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5년 내 신장 위험 예측” 경희대, 당뇨 환자 맞춤 관리 모델 개발
경희대 연구팀이 당뇨병 환자의 만성 신장질환 발병 위험을 최대 5년 전에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병원에서 일상적으로 수집되는 검사 결과와 망막 영상을 결합해,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인 모델이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연동건·이상열 교수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향후 5년 내 만성 신장질환(Chronic Kidney Disease, CKD)이 발생할 가능성을 조기에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모델은 임상검사 수치(혈액·소변검사, 약물 복용 이력 등)와 망막 영상 데이터를 동시에 활용한 ‘다중모달 AI’를 기반으로 한다. 연구팀은 기존 예측 시스템이 단일 데이터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서로 다른 정보를 결합함으로써 예측 정확도와 실용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에는 경희의료원의 국내 환자 데이터와 함께 영국 당뇨병 코호트 자료가 사용됐다. 국내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훈련한 뒤, 영국 데이터를 통한 외부 검증을 진행해 모델의 일반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국내 데이터에서는 예측 정확도 88.0%, 해외 검증에서는 72.2%를 기록했다.
특히 연구팀은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 기법을 적용해 예측 결과의 근거를 시각화했다.
예측에 기여한 주요 요인은 사구체여과율(GFR), 당뇨 및 고혈압 약물 복용 여부, 환자 연령 등이었으며, 영상 데이터에서는 시신경유두(optic disc)와 상부 아치 혈관 영역이 중요한 단서로 확인됐다.
이 모델은 단순한 예측에 그치지 않고, 의사가 참고할 수 있는 의학적 근거와 해석 가능성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임상 적용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연구팀은 AI 예측 결과와 향후 합병증 발생 간의 상관관계도 분석했다. 그 결과, 고위험 예측군은 저위험군보다 심혈관, 말초혈관, 신경병증, 말기신부전 등 주요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예를 들어, 대혈관 합병증 위험은 최대 2.21배, 미세혈관 합병증은 최대 1.30배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당뇨병 학술지 Diabetes Care(IF: 16.6)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우세린 연구교수는 “병원에서 일상적으로 수집하는 정보만으로도 높은 정확도의 예측이 가능하다”며 “고위험군을 조기에 식별하고 중재할 수 있는 정밀 의료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이상열 교수는 “국내외 데이터로 모델을 훈련하고 검증해 범용성과 신뢰도를 확보했다”며 “환자 맞춤형 관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연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