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여행 필수 사진 명소로 꼽히는 알베르티나 미술관 ©WienTourismus/Paul Bauer

오스트리아 비엔나가 전 세계 영화 팬들을 위한 특별한 여행 콘텐츠를 선보였다. 로맨스 영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비포 선라이즈' 촬영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투어가 출시됐다.

비엔나관광청은 영화 '비포 선라이즈' 개봉 30주년을 맞아 촬영지를 따라 걸을 수 있는 디지털 도보 투어 '비포 선라이즈 워크'를 공식 여행 애플리케이션 'ivie'를 통해 공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어는 영화 속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난 배경일인 6월 16일에 맞춰 정식 오픈됐다.

'비포 선라이즈 워크'는 1995년 작품 속 인상적인 장면이 촬영된 11곳의 실제 장소를 시간 순서에 따라 구성한 도보 코스다. 두 주인공 제시와 셀린이 기차에서 내린 '비엔나 서역'에서 시작해 마지막 장면의 무대인 '프라터 대관람차'까지 이어진다.

투어 코스에는 영화 속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명소들이 포함됐다. 고즈넉한 골목이 인상적인 슈피텔베르크, 두 주인공이 청감실에서 시선을 주고받았던 빈티지 레코드숍 토이히틀러, 고전적인 분위기의 카페 슈페를과 클라이네스 카페, 인증샷 명소로 유명한 알베르티나 미술관, 비엔나강 위의 촐암츠슈테크 보행교, 마리아 암 게슈타데 교회 등이다.

특히 정규 코스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이름 없는 이들의 묘지'도 소개된다. 도나우 강변 외곽에 위치한 이 공동묘지는 강물에 떠내려온 신원 미상의 시신들이 안치된 공간으로,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깊은 인상을 받아 영화에 포함시키면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비포 선라이즈 영화 속 주요 배경 중 한 곳인 프라터 대관람차 ©WienTourismus Christian Stemper

이번 프로젝트는 최근 관광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세트제팅'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다. 세트제팅은 영화나 드라마 속 장소를 실제로 찾아가 추억을 되새기고 그 공간의 감성을 체험하려는 여행 방식을 말한다.

비엔나관광청 조사에 따르면 비엔나를 찾는 관광객 중 약 10%가 특정 영화를 보고 여행을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뤼셀 소재 관광시장 전문 분석기관 TCI 리서치 조사에서는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전 세계 약 1억 명의 여행객이 영화 콘텐츠를 계기로 여행지를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르베르트 케트너 비엔나관광청장은 "비엔나는 오랜 시간 수많은 영화의 배경이 되어온 도시로, 이번 투어를 통해 도시의 감성과 분위기를 다시금 조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영화를 사랑하는 여행객과 시민 모두에게 특별한 시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포 선라이즈'는 개봉 3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회자되는 대표적인 로맨스 영화다. 단 하루 동안 처음 만난 두 남녀의 대화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비엔나 도시 전체를 무대로 두 남녀의 감정 흐름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도시 그 자체가 또 다른 주인공'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비포 선라이즈 워크'는 비엔나관광청이 운영하는 공식 모바일 앱 'ivie'를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2020년 출시된 ivie는 누적 다운로드 수 160만 건을 돌파했으며, 연간 약 50만 명의 이용자가 꾸준히 앱을 사용 중이다. 앱에는 25개 이상의 테마별 산책 코스와 1000여 개의 관광명소 정보가 수록돼 있으며, 대중교통, 공중화장실, 와이파이 위치, 식수대 등 실용적인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투어는 독일어와 영어로 지원되며,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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