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베리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낸 기회, 이번에는 꼭 잡고 싶다" [인터뷰]
"저희끼리도 (지나간) 기회들이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고저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하지만 그 기회 또한 우리가 만든 것이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고, 아쉬웠던 순간도 있지만 이제는 꼭 잡고 싶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베리베리(VERI VERY)가 길었던 공백기를 깨고 완전체로 돌아온다. 특히 멤버 전원이 재계약을 체결하고 첫 컴백이기도 하다. 오늘(1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베리베리는 네 번째 싱글 'Lost and Found'(로스트 앤 파운드)를 발매한다.
베리베리는 컴백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무려 2년 7개월 만의 컴백이다. 그중에서도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동헌은 "잘 따라잡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멤버들의 성장을 보며 이번 앨범을 잘 준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고, 오랜만에 팬들과 만나게 된 만큼,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떨리는 소감을 밝혔다.
길어도, 너무 길었던 공백기다. 그동안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묻자 계현은 "저 같은 경우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는데, 도전을 안 했던 것에 대한 후회도 있고 공백기 동안 춤이나 노래 등 내가 여기서 멈추는 순간 끝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 실력 향상에 포커스를 두려고 했다.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았고, 기초를 다져야 기회가 왔을 때 다시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답했다.
강민은 "그 사이에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봤다"라며 "각각 방황하던 시기도 있었는데, 생각 정리를 했고 무얼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며 마인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라고 전했다. 그 결과 멤버들이 선택한 것은 Mnet '보이즈 2 플래닛' 출격이었다. 계현, 강민, 그리고 군 복무를 마친 동헌까지 출연을 결심했다.
동헌은 "군 복무 기간에 제안을 받아서 고민이 더 컸는데, 동생들한테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받아들였다"라며 "막상 직접 나가서 무대를 하고 경연을 하다 보니 정말 무대가 좋았고, 재미있었다. 더 많은 무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결과적으로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이 생긴 것 같아서 좋다"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데뷔조에 발탁되지는 못했지만, 강민의 경우 최종 순위 9위에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입증했다. 그는 "공백기 동안 준비한 것이 있기 때문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에 자신감이 없지는 않았다. 과감하게 도전한 덕분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아직 그 기회를 확실하게 잡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직 우리에게 관심만 있는 대라고 생각하고, 이 관심을 사랑으로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연호와 용승은 멤버들의 경연을 지켜본 것은 물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들을 응원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연호는 "남아있는 우리가 팀을 위해 뭐를 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라며 "멤버들이 열정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며 제 마음도 다시 불을 지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공백기 동안 뭔가 의지가 많이 없었는데, 베리베리가 다시 움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라고 돌아봤다.
서로의 열정을 확인하고 의지를 다진 바, 멤버들은 전원 재계약을 체결하며 다시 한번 베리베리로 도약하겠다는 희망을 품었다. 용승은 "베리베리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경쟁력과 의지도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끼리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라며 "우리가 어떤 음악을 다루고, 어떤 앨범을 내고, 어떤 아티스트가 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여전히 음악과 무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또 다른 버전의 베리베리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담아 발매하게 된 새 앨범 'Lost and Found'는 통상적으로 분실물 보관소라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베리베리는 이번 앨범을 통해 그동안 잃어버렸던 것을 되찾겠다는 뜻을 담았다. 특히 베리베리 안에 피어난 '한'이라는 무거운 감정을 그동안 잃어버린, 놓쳐버린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집착으로 재해석한다.
강민은 "조금 더 우리 팀이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인정을 받고 싶었고, 사랑을 받고 싶었는데 그게 잘 풀리지 않아서 한이 된 것 같다"라며 "사실 지난 공백기 동안 조금은 겁이 났던 것 같다. 활동을 하면서도 겁이 생겼었고, 팬미팅을 준비할 때도 겁이 났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막상 우리를 봤을 때 사랑받지 못하면 어쩌지 걱정이 됐다. 그래서 앨범을 도전하는 것도 피하려고 했었데, 이제는 해야 할 때라는 생각으로 앨범까지 내게 됐다. 이번 앨범을 통해 그 한을 풀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동헌은 지난 공백기가 멤버들에게 한이 된 것 같다며 "이번 앨범을 통해 그런 상처들이 잘 치유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더했다. 완전체가 아니라도 앨범을 낼 수 있지 않았을 묻자 연호는 "솔직하게 네 명이 나왔을 때 경쟁력이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고, 계현 역시 "현실적인 문제들도 분명 있었다"라며 "개인적으로 도전해 보고 싶었던 것도 하고, 그 시간 동안 아픔을 딛고 성장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타이틀로 선정된 'RED (Beggin')'는 더 포 시즌스(The Four Seasons)의 명곡 'Beggin''을 인터폴레이션 한 곡이다. 브레이크 비트에 강렬한 베이스와 긴장감 넘치는 스트링을 더해 원곡과 다른 매력으로 승화했으며 밤에도 피어나는 꽃처럼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열망과 끝내 꽃을 피우려는 의지를 그려냈다.
