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 호텔 외관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첨단대로 110.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차량으로 10분, 캠프 험프리스와 오산 공군기지를 인접한 이곳에 지난 5월, 평택 최초의 글로벌 호텔 브랜드가 문을 열었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국내에서 7번째로 선보이는 '코트야드(Courtyard)' 브랜드,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이다.

평택제천고속도로 평택고덕 톨게이트에서 1km 남짓한 거리. 호텔 진입로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건물이 아니라 풍성하게 조성된 녹지였다. 코스모스가 만개한 야외 정원을 지나 현관에 도착하니 오후 3시, 체크인 시간이었다. ‘도심 속 리조트’를 표방한다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 호텔의 첫인상은 그 수식어에 부합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 호텔 외관(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연면적 51,900㎡, 지상 5층 규모의 호텔은 이탈리아 고대 유적지 콜로세움에서 영감을 받아 스타디움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명품 패턴을 닮은 파사드 디자인은 평택 지역의 새로운 건축적 랜드마크를 표방하며,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독특한 실루엣을 완성했다.

차량 진입로 현관에 설치된 심병건 작가의〈PRESSED DRAWING〉(2025)(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차량 진입로 현관에는 심병건 작가의 〈PRESSED DRAWING〉(2025)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100톤의 압력으로 눌린 스테인리스 스틸의 곡선과 주름은 삶과 기억을 은유하는 작품으로, 호텔에 들어서기 전부터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호텔 로비(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호텔 로비(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높은 천고로 인해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천장에서 쏟아지는 자연광이 공간 전체를 채우며, 중앙에 자리한 스테인드 글라스 모티프의 파티션은 시간과 빛의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색감으로 변했다. 그 위로 설치된 '스타라이트(Starlight)' 조명은 낮에는 은은하게, 밤에는 별빛처럼 공간을 밝혀 로비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었다.

BLT 스테이크와 더 라운지 사이에는 신흥우 작가의 〈도시의 축제〉(2013)가 걸려 있다. 활기찬 도시와 글로벌 허브로 성장하는 평택의 다채로운 에너지를 시각화한 이 작품은 호텔이 단순한 숙박 시설을 넘어 문화 공간으로 기능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호텔 측은 이 공간을 'TIMELESS: Contemporary Classic'이라는 콘셉트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브랜드의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되, 모던함과 클래식함이 조화를 이루도록 한 것이다. 높은 천고와 여백의 미가 조화를 이루는 로비는 정제된 갤러리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친환경 자재와 실내 공기질 개선 시스템, 간접 조명 기법을 통해 자연과 어우러지는 설계를 완성했다는 호텔 측의 설명이 과장이 아니었다.

한국 전통 건축양식의 고택 '고덕헌(高德軒)'(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체크인을 마친 후 호텔 외부를 둘러보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야외 정원 한편에 자리한 한옥 양식의 건물이 호텔의 현대적인 외관과 묘한 대비를 이루며 눈길을 끌었다. ‘고덕헌(高德軒)’이라 불리는 이 전통 한옥은 옛 건축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한국적 정취를 더한다.  

