 데이터센터 공간과 전력을 활용해, 마치 프라이빗 AWS 리전처럼 작동하는 전용 AI 인프라를 구축해 주는 서비스다. AI 시대 가장 큰 진입장벽이었던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불가’, ‘수천억 원 초기 투자’, ‘데이터 주권 문제’를 단숨에 해결하는 솔루션이다. 특히 금융·공공·방산·의료 등 규제 산업이 겪는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싶어도 데이터 반출이 불가능한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로 평가된다.

가먼 CEO는 “AI 팩토리를 이용하면 대부분 조직이 자체 구축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인프라를 배포할 수 있다”며 “수년에 걸친 구축 노력을 절감하고 운영 복잡성을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AI 구축 기간 3년에서 수개월로 단축

AI 팩토리의 특징은 인프라 구축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인다는 점이다. 고객이 이미 확보한 데이터센터 공간, 네트워크 연결, 전력 용량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최첨단 AI 환경으로 전환시시켜주기 때문이다.

기존 방식은 GPU 확보만 1년 이상 대기하고, 데이터센터 신규 구축에 수천억 원을 투자해야 했다. AI 전문 인력 확보와 교육까지 더하면 기획부터 실제 서비스까지 3~5년이 소요됐다.

AI 팩토리는 이 과정을 수개월로 단축한다. AWS가 엔비디아 GB300 같은 최신 GPU를 직접 배치하고, 베드록·세이지메이커 같은 검증된 AI 서비스를 즉시 제공한다. 이미 투자한 자산을 활용하므로 초기 자본 지출이 사실상 제로가 되고, 사용한 만큼만 지불하는 운영 비용 구조로 전환된다.

AI 활용도 쉽다. 사용자들은 아마존 베드록을 통해 노바, 클로드, 챗GPT, 제미나이 등 주요 AI 모델에 모두 접근할 수 있다. 각 모델 업체와 따로 협상하고 라이선스를 관리할 필요 없이, AWS가 모든 것을 처리해 준다.

◇ 사우디 15만 GPU 프로젝트가 증명한 가능성

AWS AI 팩토리의 위력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AWS는 사우디 글로벌 AI 기업 휴메인(HUMAIN)과 파트너십을 맺고 왕국 최초의 ‘AI 존’을 구축 중이다. 규모는 글로벌 빅테크급 인프라인 엔비디아 GB300 GPU를 포함한 최대 15만 개의 AI 칩이다. 모든 장비는 휴메인이 특별히 구축한 데이터센터 내에 배치되며, 향후 기가와트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타렉 아민 휴메인 CEO는 “이 파트너십의 특별함은 야심의 규모와 협력 방식의 혁신”이라며 “AWS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 경험과 엔터프라이즈급 신뢰성, 광범위한 AI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AI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AWS와 엔비디아의 15년 파트너십도 핵심 성공 요인이다. 양사는 니트로 시스템, 페타비트급 EFA 네트워킹, EC2 울트라클러스터를 결합해 차세대 그레이스 블랙웰과 베라 루빈 플랫폼을 지원한다. 향후 트레이니움4, 그래비톤 칩에서도 엔비디아 NV링크 퓨전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 금융·공공·방산, 클라우드 사용 어려웠던 규제 산업 유리

AWS AI 팩토리의 가장 큰 수혜자는 규제 산업이다. 금융·공공·방산·의료 분야는 그동안 AI는 필요하지만 클라우드는 쉽게 쓸 수 없는 딜레마에 갇혀 있었다. 고객 데이터 해외 반출이 불가능하고, 클라우드 사용 자체가 규제 대상이며, 최고 수준의 보안 인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I 팩토리는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한다. 데이터는 절대 고객 데이터센터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서, AWS의 최신 AI 칩과 서비스는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마치 프라이빗 AWS 리전처럼 작동하며, 모든 기밀 등급(일반부터 최고기밀까지) 워크로드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먼 CEO는 “전 세계 정부에 자국 경제를 발전시키고 AI 기술 혜택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가용성과 안정성, 보안성, 제어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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