유명한 곡을 활용한 것에 대해 계현은 "부담이 없지는 않다. 잘 만들어져야만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고, 베리베리의 색깔로 만들었을 때 좋아해 줄까 걱정도 있었지만, 완성을 해보니까 잘 나온 것 같고 멤버들의 목소리와도 잘 어울려서 많이 뿌듯한 작품이 될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동헌은 "저 같은 경우 영화 '스텝 업'을 통해 이 곡을 처음 접했는데, 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곡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더했다.
'RED'를 앨범 전반적인 컬러로 앞세운 것에 대해 계현은 "강렬하고 임팩트가 있는 것 같고, 한과 간절함이라는 키워드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연호는 "보통 빨간색이 만화 같은 곳에서 센터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가 이 'RED'라는 곡으로 K-팝 신에서 대장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혼자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동헌 역시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약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만든 앨범인 것 같다. 정말 오랜 시간 뼈를 가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동안의 베리베리는 계단식 성장을 했다기보다는 좋을 때와 나쁠 때의 고저가 확실한 팀이었다. 연호는 "저희가 '로드 투 킹덤'으로 주목을 받았을 때 팬데믹 시기라 체감을 하지 못했고, 주목을 받은 것이 꺼지는 시기를 겪었다. 또 'Tap Tap'이라는 곡으로 음악방송 1위를 했는데, 그 뒤로 또다시 이어가지 못했다. 이번에는 '보이즈 2 플래닛'으로 다시 주목을 받게 됐는데, 예전에 선배님들께서 '버티면 된다', '버티면 이긴다'라는 말을 해주신 것이 떠올랐다. 우리는 버티는 팀인 것 같다. 묵묵히 버티며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으로 하다 보니까 여러 기회가 온 것 같다"라고 답했다.
동헌은 "롤러코스터 같은 팀에 있어서 더욱 재미있고 즐거운 것 같다. 이런 팀의 일원이기 때문에 초심으로 데뷔 때와 비슷한 마음가짐일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라고 전했고, 계현 역시 "동헌이 형이 놀이 기구에 비유했는데 놀이 기구를 탈 때 (무서우면) 옆 사람에게 의지하게 된다, 멤버들끼리 그런 관계가 된 것 같다"라며 베리베리의 가장 큰 매력을 멤버들 사이의 케미로 꼽았다.
이번 앨범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묻자 용승은 "많은 도전을 했다.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스타일의 곡을 수록하기도 했고, 각자의 도전이 한 곳에 모인 앨범이다. 자작곡 작업 스타일도 바꾸었고, 안무도 신선한 모습을 위해 고민하고 직접 참여하면서 조금 더 능동적인 앨범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강민은 "우리의 한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보다 주도적으로 앨범에 참여했다. 그게 내부적으로 달라진 우리의 모습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이번 활동의 목표를 묻자 계현은 "사실 저희가 느끼고 있는 갈증은 우리가 마시고 있는 물이나 숨 쉬는 공기 같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보여주고 뿌듯하고, 그 순간에 해소된다고 해도 결국 간절함과 한이 다시 쌓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계속 오래오래 해나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 것 같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만 이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수치적인 부분에 대해서 바라는 바는 없는지 묻자 연호는 "1위 타이틀을 꼭 갖고 싶다. 또 저희가 빌보드 월드 디지털송 세일즈 차트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더 큰 차트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 국내 음원 차트에서도 100위 안에 들어보고 싶다. 이번 활동 곡이 저희의 가장 큰 커리어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민은 "수치적으로 정확한 포부는 끝이 없는 것 같고, 이 신에 계신 많은 분들이 우리 무대를 보고 '얘네 누구야?'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저희도 그런 생각을 갖게 하는 팀들이 멋있다는 생각을 했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를 보면서 많은 것을 얻어 가려고 노력해 주고 배워준다면 그게 제일 기분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