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랑스 항공기(사진촬영=서미영 기자)

6월의 새벽, 인천공항 제2터미널로 향하는 공항버스 안에서부터 마음은 이미 프로방스의 라벤더 밭을 헤매고 있었다. 가방 속엔 며칠 전부터 정성스럽게 준비한 여행 필수품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핸드폰 갤러리엔 남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들이 저장되어 있었다. 그 모든 사진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그 공기를 마시고, 그 햇살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체크인을 마치고 출국 수속을 거쳐 탑승구로 향하는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면세점을 지나며 프랑스 향수와 화장품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여행이 시작된 기분이었다. 탑승구에서 기다리는 동안, 창밖으로 보이는 에어프랑스 항공기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새처럼 웅장하면서도 우아했다. 꼬리날개에 그려진 붉은색 사선 무늬는 프랑스 국기의 삼색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프랑스의 정취가 전해져 왔다.

에어프랑스 프리미엄 클래스, 하늘 위의 작은 특별함
오전 8시 30분, 드디어 탑승이 시작되었다. 프리미엄 좌석 승객들을 위한 우선 탑승 서비스 덕분에 긴 줄을 서지 않고도 여유롭게 기내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에어프랑스 프리미엄 클래스 좌석(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좌석을 찾아 앉으며 가장 먼저 놀란 것은 공간의 여유로움이었다. 에어프랑스 프리미엄 클래스 좌석은 일반 이코노미보다 40%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하며, 좌석 간격(시트 피치)이 38인치에서 40인치에 달한다. 다리를 완전히 쭉 뻗을 수 있을 만큼의 여유가 있었다.

좌석은 최대 124도까지 젖혀지는 최신형 등받이와 조절 가능한 발 받침대를 갖추고 있어서 일반 이코노미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편안함을 선사했다.

에어프랑스 프리미엄 클래스 좌석에 설치되어 있는 13.3인치 울트라 HD 터치스크린(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좌석 앞에는 13.3인치 울트라 HD 터치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었고,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개인 기기를 스크린에 직접 연결할 수도 있었다. USB 포트와 전원 콘센트가 좌석마다 준비되어 있어 장시간 비행 중에도 전자기기 사용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에어프랑스 프리미엄 클래스 승객에게 제공하는 어메니티 키트(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탑승객에게 제공하는 에어프랑스의 어메니티 파우치는 90% 이상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졌다. 파우치를 열어보니 대부분의 제품이 친환경적으로 제작되어 있었다. 칫솔과 치약, 플라스틱 대신 크래프트지로 포장된 이어플러그, 부드러운 재질의 수면용 안대, 그리고 양말이 들어있었다. 각각의 용품들이 장시간 비행을 위해 세심하게 선별된 것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특히 에어프랑스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 어메니티 키트는 비행 후에도 가져가서 여행용 파우치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어 실용성까지 겸비했다.

하늘 위에서 펼쳐지는 프랑스의 정수
이륙 후 30분이 지났을 때, 승무원이 손에 든 것은 반짝이는 샴페인 잔이었다. 에어프랑스에서는 진정한 프랑스식으로, 모든 승객이 캐빈에 관계없이 무료 샴페인을 즐길 수 있다. 고도 1만 미터 상공에서 마시는 샴페인 한 모금은 프랑스로 향하는 여정의 공식적인 시작을 알리는 의식 같았다.

에어프랑스의 웰컴 드링크(샴페인)(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기포가 혀끝에서 터지는 순간, 창밖으로 보이는 구름바다와 어우러져 마치 꿈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제 정말로 프랑스로 가고 있구나. 라벤더가 만발한 프로방스, 지중해의 푸른 바다, 그리고 중세 시대 그대로의 아름다운 마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에어프랑스 기내식 중 화이트 파스타 메뉴(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이륙 1시간 후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파리발 에어프랑스 프리미엄 클래스 승객들은 미쉐린 스타 셰프 프레데릭 시모냉(Frédéric Simonin)이 개발한 기내식을 즐길 수 있다. 화이트 파스타와 소고기 메뉴 중 화이트 파스타를 선택했는데, 크리미한 소스와 알단테로 삶아진 면이 조화를 이뤄 마치 파리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기분이었다.

