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 만에 수능 10개 유형 문제 생성
문제 상 모든 어휘와 문법 해설 AI로 자동 생성
“선생님 문제 출제 과정 혁신적으로 단축할 것”

이형종 렉스퍼 대표가 영어 문제 생성 인공지능 모델을 적용한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난이도를 사용자가 정하면 입시형 영어 문제를 생성해주는 인공지능(AI)이 등장했다. 유명 강사 능력을 모방해 문제를 생성한다. 속도는 사람보다 우월하다. 빠르게 문제를  출제할 뿐 아니라, 지문을 입력하면 지문 수준을 파악해 입시 유형별 문제를 만들어낸다. 물론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모든 어휘와 문법에 대한 해설까지 제공한다. 국내 AI 스타트업 렉스퍼(LXPER)가 개발한  ‘레슨 위드(LESSON WITH)’ 이야기다.

렉스퍼는 AI의 능력을 교사와 강사를 돕는 데 쓰는 기업이다. 챗GPT가 출현하기 전부터 먼저 교육 분야에 생성형 AI를 자체 기술로 도입했다. 문제 출제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개발하고 사용한 원조 기업으로 볼 수 있다.

이형종 렉스퍼 대표는 국내외 수능 및 다양한 시험의 어휘 데이터를 수년간 전처리하고 학습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문제 난이도 설정과 맞춤형 문제 생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사와 시험 출제자들이 겪는 업무 강도를 낮추고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수능 유형별 영어 문제를 AI가 생성하는 ‘레슨 위드’다. 이 서비스는 현재 베타 버전이 나온 상태로 오는 12월 13일 정식 출시 예정이다.

렉스퍼가 개발한 레슨 위드(LESSON WITH) 베타 버전으로 지문을 입력하고 생성한 문장 구조 분석 결과. / 구아현 기자

렉스퍼는 난이도 기반 영어 어휘 생성 기술로 시작한 회사다. 지문을 입력하면 해당 지문의 어휘를 추출해 단어장을 만들어주고, 어휘 수준과 출제 빈도를 제공한다. 지문에 있는 문법을 추출해 해설집도 만들어준다. 기존의 일방적인 학습 방식에서 벗어나, AI 기술을 통해 쌍방향 어휘 학습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후 렉스퍼는 기술을 고도화해 영어 문제 자동생성 AI 모델인 ‘ATM(AI Test Maker)’를 개발했다. 이번 ‘레슨 위드’ 서비스는 ATM를 고도화해 서비스명을 변경하고, 선생님이 입시 수준의 영어 문제 출제와 영어 단어 테스트 등 원스톱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렉스퍼 사무실에서 이형종 대표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 대표는 20년 이상 영어 교육 업계에서 활동해 온 전문가다. EBS 및 여러 출판사에 어휘, 듣기, 독해, 등 주요 분야 교재를 집필한 바 있다. 그는 “수년간 영어 교육 현장에서 어휘 난이도와 지문 분석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효율적인 양질의 학습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축적해왔다”며 “입시 환경에 최적화된 필요한 교육만을 제공해 학생들이 학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형종 렉스퍼 대표는 ‘레슨 위드’가 영어 문제만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난이도를 조절하고 문제 출제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아현 기자

◇ 단순한 문제 생성 넘어 문법과 어휘 난이도 조절

렉스퍼의 ‘레슨 위드’는 한 지문에 대해 영어 수능 출제 유형 10개 문제를 5초만에 생성한다. 인터뷰 중 직접 사용해본 결과, 한 지문에 10개 문제를 생성하는 데 5초 남짓이 걸렸다. 문제와 해설 생성뿐만 아니라 문법과 어휘 난이도도 조절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지문을 AI가 자동으로 분석해 난이도를 측정하고 문제를 생성한다”며 “사용자가 난이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말했다.

선생님 업무에서 기출 문제 출제, 각종 테스트는 업무시간을 늘리는 주요 요인이었다. 시험 문제를 출제해 검증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수능 영어 출제 유형만 봐도 주제추론, 문단요약, 제목추론, 밑줄어법, 요지추론, 밑줄어휘, 문장삭제, 문장삽입 순서배열 등 10개가 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레슨 위드’에 특정 인물의 이름을 더하면, 마치 그 사람과 함께하는 수업이 되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이러한 이름의 유연성을 통해 사용자들이 각자의 학습 경험을 더 친밀하고 특별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의도했다”고 설명했다. AI가 수준별 맞춤형 문제를 생성하고 이를 통해 교사가 학생 학습 진행을 더욱 면밀히 관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렉스퍼가 개발한 레슨 위드(LESSON WITH) 베타 버전으로 생성한 수능 10개 유형의 영어 문제. /구아현 기자

렉스퍼가 개발한 레슨 위드(LESSON WITH) 베타 버전으로 생성한 난이도 분석이 포함된 영어 어휘. /구아현 기자

◇ 챗GPT가 흉내 낼 수 없는 양질의 데이터 기반 생성

렉스퍼의 기술은 챗GPT 등 다른 생성형 AI 모델들과 차별화된다. 난이도를 기반으로 어휘를 생성할 뿐만 아니라 영어 문장 구조 분석을 기초부터 상세하게 분석해 보여준다. 렉스퍼는 실제 수능에 나오는 모든 유형 문제를 수준별 맞춤으로 생성할 수 있다. 난이도 기반 어휘 생성과 영어 문장 구조 분석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 대표는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나 문장 구조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어휘가 생성되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영어 어휘 시험지를 생성할 수 있다”며 “학습 난이도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학생 수준에 맞춰 교사나 시험 출제자가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흉내 낼 수 없는 간편하고 정확도 높은 서비스”라고 자신했다.

렉스퍼는 문제 생성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문제를 생성하고 전문가가 이를 다 검수하는 과정을 거친다. AI가 생성한 문제를 영어 교육 전문가가 검수해 정답 여부와 난이도를 확인하고, AI에 피드백을 제공해 학습에 반영하고 있다. 그는 “AI가 생성한 문제 정확도가 90% 이상이며, 정확도 10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종 렉스퍼 대표는 “천만이 넘는 방글라데시 초등학생들이 공교육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과 시장 진출 방안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구아현 기자

◇ 국내 교육 업체와 협력, 평가시험·AI 기반 교육에 도입

렉스퍼는 영어 문제 자동 생성 AI 모델을 국내 업체와 협력해 도입했다. 2022년 비상교육과‘VPEAT’이라는 초중등 영어능력평가 시험을 위해 ATM을 활용한 시험 문제를 제작했다. 필수 기본서 5권과 모의고사 세트 5권 총 10권을 AI 모델을 적용해 5개월 만에 만들었다. 이 대표는 “매년 4회 시행되는 이 시험 문제에 대한 불만이 없었다”며 “10권의 교재를 6개월 만에 제작하는 것은 자사의 영어 문제 자동 생성 AI 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렉스퍼는 비상교육 ‘비바샘 AI 수업 체험관’에도 영어 문제 자동 생성 모델을 적용했다. 사용자들이 지문 변경, 문제 생성, 어휘 분석, 영작문 교정 등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비상교육과 협력하고 있다.

렉스퍼는 국내 교육 시장에서 AI 기반 문제 생성 서비스로 입지를 다지며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현재 동남아시아 국가의 영어 교육 과정에 맞춤 서비스 제공을 검토 중이다. 이 대표는 “1000만이 넘는 방글라데시 초등학생들이 공교육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과 시장 진출 방안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