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렬 작가의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사진=한빛비즈

19년간 경복궁에서 자원봉사로 해설을 해 온 양승렬 작가가 최근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을 출간했다. 이 책은 현대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교양과 인격에 대한 안타까움과 근본적인 가치관의 회복을 바라는 염원으로 기획됐다.

양 작가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중근의 기개와 윤동주의 부끄러움”이라며, 이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논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많은 서예 글씨를 남겼다며, 기개가 드러난 문장은 ‘見利思義見危授命(견리사의 견위수명 - 이로움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더라도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 처럼 대부분 논어를 출처로 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윤동주가 쓴 서시의 첫 구절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은 논어의 獲罪於天 無所禱也(획죄어천 무소도야 –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에서 이어진 맹자의 仰不愧於天(앙불괴어천 –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다)과 맞닿아 있다.

작가는 논어가 절대적인 삶의 기준도 아니고, 과거의 사상이 우월하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다만, 2500년이 지나도록 살아남은 공자의 말에 담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삶의 방향성은 여전히 우리 시대에서 유효하다는 주장이다. 양 작가는 “사람이 가족의 보살핌 속에서 성장하고, 사회라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한 공자가 말한 근본적인 가치관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옳고 그름, 정의와 선에 대한 동양적 가치관은 대부분 공자가 정리한 개념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기존의 논어 번역서들이 가진 문장의 어려움과 딱딱함을 거르고, 보면서 바로 알 수 있도록 원문을 쉽게 풀었다. 논어의 핵심적인 문장 64개를 골라 뼈대로 만들고, 64개의 추가된 문장으로 살을 붙여 독자들이 논어의 메시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기에 조선의 그림으로 부드러운 감성과 작가의 삶을 담아 현실성을 보탰다. 양 작가는 이러한 새로운 시도로, 누구나 쉽게 다가가고 선입견에서 벗어나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과거 모터사이클 업계에서 한 브랜드의 총괄 담당자로 일하던 작가는 젊은 시절 알게 된 논어의 몇몇 구절로 치열한 삶에서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며, 옳지 않은 이로움 앞에서 흔들리지 않고 당당한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았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