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과 나노기술로 감염병 대응…국내 연구진, 새로운 치료 전략 제시
국내 연구진이 인삼 유래 천연물과 나노기술을 결합한 나노소재로 감염병 억제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확인하며,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경희대학교 생명과학대학 김연주 교수와 한의과대학 조익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인삼 종자유와 금 나노입자를 활용한 나노소재 복합체(KGS-NE)를 개발하고, 이를 동물모델에 적용한 결과 코로나19 감염 억제 및 폐 염증 완화 효과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SARS-CoV-2 감염 동물모델(시리아 햄스터, C57BL/6)을 대상으로 KGS-NE의 효능을 실험한 결과, 바이러스 감염과 복제가 유의미하게 억제되는 동시에 폐 염증 완화 효과도 관찰됐다. 이와 함께 체중 감소 방지, 생존율 증가 등의 생리적 개선 효과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분자 수준의 분석을 통해 KGS-NE가 염증성 사이토카인(NF-κB 신호 경로를 중심으로 한 IL-6, IL-1β, TNF-α) 발현을 억제하고,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한 폐 손상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RNA 시퀸싱 분석 결과, KGS-NE가 면역 반응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ABCF2, ABCF3)의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감염에 대한 방어 기전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GS-NE는 경구 투여 가능한 나노 에멀젼 형태로 설계돼 복용 편의성과 체내 전달 효율성을 모두 고려했다. 기존 합성 항바이러스제와는 다른 작용기전을 가지며, 향후 병용 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연구팀은 특히 KGS-NE가 기존 항바이러스제(Molnupiravir, Paxlovid 등)와 병용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명공학과 한의학의 융합을 통해 천연물 기반 나노기술이 감염병 대응에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사례다.
김연주 교수는 "나노기술을 활용해 천연물 기반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며, "기존 치료제와는 차별화된 생체친화적 접근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익현 교수는 "한의학의 면역 조절 원리를 기반으로, 천연물과 나노기술을 융합한 결과 신약 개발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향후 코로나19 외에도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 질환 및 면역 질환 치료제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으며(Impact Factor 10.6), 공동 제1저자인 융합바이오신소재공학과 산지브람 박사(Sanjeevram Dhandapani)와 기초한의학과 하유정 박사과정생은 향후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관련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결과는 동물실험 단계에서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향후 임상시험 등을 통해 인체 적용 가능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