'고덕헌(高德軒)' 산책로(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고덕헌 내부로의 출입은 허용되지 않지만, 주변에 잘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한국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었다. 기와지붕의 곡선과 목재 기둥의 결이 세월의 무게를 품고 있었고, 그 앞에 펼쳐진 코스모스 정원은 한옥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완성했다. 호텔 관계자는 "돌잔치나 웨딩 촬영 시 가장 인기 있는 포토스팟"이라며 "특히 한복 스냅 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의 야외 공중 정원 '더 가든(The Garden)'(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객실로 향하기 전, 2층에 위치한 정원으로 가봤다. '더 가든(The Garden)'이라는 이름의 이곳은 천장이 열려 있는 야외 공중 정원이다. 호텔 건물 중앙에 마련된 이 정원은 사방이 건물로 둘러싸여 있지만, 하늘을 그대로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녹음이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고요함이 있었다.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은 낮에는 투숙객의 산책 공간으로, 밤에는 조명이 켜지며 소규모 야외 웨딩이나 이벤트 장소로도 활용된다고 한다. 특히 유아를 동반한 가족 단위 투숙객들이 아이와 함께 산책하기에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코스모스가 창밖으로 보이는 ‘디럭스 가든 뷰 더블 베드룸’
이번 투숙을 위해 예약한 객실은 '디럭스 가든 뷰 더블 베드룸'이었다. 호텔의 동그란 형태 건물 중 가든을 마주한 위치에 자리한 이 객실은 총 230개 객실 중 24개만 갖춘 프리미엄 옵션이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 ‘디럭스 가든 뷰 더블 베드룸’(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객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통창 너머로 펼쳐진 풍경이었다. 가을 햇살 아래 만개한 코스모스가 호텔 정원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그 뒤로 고덕헌의 한옥 지붕이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프론트 직원은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초록빛 녹음,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이 창을 채운다"며 "사계절 다른 풍경을 제공하는 것이 가든 뷰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 ‘디럭스 가든 뷰 더블 베드룸’화장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객실 내부는 모던하면서도 실용적인 감성으로 꾸며져 있었다. 고속 Wi-Fi, 고급 침구, 업무용 책상이 갖춰져 있어 비즈니스 출장객에게도 적합한 구성이었다. 특히 침대에서 바라보는 가든 뷰는 도심 호텔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여유로움을 선사했다.

밤이 되자 창밖 풍경은 또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정원의 나무 사이사이로 은은한 조명이 켜지며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오른쪽으로는 고덕 신도시의 야경이, 왼쪽으로는 산의 고요한 실루엣이 어우러져 시티 뷰와 자연 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었다. 객실 타입별로 시티 뷰(고덕 신도시 조망)와 산 뷰(뒤편 산 조망)도 있지만, 사계절 변화하는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가든 뷰가 가장 인기 있는 객실이라는 직원의 말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 실내 수영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객실에 짐을 풀고 실내 수영장으로 향했다. 호텔 측은 이 수영장을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국내에 7개 매장이 있는 코트야드 브랜드 중 실내 수영장을 보유한 곳은 평택이 유일하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 실내 수영장의 성인 전용 풀(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수영장에 들어서면 높은 천장과 화려한 샹들리에 조명이 눈길을 끈다. 해외 리조트를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는 같은 오너사가 운영하는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의 수영장과 유사한 감각으로 디자인되었다. 수영장은 혼잡하지 않은 환경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관리되고 있었다.

호텔 직원의 말에 따르면 평일에는 거의 프라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에는 가족 단위 투숙객들로 대기가 발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평택 지역에 실내 수영장을 갖춘 호텔이 없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듯했다. 수영장 이용료는 성인 1인당 5만 5천원, 어린이는 2만 7천 5백원이다.

뉴욕 3대 스테이크하우스 ‘BLT 스테이크’
저녁에는 식사를 위해 호텔 로비층에 위치한 'BLT 스테이크(BLT Steak)'를 찾았다. 뉴욕 3대 스테이크하우스로 꼽히는 이곳은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 이어 국내 두 번째 매장이다. 원래 코트야드 브랜드 호텔에는 입점하지 않는 프리미엄 브랜드지만, 평택에서도 정통 아메리칸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게 됐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 BLT 스테이크 입구(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이날 저녁은 BLT 패밀리 립아이 코스 메뉴를 선택했다. 코스는 시그니처 팝오버 브레드로 시작해, 전채로 랍스터 샐러드, 메인으로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채끝등심 또는 꽃등심 150g 중 선택), 디저트로 스위트 라임 타르트, 그리고 커피나 프리미엄 티로 마무리되는 구성이었다.



BLT 스테이크의 디너 코스 중 랍스터 샐러드(사진촬영=서미영 기자)

BLT 스테이크의 디너 코스로 제공되는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사진촬영=서미영 기자)

먼저 나온 랍스터 샐러드는 캐나다산 랍스터의 쫄깃한 식감과 신선한 야채가 조화를 이루었고, 메인인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는 미국산 프라임 등급으로 정교한 숙성 과정을 거친 깊은 풍미가 일품이었다. 그릴 야채, 매쉬 포테이토, 후추 소스와 함께 제공되었는데, 소스와 허브 버터, 다양한 소금을 곁들여 한 점 한 점 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었다.

