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기술·원료 혁신 결합…‘맛있고 건강한 빵’ 시대 열렸다
헬시플레저·저속노화 트렌드 타고 건강빵 인기
식사빵·디저트·음료까지…웰니스 베이커리 전방위 확장
“예전 건강빵은 퍽퍽하고 맛이 없어서 잘 안 먹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부드럽고 달지도 않아 매일 아침 챙겨 먹게 돼요.”
서울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45)씨는 최근 한 베이커리에서 고단백·저당 빵을 구매했다. 김씨는 “다이어트 중이라 빵을 끊으려 했는데, 요즘 건강빵은 맛과 식감이 좋아져 오히려 즐겨 찾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건강한 빵이 베이커리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과거 건강빵은 거친 식감과 밋밋한 맛으로 대중성이 떨어졌지만, 발효 기술과 원료 혁신이 더해지면서 ‘맛과 건강’을 동시에 갖춘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고단백·저당·통곡물·유산균 등 기능성 요소를 접목한 웰니스 베이커리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삼립은 올해 초 설립한 미래 식품 연구소의 첫 프로젝트로 고단백·저당 베이커리 브랜드 프로젝트:H를 선보였다. 신제품 7종은 삼립의 유사 제품 대비 당류를 30% 이상 줄이고, 통곡물과 씨앗류의 고소한 맛을 강조했다. 대표 제품은 6가지 곡물 단팥빵, 새싹보리 곡물 크림빵, 메밀 꿀호떡 등 베이커리 3종과 디저트 4종으로, 디저트 전 제품에는 프리바이오틱스 유산균을 함유해 건강성을 더했다.
삼립은 건강빵 라인업을 꾸준히 확장해 왔다. 앞서 지난해 4월 선보인 브레드31은 곡물과 씨앗 31가지를 활용해 단백질과 식이섬유 등 영양소를 극대화한 식사빵 중심 브랜드다. 브레드31이 곡물·씨앗의 영양가와 든든함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프로젝트:H는 기능성과 맛의 조화를 모두 추구하는 웰니스로 디저트 라인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삼립 관계자는 “70여 년간 축적한 제빵 기술력으로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웰니스 베이커리를 선보였다”며 “프로젝트:H를 중심으로 웰니스 베이커리 라인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PC그룹 파리바게뜨는 올해 2월 건강빵 브랜드 파란라벨을 론칭했다. ‘건강빵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와 핀란드 헬싱키대가 4년간 공동 개발한 사워도우 발효 기술을 적용, 통곡물 빵의 거친 식감을 개선하고 부드러움을 유지했다. 출시 4개월 만에 판매량 800만개를 돌파했으며, 최근에는 저당 그릭요거트 케이크, 저당 요거트 쉐이크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파리바게뜨는 차별화된 발효 기술과 맛으로 건강빵 시장의 저변을 넓혀갈 것이라는 방침이다.
CJ푸드빌 뚜레쥬르는 고단백·저당 제품군을 SLOW TLJ로 통합했다. 신제품 고단백 저당 씨앗 깜파뉴는 100g당 단백질 11g 이상을 함유했고, 이를 활용한 샌드위치 2종과 카무트·오트밀 활용 건강빵 3종도 선보였다. 지난해 출시한 고단백 시리즈 중 고단백 현미식빵은 출시 초기 1분에 2.6개씩 판매되며, 현재까지도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보다 쉽고 친근하게 건강빵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라며, 캠페인 영상 공개, SNS 콘텐츠 등을 통해 다양한 접점에서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베이커리를 통해 유산균 쌀 베이커리 시리즈 4종을 출시해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렌틸콩·병아리콩을 더한 건강 식사빵도 선보이며 건강과 간편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빵 시장 확대가 단발성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인 소비 패턴 변화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웰니스 베이커리는 이제 소수의 선택지가 아닌 일상적인 식사 옵션이 됐다”며 향후 맞춤형 영양 설계와 기능성 강화로 시장이 세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