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 우리는 운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AI가 일상의 일부가 된 지금, 운명을 논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신간 ‘잘될 운명입니다’의 저자 정회도는 운명을 뛰어넘는 자아 성찰과 선택의 힘을 이야기한다.

정회도 작가는 18년간 2만여 명을 상담하고 1만 명 이상의 타로 상담사를 양성해 온 타로 마스터다. 현재 한국소울타로협회 회장이며, 소울유니버스의 타로 상담 플랫폼 ‘소울톡’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어떻게 만들어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이는 오랜 상담 경험에서 얻은 통찰이자, 삶을 바라보는 그의 철학이기도 하다.

‘잘될 운명입니다’는 현실적인 고민 속에서 독자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돕는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경청하고 조언해 주는 듯한 따뜻한 문장은 위로가 되며,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힘을 준다.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에 집중할 때, 누구나 ‘잘될 운명’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정회도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저서 '잘될 운명입니다'를 들고 포즈를 취한 타로마스터 정회도 /사진=김정아 기자

Q ‘타로마스터’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부터 운명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처음부터 타로를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었습니다. 학원을 운영하며 경영학 박사과정을 밟았고, 타로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었죠. 타로를 처음 접한 건 군 복무 중 심각한 아토피로 힘들어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에는 타로카드를 도박으로 오해해 부대원들의 카드를 압수할 정도로 부정적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제 고민을 정확히 짚어주는 카드를 보고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사회적 인식이 걱정되어 망설였지만, 사람들이 계속 저를 타로마스터로 찾았고, 이 일을 할 때 제가 가장 빛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타로가 제 인생의 ‘잘될 운명’이었다고 확신합니다. 만약 타로를 하지 않았다면, 제 삶은 훨씬 불행했을지도 모르죠.

Q 자신의 운명을 타로로 본 적이 있나요?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상담할 때 차이가 있나요?

타로를 처음 배울 때는 제 운명을 보는 것이 흥미로웠고 잘 맞았습니다. 하지만 타로에 대한 지식이 쌓일수록 감정이 개입되다 보니 객관적인 해석이 어려워졌습니다. 아는 사람을 상담할 때도 비슷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반면 모르는 사람을 상담할 때는 더 객관적인 해석이 가능합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생각입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 사례가 있나요?

한 구독자가 두 아이와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다가 우연히 제 타로 영상을 보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어요. 이후 이벤트를 통해 직접 만나 감사 인사를 들었는데,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습니다. 작은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Q 유튜브에서 반복적으로 ‘잘될 운명입니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 표현을 사용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또한, 신간 제목은 오래전부터 계획하셨던 건가요?

‘잘될’이라는 말은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둡니다. 상담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과거에 얽매여 살아갑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타로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감정이 ‘미련’입니다. 하지만 현재와 미래에 집중하면 누구나 잘될 운명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2019년부터 유튜브 영상 말미에 ‘잘될 운명입니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사용했고, 이번 책도 그 연장선에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Q ‘잘될 운명’은 타고나는 걸까요, 아니면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걸까요? 이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정의하는 ‘잘될 운명’은 성공한 사회인이나 부자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평온한 마음 상태 유지, 노력 이상의 결실을 맺는 행운, 원만한 대인관계, 자신만의 고유한 성취 이 네 가지 요소를 이뤄내는 것이 진정한 잘될 운명입니다. 이것은 타고나기 보다는 개인의 노력과 현명한 선택으로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는 요소입니다.

인터뷰하고 있는 타로마스터 정회도

Q 많은 이가 ‘운명’을 막연하고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2030세대에게 운명의 개념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운명은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과 비슷합니다. 특정 영상을 보면 관련 콘텐츠가 계속 추천되듯, 우리의 관심과 에너지가 집중되는 곳으로 운명도 흘러가죠.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말과 행동, 인간관계, 머무는 장소까지 모든 요소가 파장을 만들고, 그 파장이 운명을 형성합니다.

운명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 수 있어요. 과거에는 숙명론적 운명이 강했다면, 현대사회에서는 노력과 태도에 따라 운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2030세대는 자신의 진정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변화에 유연하기 때문에, 운명을 긍정적으로 개척할 기회가 더 많은 세대입니다.

Q 타로가 사람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까요? 또한, AI 시대에 타로의 미래는 어떻게 되리라 보십니까?

타로는 단순한 점술이 아니라, 내면을 들여다보고 정리하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같은 카드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며, 이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용기를 얻을 수 있지요. 저 역시 군 생활 중 타로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는 과학과 영성이 융합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AI 타로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발전 가능성이 크며, 저는 이를 위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타로가 미래에도 중요한 영성 콘텐츠로 자리 잡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Q 아침마다 꼭 하는 루틴이 있나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많은 분이 제가 산속에서 개량한복을 입고 수행하는 모습을 상상하시는데, 저는 매일 아침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도넛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단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건 알지만, 저만의 작은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가능하면 열량이 낮은 메뉴를 선택하려고 노력합니다. 특별한 성취를 이뤘거나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할 때는 혼자 영화 보며 힐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본인을 표현하는 카드로 '12번 행맨'을 골라 설명 중인 타로마스터 정회도

Q. 지금의 자신을 표현하는 카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좋아하는 카드도 궁금합니다.

저를 표현하는 카드는 ‘12번 행맨(The Hanged Man)’입니다. 신념을 지키며 빛을 발하는 사람을 상징하죠. 이 일을 시작할 때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묵묵히 걸어온 길이 누군가에겐 위로와 용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카드는 ‘0번 바보(The Fool)’입니다. 순수한 여행자를 의미하며, 속세의 숙제를 마친 후 초월적 능력에 도전하는 제 목표와 맞닿아 있습니다.

Q 2만여 건의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온라인에서는 ‘연애’ 관련 질문이 많고, 특히 ‘재회’ 가능성에 대한 문의가 압도적입니다. 이는 전 세계 점술 시장에서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죠. 오프라인에서는 비즈니스와 자녀 교육이 주를 이룹니다. 최근 1년 사이에는 자영업자들의 '가게 정리 시기'에 대한 질문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생활 속에서 운을 만들 수 있는 팁을 부탁드립니다.

돈 들이지 않고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운을 높이는 세 가지 생활 습관’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단순한 소망이 아닌 운을 변화시키는 실천인 ‘기복’입니다. “돈을 많이 벌게 해주세요”와 같은 긍정적 기복은 무의식적으로 재정적 기회를 찾게 만들죠.

둘째, 긍정적인 말의 반복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인 ‘주문’입니다. “잘될 운명입니다”와 같은 주문을 습관적으로 되뇌면 그 에너지가 내면에 스며들어 운의 변화를 이끌어줍니다.

셋째, 감사와 존중을 표현하는 말인 ‘인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와 같은 인사말은 상대방의 긍정적 에너지를 나에게 끌어들이고, 자신의 운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정회도 작가는 운을 높이는 습관도, 긍정의 주문도 한 번의 실천으로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소한 ‘만 번’ 이상 반복해 습관을 들여야 삶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디를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 어둠 속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언젠가 마주할 빛을 믿고 한 걸음 나아갈 것인지. 그것이 그가 말하는 ‘잘될 운명’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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