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위 라면 열전’…유통업계, K-라면 체험 마케팅 본격화
서울시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를 중심으로 유통업계가 새로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라면 업계는 간편성과 대중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한강이라는 도심 속 관광 명소에서만 누릴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한강버스는 마곡에서 잠실을 잇는 총 7개 선착장을 순환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오는 9월 정식 운항을 앞두고 시범 운영 중이다. 라면 기업들은 이 노선을 따라 브랜드 테마 공간과 체험존을 마련하며, 일상 속에서 특별한 식문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오뚜기는 압구정과 뚝섬 선착장에 라면 체험 공간 ‘해피냠냠 라면가게’를 운영 중이다. 이곳은 CU편의점에서 오뚜기 라면을 구매한 후, 별도 테마 공간에서 직접 조리해 한강 전망을 즐기며 식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브랜드 고유의 그래픽 디자인으로 꾸며진 공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을 대상으로 SNS 이벤트도 진행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이라는 일상적인 식문화를 색다르게 재해석한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접점을 넓히는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농심도 여의도와 잠실 선착장에 브랜드 체험 공간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선보였다. 방문객은 편의점에서 라면을 구매한 뒤 2층 공간에서 즉석조리기를 활용해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다.
내부는 동화책 ‘너구리의 라면가게’의 세계관을 반영해 캐릭터 포토존, 대형 컵라면 테이블 등으로 꾸며져 있어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농심은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한강에서 K-라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자 한다.
편의점 업계도 한강 선착장을 새로운 체험 플랫폼으로 주목하고 있다. CU는 업계 최초로 여의도, 잠실, 압구정, 뚝섬, 망원 등 7개 선착장에 ‘라면 라이브러리’ 콘셉트 점포를 순차적으로 오픈했다.
라면 라이브러리에는 국내외 인기 라면 진열장, 컵라면 시식대, 즉석 조리기 등이 마련돼 있으며, 농심·오뚜기·삼양 등 브랜드와 협업한 포토존도 함께 조성됐다. 홍대나 명동 등 관광지에서 외국인들이 컵라면 모형 시식대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던 사례를 착안해 기획된 이 콘셉트는 관광객 유입을 고려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강 수영장을 중심으로 체험 마케팅도 활발하다. 삼양식품은 여의도, 잠원, 뚝섬 수영장과 잠실, 양화, 난지 물놀이장 등 6곳의 푸드존에서 자사 라면 제품을 운영 중이다. 더운 날씨에 수영장을 찾는 인파가 증가하면서 라면 판매량은 매주 10~20%씩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삼양라면과 매운맛 컵라면 맵탱은 빠른 속도로 물량이 소진돼 추가 공급이 이뤄졌으며, 가족 단위 고객에게는 짜짜로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성 제고를 위한 현장 지원도 강화됐다. 삼양식품은 각 수영장 푸드존에 파라솔, 선베드, 테이블, 스탠딩 테이블 등 휴식 시설을 설치하고, 방문객 대상의 포토존과 참여형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주요 제품 구매 고객에게는 비치타월, 방수돗자리, 메시백, 지비츠, 슬리브 등 수영장 특화 경품도 제공된다.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와 식문화를 결합한 이 같은 시도는 관광객 대상의 체험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