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입성 앞둔 ‘한국형 팔란티어’ S2W의 승부수
딥싱크 연상케 하는 기술 진전, 팔란티어보다 효율적인 기술 보유
올해 하반기 IPO 추진, 아시아·중동 시장 진출 확대 계획 밝혀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둔 ‘한국형 팔란티어’ S2W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승부수로 던졌다.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하고 결과를 내는 자체 기술을 토대로 세계와 견주겠단 포부를 밝혔다. 최근 중국 AI 기업인 딥시크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토대로 AI 혁신을 이룬 사례와 유사한 행보다.
S2W는 11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빅데이터 분석 AI 기업으로의 비전을 선포하고 한국형 팔란티어가 되겠단 목표를 밝혔다. 서상덕 S2W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로 7년 차를 맞은 S2W는 초기부터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이하 팔란티어)를 롤모델로 삼았다”며 “안보 분야 공공데이터 분석 기업에서 지금은 세계 최대 기업용 AI 솔루션 기업이 된 팔란티어 사례처럼 우리도 안보에서 시작해 세상이 필요로 하는 AI 시스템을 수출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 팔란티어와 유사하지만 다른 길 걷는 S2W
S2W는 팔란티어와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 팔란티어가 공공 정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미국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으로부터 투자받으며 테러 대응, 금융 사기, 범죄 예방 등 안보 강화 AI 시스템을 만들었다면, S2W도 해킹, 마약, 산업 기밀 유출 등이 자주 발생하던 다크웹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들이 사용하는 가상자산 흐름과 교차 분석해 안보 강화에 기여했다. 위협인텔리전스(CTI)를 구축해 국내 1위 시장에 진출했고, 프랑스 인터폴, 일본 정부 기관, 싱가포르 군·정부 기관, 인도네시아 정부 기관, 대만 증권거래소·철도청 등과 파트너 체계를 구축해 안보 AI 기술을 공급했다. 이후 행보도 비슷하다. 팔란티어가 안보 분야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AI 시스템을 만들고 수출하고 있다면, S2W도 안보 AI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산업 분야로 확대해 삼성전자, 신한금융그룹, SK그룹, 롯데멤버스, 현대제철 등 통신, 반도체, 자동차, 금융, 커머스 등 110여 개사에 산업 AI 기술도 공급했다.
서 대표는 “안보와 보안 데이터는 크기도 크지만, 실시간성과 인덱스 등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안보 AI는 기초과학이라고 생각해 이 분야를 잘하면 다른 산업으로의 응용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우리는 안보에서 바이오, 물류, 금융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며 “안보에서 타 분야 응용은 쉽지만, 다른 분야에서 안보로 진출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2W는 팔란티어와 똑같은 길을 걷진 않는다. 팔란티어는 지금의 성장이 있기까지 미국 정부와 CIA 등의 지원이 있었다. 가장 큰 지원은 데이터였다.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성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기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받음으로써 지금의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S2W는 데이터 접근성이 적다. 국방정보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 파트너사이자 마이크로소프트 생성형 AI 보안 플랫폼 공식 파트너사로 등록돼 있지만, 데이터 접근성이 큰 편은 아니다. 특히 안보 분야에서 인터폴과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정부 등과 협력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에서 한국 기업에 안보 데이터를 쉽게 제공할 까닭도 없다. AI 연료라 불리는 데이터 확보에서 팔란티어와 큰 격차가 있는 셈이다.
