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리인벤트 2025] “이런 키노트는 없었다”… 맷 가먼 CEO가 10분 질주한 이유
AWS 리인벤트 기조연설 중 10분 타이머 오픈
“AI 시대, 혁신 속도가 키노트 속도보다 빨라”
팀원들 열정에 속 타는 CEO의 속내
지금까지 이런 키노트는 없었다. 약 6만 명이 모인 행사장에서 발표자에게 10분 카운트다운 타이머가 켜졌다. 타이머는 발표자 바로 옆에 있다. 발표자는 10분이란 짧은 시간 안에 25개의 신기능을 발표해야 했다. 이 무거운 짐을 지게 된 발표자. 그는 다름 아닌 빅테크 기업이자 행사 주최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최고경영자(CEO)였다.
맷 가먼 AWS CEO는 2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AWS 리인벤트 2025’ 기조연설 무대에 스톱워치를 띄웠다. “10분 안에 25개 신제품을 발표하겠다”는 그의 말에 관객석은 웃음과 기대가 들썩였다.
가먼 CEO의 이 도전은 AWS의 너무 많은 신기능 때문에 이뤄졌다. 이미 기조연설 시간은 2시간을 넘어섰다. 영화 한 편을 보는 시간이다. 이 시간 내내 새로운 기능 등을 발표한 그는 더 이상 시간을 쓸 수 없어 ‘행복한 비명’을 지른 것이다.
가먼 CEO는 10분 카운트다운을 시작하며 “AI 인프라만 해도 할 얘기가 산더미인데, 우리의 핵심 비(非)AI 서비스도 엄청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며 “도저히 한 키노트에 다 담을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 “우리 팀들의 너무 빠른 혁신, CEO는 힘들다”
가먼 CEO는 키노트 후반부에 들어서며 솔직하게 고백했다. “매년 이 키노트를 준비할 때마다 가장 힘든 게 어떤 혁신을 발표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우리 AWS 팀들이 너무 빠른 속도로 혁신하고 있어서, 모든 걸 키노트에 담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더욱 심각해졌다. 그는 “AI와 에이전트 관련 혁신만 해도 오늘 엄청나게 많은 발표를 했다”며 “하지만 AWS는 그것만 하는 회사가 아니다. 컴퓨팅,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보안 등 모든 영역에서 계속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팀들이 이렇게 빠르게 혁신하는데, 키노트에서 다루지 못한다고 해서 그 혁신의 가치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라며 “오늘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여러분께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 10분 타이머 작동, CEO의 도전
가먼 CEO가 무대 스크린에 큼지막한 카운트다운 타이머를 띄웠다. ‘10:00’부터 시작하는 시계였다.
“제가 스스로에게 도전을 걸겠다. AWS 핵심 서비스의 25개 흥미진진한 신제품을 10분 안에 발표하겠다.” 가먼 CEO의 말에 관객석에서 웃음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는 말 그대로 ‘질주’했다. 먼저 컴퓨팅 영역에서 8개 신제품을 발표했다. 인텔 제온6 기반으로 메모리가 50% 늘어난 ‘X7i 인스턴스’, AMD 에픽(EPYC) 기반 3TB 메모리를 탑재한 ‘X8g 인스턴스’, 최신 AMD 에픽으로 30% 높은 성능을 내는 ‘C8a 인스턴스’가 나왔다.
네트워크 집약적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C8ain 인스턴스’는 인텔 제온6과 니트로 v6을 결합해 vCPU당 패킷 처리 성능이 2.5배 향상됐다. 클라우드에서 가장 빠른 CPU 클럭을 제공하는 ‘M8atn 인스턴스’도 공개됐다. 멀티플레이어 게임, 고빈도 거래, 실시간 데이터 분석에 최적화됐다.
애플 하드웨어 기반 ‘EC2 맥(Mac)’ 인스턴스도 M3 울트라와 M4 맥스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개발자들이 최신 애플 하드웨어로 앱을 빌드하고 테스트할 수 있다.
람다(Lambda) 함수에는 ‘Durable Functions’ 기능이 추가됐다. 몇 시간에서 며칠까지 대기 시간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어, 백그라운드 작업을 기다리는 시나리오를 쉽게 처리할 수 있다.
스토리지 영역에서는 6개 업데이트가 쏟아졌다. S3의 최대 객체 크기가 5TB에서 50TB로 10배 늘어났고, 배치 작업 성능은 10배 빨라졌다. S3 Tables에 ‘Intelligent-Tiering’ 기능이 추가돼 최대 80%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리전 간 자동 복제도 가능해졌다.
FSX for ONTAP용 S3 액세스 포인트(Access Points)가 추가돼 파일 데이터를 S3처럼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조 단위 벡터를 저장하는 ‘S3 벡터(Vectors)’는 정식 출시됐으며, 비용을 90% 절감할 수 있다.
◇ “혁신 속도가 키노트보다 빠르다” AI 시대 AWS의 자신감
데이터베이스와 분석 영역에서는 2개가 발표됐다. 오픈서치(OpenSearch)에 GPU 가속 벡터 인덱스가 추가돼 인덱싱 속도가 10배 빨라지고 비용은 4분의 1로 줄었다. EMR서버리스( Serverless)는 로컬 스토리지 프로비저닝이 필요 없어져 완전한 ‘서버리스’가 됐다.
보안 영역에서는 3개 신제품이 나왔다. 가드듀티(GuardDuty)의 확장 위협 탐지가 ECS(컨테이너)를 지원하게 됐으며, 추가 비용 없이 제공된다. 시큐리티 허브(Security Hub)는 강화 버전이 정식 출시됐고, 실시간 리스크 분석과 트렌드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오퍼레이셔널 데이터 레이크(Operational Data Lake)’는 AWS와 서드파티 소스의 로그 데이터를 S3 테이블에 자동으로 통합 저장한다.
레거시 데이터베이스 지원도 강화됐다. RDS SQL 서버와 오라클의 스토리지 용량이 64TB에서 256TB로 4배 늘어났고, IOPS와 처리량도 4배 향상됐다. SQL 서버는 vCPU 수를 직접 지정해 라이선싱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으며, 개발자 에디션도 추가돼 라이선스 없이 개발·테스트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컴퓨트 세이빙 플랜(Compute Savings Plans)의 기간은 기존 1년·3년에서 7일부터 3년까지로 대폭 확대됐다. 유연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가먼 CEO가 마지막 발표를 마치고 타이머를 멈췄다. “해냈다!” 관객석에서는 다시금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가먼 CEO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이게 바로 AWS다. 우리 팀들의 혁신 속도는 멈추지 않는다. AI만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는 “여러분은 이번 AWS 리인벤트 기간 동안 이 모든 혁신을 직접 배우고 깊이 파고들 수 있다”며 “AWS 리인벤트에 오신 걸 환영하고, 계속해서 여러분을 위해 혁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