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중추신경계 염증성 희귀질환인 MOG 항체 질환의 장기적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첫 발병 후 4일 이내 실시하는 급성기 치료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성민 교수, 안과 김성준·정재호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권영남·신하영 교수 공동연구팀은 2009년 1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국내 14개 병원에 내원한 MOG 항체 질환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급성기 치료 시점과 장기적 예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급성기 치료가 이 질환의 재발 위험을 낮추고, 자가면역반응을 진정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최근 MOG 항체 질환에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MOG 항체 검사법이 개발되며, 해당 질환에 대한 유병률도 증가하고 있다. 이 질환은 시신경염·척수염·뇌염을 유발하며 시력 손상, 운동 장애 등을 동반할 수 있으며, 재발이 잦은 것이 특징이다.

MOG 항체 질환 발생 초기에는 스테로이드 등을 이용한 ‘급성기 치료’를 실시하며, 이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면역억제제 치료’를 장기간 유지한다. 최근에는 급성기 치료를 조기에 시작할수록 재발 위험이 감소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절반 이상이 재발을 경험하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초기 치료 방침과 장기 예후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MOG 항체 질환이 처음 발병한 성인 환자를 급성기 치료 시작 시점에 따라 ▲조기(4일 이내) ▲중간(5~14일) ▲지연(15일 이후) 치료군으로 구분하고, 재발 위험을 1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MOG항체질환 급성기 치료 시작 시점에 따른 재발 위험 분석. 조기 치료군에 비해 중간 및 지연 치료군의 재발 위험은 2.02배, 2.64배 순서로 증가함.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분석 결과, 치료가 지연될수록 재발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치료군에 비해 중간 및 지연 치료군의 재발 위험은 각각 2.02배, 2.64배 증가했다.

또한, 장기간 면역억제제 치료 여부와는 관계없이 조기 급성기 치료가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가 급성기 치료를 조기에 받은 경우, 중간 및 지연 치료 환자보다 재발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로 연구팀은 급성기 치료 시점과 자가면역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혈청 내 MOG 항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조기 치료군은 지연 치료군에 비해 이 항체가 소실될 가능성이 약 7배 높아, 조기 급성기 치료가 자가면역반응을 억제하고 질병의 주요 표지자인 MOG 항체 반응을 없애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장기간 면역억제제 치료가 MOG 항체 소실과는 연관이 없지만, 재발 위험을 낮추는 독립적인 요인으로 확인되었으며, 급성기 치료와 장기적 면역 치료가 모두 장기적인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신경과학 학술지 ‘JAMA 신경학(JAMA Neu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성민 교수(신경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조기 급성기 치료가 MOG 항체 질환의 완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했다”며 “MOG 항체 질환을 초기에 적극적으로 진단하고, 급성기 치료를 신속히 실시한다면 재발과 자가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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