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도 전립선암·췌장암 수술 성공…교육·연구 연계한 개방형 시스템 주목

서울대병원(병원장 김영태)이 최근 메드트로닉의 수술용 로봇 시스템 ‘휴고(Hugo™ RAS System)’를 도입하고, 전립선암 및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로봇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국내 의료기관 가운데 휴고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해 실제 수술까지 성공한 사례로, 다빈치 시스템이 중심을 이뤄온 국내 로봇 수술 시장에 기술적 다양성을 제시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서울대병원 정창욱 로봇센터장(비뇨의학과)이 휴고 로봇 수술 시스템을 이용해 전립선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휴고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메드트로닉이 개발한 로봇 수술 시스템이다. 2021년 유럽 CE 인증을 받았으며,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이 2023년 하반기부터 임상시험을 주도해 약 5개월 동안 40여 건의 수술을 시행했으며, 2024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휴고는 개방형 콘솔과 모듈형 로봇 팔구조를 특징으로 한다. 개방형 콘솔은 고해상도 3D 화면을 통해 집도의와 수술실 내 다른 의료진이 수술 영상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 기존 폐쇄형 콘솔 대비 의사 간 소통과 교육 효율성이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최대 4개의 로봇 팔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모듈형 설계는 수술실 내 유연한 배치와 공간 활용을 가능케 한다.

현재 국내 주요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의 다빈치 시스템이 대다수 사용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다수 상급종합병원은 다빈치 Xi, SP 모델을 운영 중이며, 국내 로봇 수술 시장은 사실상 다빈치에 집중된 구조다. 2024년 기준으로 전국 59개 병원에 약 85대 이상의 다빈치 로봇이 보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복강경·비뇨기과·일반외과 영역에서 연간 6만 건 이상 로봇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의 휴고 도입은 기술 검증을 통한 새로운 수술 시스템의 적용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지난 8일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정창욱 교수와 간담췌외과 장진영 교수는 각각 휴고를 활용한 전립선암 수술과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진행했다. 병원 측은 췌십이지장절제술이 복부 수술 중에서도 높은 난도를 요구하는 수술로, 로봇 수술로 시행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창욱 로봇수술센터장은 “휴고 시스템의 도입으로 다양한 질환별 맞춤형 수술을 실시할 수 있는 최적화된 로봇 수술 환경을 마련했다”며 “서울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휴고의 임상 활용 범위를 넓히고, 의료인 교육을 강화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로봇 수술 교육센터 개소를 준비 중이며, 시뮬레이터 기반의 교육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 수련의를 대상으로 한 술기 훈련과 연구를 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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