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AI 기반 정밀의학 현황 공개
AWS 클라우드로 140년 치료 데이터 활용, 민감 데이터 ‘안전’

아나에제 오포딜레(Aneze Offodile) MSK CSO는 AWS DC 서밋에서 암 진단과 치료에 사용하는 AI 사례를 공유했다.

40세 비흡연자 시메온(가명)은 지난 3개월간 계속된 마른기침을 단순한 알레르기로 여겼다. 하지만 병원에서 촬영한 흉부 X레이를 AI가 분석한 결과, 우상엽에서 작은 결절이 발견됐다. 만약 기존 방식대로 의료진이 육안으로만 판독했다면 놓쳤을 수도 있는 미세한 변화를 AI가 포착한 것이다. 검사 결과 베리티는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AI 덕분에 3개월이나 빨리 발견한 덕분에 암이 더 진행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유전체 분석을 통해 EGFR 변이가 확인됐고, 개인맞춤형 표적치료와 AI 지원 로봇수술을 받아 성공적으로 치료를 마쳤다.

이는 미국 암 치료 기관인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MSK)가 10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AWS DC 서밋 2025’ 기조연설에서 소개한 가상환자 베리티의 사례다. 이날 게스트로 등장한 아나에제 오포딜레(Aneze Offodile) MSK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베리티의 여정은 공상과학이 아니라 오늘날 MSK와 전국 병원들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매년 200만 명이 처음으로 암 진단을 받는다. 미국인의 40%가 평생 한 번은 암에 걸릴 만큼 암은 현대인의 가장 큰 건강 위협이다. 남성 2명 중 1명, 여성 3명 중 1명꼴이다. 

인류가 아직 정복하지 못했다는 질병인 암은 AI 등장으로 상황이 바뀌고 있다. AI 기술이 암 진단과 치료에 사용되고 있어서다. 오포딜레 CSO는 “암은 궁극적인 빅데이터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한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생성하는 데이터는 영상 검사부터 유전체 정보, 치료 반응 데이터까지 매우 방대하다”면서 “여기에 지난 5년간 암 관련 데이터의 90% 이상이 새로 생성될 만큼 정보량은 폭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빅데이터를 인간이 모두 분석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AI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암과의 전쟁, AI가 무기로 쓰이다

베리티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AI가 조기 진단에 미친 영향이다. 기존에는 흉부 X레이에서 작은 음영이 발견되면 ‘경과 관찰 후 재검사’라는 전형적인 대응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전국 수백만 개의 의료 영상을 학습한 결과를 바탕으로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AI 진단 보조 시스템은 이미 현실에서 활용되고 있다. MSK를 비롯한 주요 암센터들은 영상의학과에서 AI를 활용해 CT, MRI, PET 등 각종 검사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AI는 인간이 놓치기 쉬운 미세한 변화나 패턴을 포착해 의료진의 판단을 돕는다.

특히 폐암의 경우 조기 발견이 생존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1기에서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80% 이상이지만, 4기까지 진행되면 5% 이하로 떨어진다. 베리티처럼 3개월 일찍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치료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진단 이후에도 AI의 역할은 계속된다. MSK는 환자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개인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는 AI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베리티의 경우 EGFR 변이가 확인되자 AI가 해당 변이에 효과적인 표적치료제를 추천했고, 동시에 적합한 임상시험 정보도 제공했다.

수술 과정에서도 AI가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한 AI 지원 로봇수술은 정확성을 크게 높였다. 수술로봇이 종양만 정밀하게 제거하고 건강한 조직은 최대한 보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회복 시간 단축으로 이어진다.

오포딜레 CSO는 “베리티의 이런 여정이 AI 기반 정밀의학이 확장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한 환자에게서 얻은 치료 경험과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다음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 의료 AI 혁신 지원군, AWS 클라우드

그는 의료 AI 혁신 기반에는 클라우드 기술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MSK는 AWS와 협력해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 분야에서 데이터 활용의 가장 큰 걸림돌은 보안과 프라이버시다. 환자의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데이터 저장과 처리 과정에서 최고 수준의 보안이 요구된다. AWS는 의료 정보 보호 규정인 HIPAA를 완전히 준수하는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해 이런 우려를 해소했다.

MSK는 2만 1000명의 의료진이 140년 넘게 축적한 암 치료 데이터를 AWS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MSK의 경우 2만 1000명의 의료진이 140년 넘게 축적한 암 치료 데이터를 AWS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있다. 400여 종의 암에 대한 치료 경험과 연구 데이터가 AI 학습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AI는 새로운 환자의 치료 계획을 세우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날 기조연설을 진행한 데이브 레비(Dave Levy) AWS 전 세계 공공부문 및 북미 헬스케어·생명과학 담당 부사장은 “올해 2월 의료 제공자들이 AWS를 최고 등급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AWS가 제공하는 신뢰성과 보안, 데이터 프라이버시가 의료기관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AWS는 의료 분야 혁신을 위해 대규모 투자도 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여성과 아동 건강, 암 연구를 지원하는 데 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중 1000만 달러는 ‘암 AI 얼라이언스’ 출범에 사용됐다. 이는 전국 차원의 컨소시엄으로 암 연구와 치료를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MSK는 이 얼라이언스의 창립 멤버로 참여해 AI 기반 암 치료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오포딜레 CSO는 “우리의 임무는 삶을 위한 암 종료”라며 “사람, 과학, 문화 모든 측면이 기술로 최적화될 수 있고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SK는 최신 AI 도구인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유니파이드 스튜디오를 활용해 데이터 분석과 AI 개발을 통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도구는 여러 AWS 서비스를 오가며 작업할 필요 없이 한 곳에서 모든 데이터 분석과 AI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복잡한 의료 데이터를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AI 모델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레비 AWS 부사장은 “의료 분야에서 데이터가 특히 큰 도전이지만, AI와 클라우드 기술이 의료 조직들이 이 데이터를 해독하고 실제 통찰력을 얻어 결과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포딜레 CSO는 “매일 우리 문을 통해 오는 환자들에게 이런 개인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AWS 같은 기술 파트너와의 협력이 이를 현실화하는 데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