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즈 인터뷰 / 사진: 피네이션 제공

[인터뷰①에 이어] "저는 제가 상상도 못했던 만큼, 잘 된 것 같아요. 노래를 쓰는 게 좋았고, 그걸 그냥 방 안에서 혼자 녹음해서 듣고 그런 것에 재미를 느꼈는데 막연하게 가수가 되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몰랐던 시기, '언프리티 랩스타2'에 나갔고,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흘러오게 됐다. 상상할 수 없었던 길이었던 것 같아요."

헤이즈에게 지금의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변이다. "단순히 음악이 좋아서" 시작했던 그 길을 쭉 걸어 왔고,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헤이즈는 2014년 첫 싱글 '조금만 더 방황하고'로 가요계에 데뷔한 이후, 2015년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해 파이널 무대까지 진출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후 헤이즈는 래퍼로서의 모습뿐 아니라, 자신의 장점을 내세운 보컬 역량을 강화한 음악들을 통해 음원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어떨까. 헤이즈는 "참 저는 되게 겁도 많고 서투른 저 자신에 대해 스스로 채찍질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그런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나아질 수 있었다는 생각을 했고, 그 시간들이 고맙기도 하다"라며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헤이즈의 음악을 궁금해해주시고, 들어준 분들이 있어서 활동할 수 있었다. 그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같이 걸어와준 동료분들, 스태프분들께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데뷔 초반에는 힙합 감성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발라드 감성으로 변화한 것 같다는 말을 꺼내자 헤이즈는 "가사의 결에 따라 장르가 정해진다고 생각을 하는데, (데뷔 초반) 당시에는 너무 날 것이었고, 또 단어들에 화도 많았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결이 정리되었고, 저라는 사람이 뭔가 조금 더 차분해지고 정적으로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것이 자연스럽게 반영이 됐고 취향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도 지난 앨범들 중 수록곡을 들어보시면 발라드 느낌이 아닌 곡들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헤이즈는 여전히 음악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여러 팬들께서 기다리시는 곡들 중에 'And July'라든지 '언프리티 랩스타' 때의 감성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때로부터 거의 10년이 지났고 여러 변화가 있기 때문에 똑같지는 못하겠지만, 지금의 내가 그런 감성을 소화하면 어떤 식일까, 어떤 방향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야 할 것 같다."

또한, 음악적인 변화와 관련해 '빙글빙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는 "제가 생각했을 때 잘못 짚었던 것 같다. 모든 의견을 겸허히 감사하게 받아들이려 하는데, (저에게 변화를 말했던) 그분들이 말하는 변화와 도전은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런 고민을 그때부터 지금까지 했고, 또 앞으로도 계속하는 것이 의무이자 본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많은 곡들이 발매 당시에도 큰 사랑을 받았고, 발매 이후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스테디송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히트곡이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궁금했다. 헤이즈는 "앞으로 이 정도로 각인이 될 수 있는 곡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은 늘 있지만, 그래도 이런 곡을 만들어놔서 참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언제 그런 곡이 생길지 모르니까,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는 마음으로 곡을 쓰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특히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던 곡이 있는지 묻자 헤이즈는 "저는 정말 항상 놀랐어요"라며 "사실 '비도 오고 그래서'는 처음에 모니터링을 통해 타이틀에서 아예 탈락이 됐던 곡이었다. 그래서 앨범이 나오고 난 뒤 비가 오는 첫 날에 이걸 공개하는 마케팅을 했었는데, (반응은) 항상 알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때 사람들과 잘 맞았던 코드가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알 수 없지 않을까요? 너무 어렵네요"라고 답했다.

많은 곡들이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책임감이나 고민이 생겼을 터. 이러한 부분이 앨범 텀에도 영향을 끼친 것일까 묻자 헤이즈는 "예전에는 곡을 써놓고 고민하는 시간이 짧았는데, 지금은 여러 곡을 써놓고 이 정도로 충분할까 하는 고민의 시간이 길어졌다"라며 "이번 앨범 같은 경우 덜어낸 곡들도 있고, 발매 시기에 맞춰 다듬어야 하는 과정도 있었고, 생각이 많아지고 복잡해져서 자연스럽게 텀이 길어진 것 같다. 제 욕심일 수도 있지만, '더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는 '정답은 없다'라는 생각으로 저를 자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앨범 텀도 지금과 비슷할 것 같은지 묻자 헤이즈는 "작년에는 겨울 앨범을 냈고 올해는 가을에 냈으니까 다음에는 조금 더 빨리 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있기는 하다"라며 "계절적으로 어울리는 분위기의 곡을 담으려고 하니까 겹치는 느낌이 없으려면 추워지기 전이어야 할 것 같다. 7~8개월 정도 남은 것 같은데, 너무 늦어지지 않게 최선을 다해보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꾸준히 음악에 대한 고민을 하며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온 헤이즈다. 앞으로 10년 뒤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어떨까 묻자 헤이즈는 "상상이 정말 안 가요"라며 "그런데 그 때도 음악을 들려드리고 있는 모습이고 싶어요. 큰 목표나 먼 미래의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그때그때 생각하는 타입이지만, 제가 바라는 것은 지금처럼 음악을 들려드리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저의 본분을 잊지 않겠다. 제 음악을 들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항상 하시는 말이고, 또 저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노래를 듣고 위로가 됐고, 공감이 됐다는 메시지이다. 위로와 공감이 될 수 있는 곡을 잘 고민해서 들려드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건강하게 웃으면서 그렇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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