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 협력 목표로 한 경북대 ‘AI 페스티벌’, 산학 갈등의 장 됐다
AI 산학 협력차 열린 행사, 막상 까보니 “속 빈 강정”
“파리만 날렸다”… 설명회 및 전시 참여 기업 불만 多
기업들 비용 내지 않고 사업비로 행사 참여, ‘세금 낭비’ 논란
경북대(총장 허영우)가 주최한 ‘인공지능(AI) 페스티벌’이 본래 목표로 한 산학 협력이 아닌 산학 갈등의 장이 됐다.
27일 AI 페스티벌에 참여한 이들의 제보에 따르면 경북대 주최 AI 페스티벌에 참가 기업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대학에서 참여를 독려해 참가했지만, 막상 행사를 여니 ‘속 빈 강정’이었단 불만이다. 실제로 행사장엔 기대했던 것만큼 사람이 없어 시간만 낭비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경북대는 27일부터 양일간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AI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인공지능혁신융합대학사업단(단장 정호영)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등이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는 경북대 AI 팩토리 산학플랫폼(이하 AICOSS)을 알리고 기업과 대학 간 산합 혁력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AICOSS는 다양한 기업체와 대학 학생들을 자동 매칭해 AI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플랫폼이다. 경북대뿐 아니라 전남대, 성균관대, 전주대, 서울시립대, 서울과학기술대, 영지전문대 등이 참여했다.
행사를 주최한 정호영 인공지능혁신융합대학사업단장(인공지능학과장)은 행사에 앞서 “이번 행사를 통해 생성형 AI가 교육 현장과 기업체 간 연계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구체적인 실무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경북대의 뜻깊은 행사이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행사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속 빈 강정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참가기업 설명회는 물론 전시 부스, 체험장에 참여한 사람이 적었기 때문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대구 대표 국립대인 경북대에서 주최하는 행사라고 홍보해 애써 참여했지만 빈 강의장을 향해 설명회를 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미라클에듀 △코난테크놀로지 등 10개 회사가 기업 설명회를 열었다. 또 △티쓰리큐 △씽크포비엘 등 10개 기업이 전시부스를 마련했고 △드림아이디어 △뉴튠 등 10개 기업은 체험부스를 구성했다. 이들 기업은 별도 시간을 마련해 대구에 내려가 전시장을 만들고 설명회를 열었지만, 학생이나 관계자들의 참여가 없어 시간만 낭비했다고 토로한다.
사람이 적은 원인은 홍보 미흡이 꼽힌다. 행사의 주요 주제였던 AICOSS에 대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고 사전 홍보조차 빠르게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행사에 참여한 기업에서조차 AICOSS의 존재를 몰랐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기업은 전시 부스 비용 등은 내지 않았다고 한다. 전시에 참여한 기업들은 인쇄 홍보물 정도만 자체 비용으로 제작하고, 나머지 부스 비용은 경북대 측의 지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도 문제점이 제기됐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우리가 비용을 내지 않은 점은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이 비용을 다 대학에서 내진 않았을 것이고 결국 사업비로 충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당 사업비는 모두 국민 세금인데 이렇게 실패한 행사에 세금을 낭비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비난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기업 대표는 “이런 행사에 국가 세금과 사업비가 쓰이는 것을 봤을 때 올해 초 정부에서 추진한 연구개발(R&D) 비용 축소가 마냥 잘못됐다곤 할 순 없겠다”면서 “대학에서 기업과 학생들을 부르고 사업비를 이용해 이러한 행사를 할 것이었으면 더 신경을 써야 했다”고 충고했다.
한편, 경북대는 인공지능대학원과 인공지능융합혁신대학원 등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AI 인재양성 경쟁력도 크지 않다고 평가된다. 현재 인공지능대학원에는 △KAIST △고려대 △성균관대 △광주과기원(GIST) △포항공대 △연세대 △울산과기원(UNIST) △한양대 △서울대와 △중앙대 선정돼 있다. 인공지능융합혁신대학원으로는 △이화여대 △경희대 △인하대 △충남대 △한양대 ERICA △동국대 △부산대 △전남대 △아주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