이에 기자간담회 후 질의응답 시간에 데이터 접근성 경쟁력 문제에 관해 질문하자 S2W는 해당 문제를 소프트웨어 기술력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우리는 출발선부터 데이터를 제공받지 못하는 위치에 있었다”며 “당연히 AI 분야에선 데이터 중요성이 커질 것이고, 데이터를 정제하는 독특한 기술을 누가 많이 가져갈 것인지가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 점에서 우리가 불리한 여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출발선부터 불리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지금의 기술력을 보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는 시작부터 다크웹이나 텔레그램, 가상자산처럼 끌어모을 수 있는 데이터를 찾았고, 이 대량의 데이터를 가볍게 정제하고 빠르게 활용하는 점에 집중했다”면서 “그 결과 팔란티어보다 더 가볍고 효율적인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미국 팔란티어 사례처럼 공공기업에서 민간 기업에 민감 데이터를 몰아주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러한 시장 동향을 분석해 해외에서 업무를 수주할 땐 해당 데이터는 내부에서 작업할 수 있게 해 여러 국가가 내부에서 데이터를 정제하고 AI를 구축할 수 있게 했고 이 점이 지금 우리에게 수출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딥시크 연상케 하는 혁신 기술 보유
서 대표의 말처럼 S2W는 다크웹과 텔레그램 등에서 다량의 데이터를 분석하며 안보 AI 기반을 갖췄다. 여기서 S2W가 던진 승부수는 기술력이었다.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정밀하면서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했다. 이에 회사는 ‘멀티도메인 교차분석 기술’을 개발 대규모 이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정보 간 상호 연관성을 분석·처리할 수 있게 했다. 데이터 분석과 정제에 유리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만든 것이다. 이는 최근 중국 AI 기업인 딥시크가 인간의 개입을 줄인 ‘인간 피드백형 강화학습’(RLHF)과 여러 개의 전문 모델(Expert Models)을 조합해 최적의 결과를 얻는 ‘MoE’(Mixture of Experts) 기술 혁신으로 저렴하면서도 높은 성능의 AI ‘딥시크-R1’을 출시한 것과 유사한 행보다.
S2W의 멀티도메인 교차분석 기술의 핵심 중 하나는 지식그래프 기반 교차분석이다. 지식그래프는 AI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간 맥락을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상관관계를 그래프 형식으로 표현하는 구조화된 데이터 모델이다. 이를 통해 AI는 데이터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색·분석할 수 있다. 범죄 수사 사례를 예로 들면 블록체인 데이터와 다크웹 데이터, 텔레그램 데이터들의 상관관계를 그래프 형식으로 구조화 해 범인을 찾는다고 볼 수 있다. S2W는 지식그래프 기반 클러스터링 교차분석 기술을 제공한다. 이기종 데이터를 연결하고 새로운 정보를 지속 입력·분석함으로써 전문 지식을 그래프화해 보관·축적된 데이터의 활용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박근태 S2W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를 활용해 고도화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단순한 원시 데이터가 아닌 상호 연결된 맥락을 가진 데이터가 필요하다”면서 “멀티 도메인 교차분석 기술은 다양한 도메인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중요 정보를 추출하고 연관성을 분석함으로써 최적의 인텔리전스를 도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술력 토대로 S2W는 마이크로소프트 생성형 AI 보안 플랫폼 공식 파트너사로 등재됐다. 한국 기업으론 유일하게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을 위한 보안 파트너 생태계에 이름을 올렸다.
박 CTO는 S2W는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술을 보유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연구를 지속했고, 글로벌 AI 학회인 ‘전산언어학학회’(ACL)에도 논문을 등재하는 등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급증하는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기술도 S2W가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엄청난 양이 쏟아져 나오는 데이터를 지식 그래프로 변환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근 데이터가 급증하고 있고 빅테크 기업의 생성형 AI는 수천억 파라미터를 가지고 이 데이터들에 접근하고 있는데 여기엔 엄청난 리소스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이 데이터를 소화하기 위해 1000분의 1 크기의 모델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리소스 역량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학습을 잘 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면서 “우리는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내 이 정도만 학습해서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2W는 기술력을 토대로 올해 하반기 코스닥 기술 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매출도 증가 중이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S2W 매출액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89% 이상이다. 현재 집계 중인 2024년 매출 역시 전년 대비 대폭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기욱 S2W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글로벌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매출은 해외에서 많아질 것”이라면서 “현재 해외 고객사는 정부 기관이기 때문에 민간 기관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며 글로벌 매출의 틀을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 스케일을 키우고 해외 사업을 확장하겠다”며 “아시아와 중동 시장을 1차 타깃으로 정해 해외 인재 유치와 지사 설립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