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실생활체험기] 감성 담은 플래그십이라는 ‘낫싱폰 3’ 사용해보니
英 낫싱, 7월 낫싱폰 3 출시… “진정한 플래그십”
전작보다 독특한 글리프 매트릭스… AI 기능 이목
칩 성능 아쉬워… 발열·스로틀링·셔터렉 등 있어
‘홍대폰’, ‘감성폰’이라 불리며 많은 이들 사이에서 이목이 집중됐던 스마트폰이 있다. 바로 ‘낫싱폰 3’다. 영국 스마트 디바이스 제조사 ‘낫싱(Nothing)’이 지난 7월 야심차게 공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낫싱폰 3는 차별화된 이용자 인터페이스(UI)와 플래그십 성능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하이엔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낫싱이 야심차게 내놓은 낫싱폰 3, 본 기자가 직접 사용해 보았다.
◇ 전작보다 진보한 성능, 새로운 인터페이스
낫싱폰 3를 처음 만져봤을 때에는 디바이스가 신기하게 생겼다는 느낌이 강했다. 이런게 ‘감성’인가 싶을 정도로 생소한 디자인이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나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에서는 보기 힘든 비대칭 카메라와 독특한 투명 백패널은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또한 전작까지 알림에 그쳤던 LED 글리프 매트릭스(Glyph Matrix)는 489개의 개별 제어 가능한 LED 디스플레이로 바뀌어 숨은 버튼을 통한 시간, 알림, 배터리 잔량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알림들은 숨은 ‘글리프 버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누를시 따라오는 햅틱 반응은 심심할 때마다 손이 가게 하는 요소였다. 본 기자는 독특한 것을 좋아하지 않아 따로 커스터마이징은 하지 않았지만, 낫싱의 설명에 따르면 10여 개의 글리프 토이즈 기능과 연락처별 맞춤형 아이콘 지정 등을 할 수 있다. 낫싱은 이 기능에 대해 “글리프 인터페이스는 스마트폰의 순간적 도파민 자극을 줄이고 사용자가 더 의식적으로 기기를 사용하도록 돕기 위해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전작보다 빠른 성능도 눈에 띈다. 낫싱폰 3는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s Gen 4(4나노 공정)를 탑재해 전작인 낫싱폰 2 대비 CPU 성능 36%, 그래픽 성능 88%, AI 처리 속도 60% 수준 향상됐다. 최대 16GB RAM과 512GB 저장공간을 지원하며, 6.67인치 플렉서블 AMOLED 디스플레이는 해상도 1260x2800(460ppi)에 최대 밝기 4500니트를 제공한다. 폰 2(1600니트)보다 약 2.8배 밝아졌다. 터치 샘플링 속도는 240Hz에서 1000Hz로 대폭 향상돼 게임이나 빠른 조작에 유리하다. 배터리는 5150mAh(밀리암페어) 실리콘-카본 배터리를 탑재해 전작(4700mAh) 대비 10% 수준 용량이 늘었다. 65W 유선 충전으로 54분 만에 완충 가능하며, 15W 무선 충전도 지원된다.
◇ AI 기능이 탑재됐다던데
낫싱폰 3의 주목할 점은 우측 전원버튼 아래 위치한 은색 버튼이다. 이름은 ‘에센셜 키’로, 누르면 인공지능(AI) 기반의 메모 공간인 ‘에센셜 스페이스’를 열 수 있다. 한 번의 누름으로 스크린샷을 저장하고, 길게 누르면 음성 녹음과 함께 녹음을 텍스트로 변환할 수 있다. 새롭게 추가된 ‘플립 투 레코드’ 기능은 에센셜 키를 길게 누른 뒤 폰을 뒤집으면 회의 내용을 녹음하고, AI가 화자를 인식해 요약본과 실행 항목까지 자동으로 정리해 준다. 모든 데이터는 기기 내부에 저장되며, 클라우드 처리가 필요한 경우에도 암호화 후 작업 완료 즉시 삭제된다. 화면 하단에서 스와이프로 실행하는 ‘에센셜 서치’는 폰 내 연락처, 사진, 파일은 물론 날씨, 환율, 캘린더 일정까지 통합 검색할 수 있다.
이외에도 AI를 활용해 30배 줌에서 업스케일링 및 노이즈 감소 효과를 적용한 △AI 슈퍼레스 줌, 회의 녹음 본을 자동으로 키워드를 추출하고 캘린더 앱과 연동하는 기능인 △에센셜 스페이스 기능들과 후면 글리프 매트릭스나 위젯을 AI로 제작하거나 공유하는 플랫폼인 △낫싱 플레이 그라운드 등 기능들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 아쉬웠던 부분은
낫싱폰 3를 사용해보면서 가장 많이 활용한 기능은 ‘게임 모드’ 기능이었다. 우선 호요버스의 ‘붕괴: 스타레일’을 플레이해 본 결과, 만족스럽다기 보다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우선 낫싱폰 3는 게임을 실행하면 좌측 상단에 바 모양 버튼을 눌러 게임 모드를 실행할 수 있었다. 해당 탭에서는 전력을 우선할 것인지, 게임 성능(퍼포먼스)을 우선할 것인지 고를 수 있었다. 고성능 그래픽과 빠릿빠릿한 조작감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퍼포먼스 모드를 활성화하고 게임의 성능을 대부분 중간~높음, fps를 60으로 설정해 게임을 플레이해 봤다. 약간의 아쉬운 점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3~5초마다 발생하는 버벅임과 발열 문제였다. 디바이스를 손에 쥐는 부분인 상단 부분과 화면에서의 발열은 게임하는 동안 불편함과 지속되는 프레임 드랍 문제는 게임의 몰입감을 상당 부분 저해하는 요소였다.
또한 카메라 연속 촬영시 셔터가 느리게 눌리는 셔터렉 현상도 일부 보였고, 넷플릭스는 HDR을 지원하지 않는 등 여러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다만 너무 극한의 상황이 아닌, 일상 생활에서는 크게 두드러질 단점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칼 페이(Carl Pei) 낫싱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낫싱폰 3는 단순한 스마트폰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바라보는 방식을 제안하는 제품”이라며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과 배움을 집약한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