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자동화 시스템과 연중 재배 기술로 균일한 품질 확보
화장품 원료로 활용되는 병풀,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 마련

제주 서귀포시 구좌읍에 자리한 리만코리아의 스마트팜 ‘리만팜’. 온실 안에 들어서자 초록빛 병풀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ETFE(초극박막불소수지필름)로 천창을 통해 스며든 햇살과 LED 조명이 잎을 밝히고, 습한 공기와 식물 냄새가 어우러져 실험실과 농장이 교차하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리만코리아의 스마트팜은 1만4800㎡(약 4500평) 규모로, 연구동·재배동·관람존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자이언트 병풀을 재배하며, 2019년 신품종으로 출원해 2022년 식물신품종보호법에 따라 등록을 마쳐 2042년까지 독점 사용권을 확보했다. 이번에 스마트팜을 공식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만팜은 PMMA온실, 자동환경제어 시스템, 냉난방설비, 천창개폐설비 등 다양한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사진=김경희

이태희 에스크베이스 대표는 “리만의 핵심 재료를 연구하고 개발하며, 방문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리만팜은 단순한 원료 조달지를 넘어 균일한 품질 확보와 해외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적 인프라”라며, “단 한 번 사용해도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병풀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적용 중인 재배 기술은 충북농업기술원의 특허 기술로 기술사용권을 체결해 도입했다”라고 덧붙였다.서대방 병풀연구소장은 “자이언트 병풀은 일반 병풀보다 약 4배 크고, 단순히 크기만 큰 것이 아니라 DNA와 유효 성분까지 다르다. 덕분에 피부 생리 활성 효과가 높으며, 이를 화장품 원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태희 에스크베이스 대표와 서대방 병풀연구소장이 자이언트병풀의 특징과 스마트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경희

자이언트 병풀은 제주도의 야생 병풀이 5월부터 9월까지만 자라는 것과 달리, 스마트팜에서는 연중 재배가 가능하다. 서 연구소장은 “동일한 품종을 동일한 품질로 유지하기 위해 스마트팜에서 재배한다. 병풀은 25도 안팎 온도와 70~80% 습도에서 가장 잘 자라며, 스마트팜 시스템이 이를 자동으로 제어해 안정적인 생육 환경을 제공한다”라고 덧붙였다.

병풀은 본래 향이 거의 없지만, 입자류를 끓였을 때 은은한 향이 난다. 김정환 병풀연구소 차장은 “이 향을 최대한 살려 원료로 개발하고 있으며, 병풀의 기존 가치를 극대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연구 결과 45일째 수확했을 때 품질이 가장 우수했으며, 한 번 수확 후에도 다시 자라 반복 재배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리만코리아는 반영구적 모래 배드, 자동 양액 조절 장치, 열선, ETFE 천창 등을 활용해 재배 효율을 높였다. 

현재 온실에는 약 1만9380주의 자이언트 병풀이 심어져 있으며, 한 번 수확 시 약 2000kg을 거둬들인다. 2~3명의 인력으로 관리가 가능할 만큼 자동화 수준이 높다. 환경 제어 패널과 원격 관제 시스템은 온실 내부 기온과 외부 기상 조건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태풍과 폭염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리만팜 내부 전경./사진=김경희

이렇게 확보한 원료는 화장품으로 이어진다. 회사는 자이언트 병풀과 제주 용암 해수를 결합한 성분을 헤리티지 원료로 내세워 처방과 제품 디자인을 전개하고 있다. 스마트팜 구축에는 약 100억 원이 투입됐다. 단순한 원료 생산을 넘어 표준화된 환경에서 균일한 품질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투자인 셈이다.

이 대표는 “자이언트 병풀은 단순한 원료가 아니라, 향후 K-뷰티를 대표할 혁신적 소재”라며, “앞으로도 외부 연구기관과 학계와의 협업을 강화해 효능 데이터를 검증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원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제품의 우수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멕시코, 싱가포르로 유통망을 넓혔으며, 필리핀, 영국, 태국, 남미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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