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작가의 책 '마누 이야기' 북콘서트 모습 / 사진 : 문정희 제공

'종종 상상했던 내 장례식엔 축하와 환호성 또 박수갈채가 있는 파티가 됐으면 했네. 왜냐면 난 천국에 있기 때문에.'

아티스트 이찬혁의 곡 '장래희망'의 가사 중 일부다. 지난 30일 갤러리 카페 '룩인사이드'에서 진행된 문정희 배우이자 작가의 책 '마누 이야기'의 북 콘서트는 설채현 수의사의 표현처럼 무지개 다리를 건넌 '마누'가 부르는 '장래희망' 같은 시간이었다. 음악이 있었고, 춤이 있었고, 환호성이 있었다. '마누'를 향한 마음이 한 자리에 모였다.

마누는 골든 리트리버 종인 문정희의 반려견이었다. 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했고, 혈관 육종이라는 이름의 병 앞에서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문정희는 마누와 첫 만남부터 마지막 인사, 그리고 마누를 떠나보낸 후의 이야기까지를 쭉 책으로 써 내려갔다. 그 이야기가 '마누 이야기'다.

문정희 작가의 책 '마누 이야기' 북콘서트 모습 / 사진 : 문정희 제공

이날 행사에는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활약 중인 설채현 수의사가 함께했다. 설채현 수의사는 '마누 이야기'를 처음 마주했을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제가 첫째 반려견을 보내고 나서 느꼈던 감정이나, 제가 설명하고 싶었던 것보다 더 많은 내용들이 들어가 있었다. '내가 이 책의 추천서를 써도 될까?'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 어떤 펫로스(반려 동물을 떠나보낸 후 느끼는 슬픔과 상실감) 상담이나, 전문가의 도움보다, 노견을 키우시는 분들, 그리고 반려동물과의 이별에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문정희는 '마누 이야기'를 써 내려가게 된 동력을 이야기했다. 그는 "마누가 가면서 저에게 가장 크게 주었던 것이 있다.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닌, '너무나 많은 생명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그것을 제가 잊고 있었구나. 그 생명들 앞에서 나는 정말 작은 존재였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마누 이야기'를 쓰면서 '마누가 제게 준 사랑이 이렇게 크구나'라는 것을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순간부터 시작한 것 같다. 많은 분과 이야기를 나눔으로, 저도 잘 몰랐었고, 저도 알지 못했던 부분을 소통하고 싶다는 의미로 책을 쓰게 됐다"라며 "이 책에 모든 내용을 담을 수는 없지만, 마누와 가족이 되는 과정을 담아 같이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책에 담고 싶었던 마음을 전했다.

문정희 작가의 책 '마누 이야기' 북콘서트 모습 / 사진 : 문정희 제공

'마누 이야기'는 배우 박정민이 대표로 있는 출판사 ‘무제’를 통해 발간됐다. 문정희는 "제가 박정민과 통화를 하다가 '이런 책을 내려고 고민하고 있다'라고 하자, '누나, 저도 어엿한 출판사예요'라고 이야기해 주더라. 그래서 같이 책을 내보자고 하시며, 출판사 무제에서도 책 수익금과 관련된 이익을 내지 않고, 수익금을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뜻을 함께해주셨다. 정말 품이 많이 들어간 책이다. 벌써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1쇄는 완판되었고, 2쇄에 들어갔다. 이제 곧 3쇄를 찍을 예정이다. 이 자리를 빌려서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밝히며 '마누 이야기'에 담긴 의미를 더했다.

문정희 작가는 설채현 수의사와의 대화 후, 공연으로 이어졌다. 사진가 셀모킴의 기타 연주로 시작해, 퍼커션 조재범, 피아노 염신혜, 플룻 이규재의 연주가 이어졌다. JTBC '펜텀싱어3' 출신 박현수의 목소리가 더해졌다. 조재범 밴드와 호흡을 맞추며 문정희가 살사 댄스를 선보였다. 음악은 애도의 분위기보다는 축제에 가까웠고, 그 안에서 ‘마누’는 기념이 아니라 함께 춤추는 존재처럼 호명됐다.

'마누 이야기' 북콘서트에 다녀온 후기를 담은 SNS / 사진 : 유선,이태란,박효주 인스타그램

북콘서트에 참석한 배우 유선은 "7년의 시간 동안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기고 간 마누. 그 소중한 순간들이 책 속에 고스란히"라며 이태란과 함께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으며, 배우 박효주 역시 자신의 SNS에 "마누야 오늘 즐거웠지? 아고 예뻐라. 마누야 엄마 춤 엄청 잘 추었어. '마누 이야기'로 우리 모두 행복한 날"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마누 이야기' 북 콘서트 현장은 그렇게 반려견과 함께한 이들의 기억과 감정이 조용히 겹쳐지는 공간이 됐다.

한편, 문정희가 쓰고 출판사 무제에서 발간한 책 '마누 이야기'는 전국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책의 수익금은 모두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생명을 위해 기부될 예정이다.

문정희 작가의 책 '마누 이야기' 북콘서트 모습 / 사진 : 문정희 제공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