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이 오면 나들이나 운동을 계획하는 사람이 많아지지만, 이 시기에는 오히려 심장 건강에 더 주의해야 한다. 봄은 포근한 날씨와 함께 기온 차가 커지고, 미세먼지와 황사까지 더해지는 시기로 심혈관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안정민 교수는 “봄철에 심혈관질환 환자가 많아지는 것은 단순한 계절 변화 때문이 아니라, 여러 위험 요인이 한꺼번에 겹치기 때문”이라며, 봄철 심혈관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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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심혈관질환

심혈관질환은 흔히 겨울철에 더 위험하다고 알려졌지만, 봄철에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심혈관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가장 많았던 달은 3월로 무려 34만 명이 넘었다. 이는 가장 적었던 9월보다 3만 명 이상 많은 수치다.

봄철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아침과 낮 사이의 큰 기온차다. 아침에 찬 공기를 갑자기 접하면 몸은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이에 따라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에 부담이 커진다. 특히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혈관이 좁아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더욱 취약하다. 해외 연구에서도 기온이 10도 떨어질 때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9% 높아진다는 결과가 있다.

미세먼지도 심혈관에 영향

미세먼지는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또 다른 위험 요인 중 하나다. 봄철에는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와 국내 미세먼지가 합쳐져 공기 질이 나빠진다. 많은 사람이 미세먼지를 호흡기 문제로만 여기지만, 미세먼지는 폐를 거쳐 혈액으로 들어가 혈관에 염증을 유발하고, 혈압을 올리며 혈전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 특히 노인이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다.

날씨가 풀리면서 활동량이 갑자기 많아지는 것도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겨울 내내 운동을 쉬다가 봄이 되자마자 무리해서 움직이면, 심장은 갑자기 늘어난 산소 요구량을 감당하기 어렵고,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대기 오염이 심한 날 야외에서 운동할 경우에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심혈관질환의 주요 증상은 가슴 중앙이나 왼쪽 가슴의 통증이다.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가슴이 뻐근하거나 답답한 느낌이 있다면 협심증일 수 있다.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쉬고 있어도 계속 아프다면 심근경색일 가능성도 있다. 이런 증상이 느껴지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봄철 심장을 지키는 실천 수칙

심혈관질환은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다. 하지만 생활 습관을 잘 관리하면 약 없이도 혈관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봄철에는 특히 다음과 같은 실천이 중요하다.

첫째, 기온이 낮은 아침보다는 오후나 저녁 시간대에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겨울 동안 활동이 줄었던 사람은 무리하지 말고, 운동량을 서서히 늘려야 한다. 둘째,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KF94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출 후에는 옷을 잘 털고, 샤워와 세안을 통해 먼지를 씻어내야 한다. 셋째, 아침과 저녁의 기온차에 대비해 외출 시에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고 체온을 잘 유지하는 것이 좋다.

봄은 따뜻하고 활기찬 계절이지만, 심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욱 경계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일 수 있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일수록 심장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고, 생활 속 작은 실천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심혈관질환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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