'기본에 충실한 조리법과 정직한 맛'을 추구한다는 안정균 BLT 헤드 셰프의 철학이 요리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레스토랑 한편에는 최대 14명까지 수용 가능한 프라이빗 다이닝 룸도 마련되어 있어 비즈니스 미팅이나 소규모 모임에도 활용 가능하다.

타볼로 24(Tavolo 24)에서 제공하는 조식 메뉴 중 쌀국수 코너(사진촬영=서미영 기자)

다음 날 아침 6시 30분, 로비층의 '타볼로 24(Tavolo 24)'에서 조식을 이용했다. 타볼로 24는 한식, 양식, 일식, 디저트를 아우르는 프리미엄 뷔페 레스토랑이다. 특히 라이브 쿠킹 스테이션에서 즉석으로 조리되는 메뉴들이 인상적이었다. 셰프가 주문과 동시에 조리하는 쌀국수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타볼로 24(Tavolo 24)의 저당 아이스크림(사진촬영=서미영 기자)

디저트 코너에서는 저당도 아이스크림이 눈에 띄었다. 최대 16명까지 수용 가능한 2개의 프라이빗 다이닝 룸도 갖추고 있어, 소규모 돌잔치나 가족 연회에도 적합한 공간이었다.

타볼로 24는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저녁(17:30~21:00)에는 '멕시칸 그릴 & 무제한 주류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활기찬 멕시칸 메뉴와 풍성한 주류 페어링을 제공해 투숙객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더 라운지(The Lounge)(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체크아웃 전 잠시 들른 '더 라운지(The Lounge)'는 로비 중앙에 위치한 카페 겸 바(BAR)다. 탁 트인 통창과 높은 천고 덕분에 자연광이 가득한 이곳에서는 바리스타 커피와 프리미엄 티, 칵테일, 와인, 케이크 등을 즐길 수 있다. 더 라운지는 10시부터 15시까지 커피와 티 1+1, 16시부터 18시까지 맥주와 칵테일 1+1 해피아워를 운영하며, 와인 마켓도 상시 운영해 투숙객들이 객실에서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평택의 새로운 호스피탈리티 허브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은 단순한 호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주한미군 기지, 고덕 국제신도시 등 글로벌 비즈니스와 신도시 개발이 집중된 평택에서, 국제적 수준의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투숙객의 약 80%가 주한미군 관계자들이며, 나머지는 삼성전자 출장자와 고덕 신도시의 젊은 가족 단위 투숙객들이다. 평일에는 비즈니스 고객 중심으로, 주말에는 수영장을 이용하려는 가족 단위 고객들이 주를 이룬다. 호텔 측은 "체크아웃 시 룸서비스, 레스토랑, 수영장 등 호텔 내 시설을 이용한 지출 비중이 높다"며 "투숙객들이 호텔에 머무르며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연면적 51,900㎡, 지상 5층 규모의 이 호텔은 총 230개 객실(스위트룸 5개 포함)과 최대 180명을 수용하는 그랜드 볼룸, 3개의 다목적 스튜디오, 브라이덜 룸 등을 갖추고 있다. 그랜드 볼룸에는 최첨단 LED 미디어 월(폭 8.64m × 높이 3.78m)이 설치돼 있어 기업 행사, 웨딩, 돌잔치 등 다양한 이벤트에 활용되고 있다.

알렉스 리(Alex Lee) 총지배인은 "글로벌 도시로 빠르게 성장 중인 평택에서 세계적 브랜드의 전문성과 환대 서비스를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며 "비즈니스와 레저 고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의 호텔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체크아웃 시간인 정오, 호텔을 나서며 고덕헌과 야외 정원을 다시 한번 둘러봤다. 평택제천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 소리와 인근 삼성 반도체 공장의 풍경 속에서, 이 호텔은 과거와 현재,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독특한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평택이 국제 도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코트야드 메리어트 평택이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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