비행 중간, 승무원들은 트레이를 들고 객실을 돌아다니며 깨어있는 승객들에게 작은 샌드위치와 쿠키를 나눠준다. 기내 뒤쪽에 마련된 스낵바에서는 쿠키, 초콜릿 등 다양한 스낵이 준비되어 있었다.

파리 샤를 드 골 공항 도착, 공항 라운지에서 만난 작은 프랑스
현지시간 오후 3시 15분, 파리 샤를 드 골 공항에 도착했다. 환승을 위한 대기 시간, 2F 터미널에 위치한 에어프랑스 라운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즈니스 이상의 클래스 이용 시 또는 플라잉 블루 골드 이상의 회원일 경우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 승객의 경우, 라운지 여유 좌석 여부에 따라 출발 전날까지 라운지 옵션을 구매할 수 있다. 

파리 샤를 드 골 공항 2F 터미널에 위치한 에어프랑스 라운지(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입구에서 탑승권을 스캔하고 라운지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온 듯한 감동이 밀려왔다. 세계적인 디자인 스튜디오 Jouin Manku가 4년에 걸쳐 설계한 이 라운지는 3,000㎡ 규모에 570개의 좌석을 보유한 에어프랑스의 대표적인 라운지 중 하나다.

라운지의 핵심은 두 개 층을 연결하는 인상적인 거대한 계단이었다. 넓은 계단은 마치 무대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계단을 오르며 바라본 활주로 전망은 압도적이었다.

라운지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미식 경험이었다. 보퀴즈 도르(Bocuse d'Or) 수상자이자 프랑스 최고의 명장(MOF)으로 선정된 미셸 로스(Michel Roth) 셰프가 지속가능한 케이터링의 선두주자인 젊고 재능 있는 조슬랭 마리(Josselin Marie) 셰프와 함께 선보이는 요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 셰프가 계절에 따라 바뀌는 다양한 따뜻하게 조리된 요리들을 점심과 저녁 시간에 제공하는데, 채식주의자를 위한 요리도 포함되어 있어 모든 승객의 취향을 고려한 세심함이 돋보였다. 지속가능한 어업을 통해 공급되는 신선한 생선 요리와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제철 식품들은 공항 라운지 음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진정한 프랑스 요리의 정수를 보여준다.

에어프랑스 라운지에서 맛 볼 수 있는 다양한 와인과 샴페인을 직원이 직접 서빙하고 있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라운지에서는 다양한 와인과 샴페인들을 맛볼 수 있다. 에어프랑스의 헤드 소믈리에인 자비에르 투이자(Xavier Thuizat)가 선정한 와인과 샴페인들은 각각이 하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보르도(Bordeaux), 부르고뉴, 론밸리(the Rhône Valley), 랑그독-루시옹(Languedoc-Roussillon), 루아르 밸리(the Loire Valley), 알자스(Alsace) 등 프랑스 대표 와인 산지에서 생산된 우수한 품종의 와인들을 맛 볼 수 있다. 라운지 내 와인 섹션에서 와인을 고르는 것 만으로도 이미 프랑스 와인 투어를 하는 기분이었다.

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오후 4시 35분, 마르세유를 향한 두 번째 비행이 곧 시작될 예정이었다. 에어프랑스 라운지에서 보낸 환승 시간은 대기가 아니라 프랑스 문화와의 첫 만남이었고, 앞으로 펼쳐질 남프랑스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켜주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프랑스의 하늘은 이미 남프랑스의 찬란한 햇살을 예고하고 있었다. 곧 만나게 될 알프 드 오트 프로방스의 기암절벽과 라벤더 밭, 칼처럼 쭉 뻗은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에어프랑스와 함께한 첫날의 여정은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수단이 아니라, 여행 그 자체였다. 90년 전통의 우아함이 담긴 서비스,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편안함, 정성스러운 기내식, 그리고 파리 공항 라운지에서의 특별한 경험까지.

남프랑스 여행의 설렘은 이미 하늘 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프로방스의 라벤더 향기, 지중해의 푸른 바다, 그리고 프랑스 남부만의 독특한 매력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벅차올랐다. 이제 정말로, 꿈에 그리던 남프랑스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취재 협조 : 프랑스 관광청, 에어프랑스, 프로방스 알프 코트다쥐르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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