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글로벌 드론·로봇 대회, 장충서 천여 명이 겨뤘다”
‘2024 G-PRC’ 대회 열기 뜨거워
말레이시아, 태국 등 8개국 참가
에이럭스, 대회 포맷 결합 글로벌 시장 공략
장충체육관에 드론과 코딩 로봇을 겨루기 위해 8개국에서 천여 명이 모였다. 24일 방문한 글로벌 드론·로봇 대회 ‘2024 G-PRC(Global Pro Robot Championship)’에서 스피드터치커넥트 월드 챔피언에 오른 말레이시아의 11살 오이 유 웨이(Ooi You Wei) 학생이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했다”며 “다음에도 우승하겠다”고 소감을 밝히자 관중석에서 큰 박수가 쏟아졌다.
유 웨이 학생이 참가한 스피드터치커넥트 경기는 자신이 코딩한 커넥트 로봇으로 주어진 숫자의 합을 빠르게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참가자가 직접 만든 로봇과 배틀 스위치를 활용해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 방식은 60초 동안 배틀 스위치에 나타나는 숫자를 터치해 정답을 만드는 것으로, 빠른 코딩 능력과 정교한 로봇 조작 능력이 승패를 좌우했다.
예를 들어 목표 숫자 ‘6’이 주어지면 4개의 배틀 스위치에 각각 1, 2, 3, 4의 숫자가 나타나고, 참가자는 로봇을 조작해 ‘2와 4(2+4=6)가 있는 배틀 스위치에 먼저 터치를 한 사람이 점수를 얻는다.
이날 대회에는 1000여 명이 참가했으며, 참가자들은 지난 7~8월에 걸쳐 8개국에서 진행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랐다. 경기는 △스피드 드론 △푸시앤런 비누 △스피드터치 커넥트 △스피드터치 테크닉 △LED터치 테크닉 △크리에이티브 코딩 등 총 6개 종목으로 진행됐다.
◇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 열띤 경쟁 벌여”
경기장 곳곳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작은 점수 차이로 패배한 학생이 눈물을 터뜨리는가 하면, 서로 로봇 조립법과 연습량을 묻는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스피드 드론 결승전이 열리자 관객석에서는 응원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스피드 드론 경기는 4개의 색깔로 나뉜 원을 드론으로 통과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는 주어진 시간 안에 지정된 색의 원을 가장 많이 통과해 점수를 획득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태국, 일본, 몽골, 필리핀 등 총 8개국에서 학생들이 참가했다. 이 중 일본, 몽골, 말레이시아, 태국, 중국 학생들이 현장 경기에 직접 참여했고, 나머지 3개국은 원격으로 경기를 치렀다.
아이들을 대회에 참가시키기 위해 이날 대회에 방문한 태국 학부모 킷티프라파 지와산티카른(Kittiprapha Jivasantikarn, 37) 씨는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이 기술과 창의력을 겨루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코딩과 국제적 교류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태국에서는 이번 대회에만 50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부모들도 자녀들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
에이럭스 제품을 일본에 판매하는 팔로우(Follow) 기업 대표도 이날 대회에서 만날 수 있었다. 노노베미사토 팔로우 대표는 “2년 전부터 고등학교에서 코딩 과목이 필수가 돼 일본에서 관심이 높아졌다”며 “일본에는 이런 전국 규모의 드론·로봇 대회가 없어서 세계 아이들이 코딩 프로그램을 배우는 자세를 보고 일본 코딩 교육에 더욱 힘써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으로
10회째 맞은 이날 대회에서 이다인 에이럭스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와 비전을 공유했다. 이번 G-PRC는 에이럭스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과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대회에 사용된 모든 제품과 콘텐츠가 에이럭스가 개발한 것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제품을 경험하고 대회 규모가 커질수록 새로운 매출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이 대표는 “이번 대회는 제품 판매를 넘어 현지 교육과 연계된 대회 포맷을 수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각국의 교육과 경쟁 문화를 결합한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럭스는 올해 일본과 몽골 등 신규 국가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영역을 확대했다. 일본 시장에서는 약 20만 달러(약 2억 7000만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고등학교 정보과학 교육 프로그램에 드론과 코딩 로봇을 공급했다. 몽골에서는 국가 ODM 방식으로 교육용 로봇을 제공, 현지 시장의 특성에 맞춘 수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태국에서도 런 커퍼레이션의 교육 브랜드인 코드지니어스(Code Genius) 와 파트너십을 맺고 시제품 3000만 원 규모의 코딩 로봇을 공급했다.
에이럭스는 미국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미국 최대의 홈 시큐리티 회사와 함께 드론 기반의 CCTV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이 솔루션은 주기적으로 저택 주변을 순찰하며 도난 및 침입을 방지하는 시스템으로, 현지 주택 구조에 적합한 맞춤형 기술이다. 이 대표는 “중국산 제품의 보안 우려로 인해 미국에서 우리의 기술력이 더욱 신뢰를 받고 있다”며 “향후 이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럭스는 글로벌 시장 수요 증가에 맞춰 인천 공장에서의 생산량을 기존 15만 대에서 50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현재 생산 라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법인을 통해 현지 고객과의 소통을 더욱 원활히 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드론과 코딩 로봇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