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 로스 英 농업기술센터 선임 “식량 위기 대응 AI 글로벌 협력 필수”
AI 융합 글로벌 애그테크 컨퍼런스 기조연설
AI 국제 협력 농업 프로젝트 강조
글로벌 식량 위기와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국제 협력이 강조됐다.
제나 로스(Jenna Ross) 영국 농업기술센터(Agri-Tech Centre) 선임 개발자가 2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AI 융합 글로벌 애그테크 컨퍼런스’에서 AI를 통한 글로벌 농업 기술 혁신과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농업 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영국 왕실로부터 대영제국 훈장(OBE)을 받은 바 있는 제나 로스는 이번 기조연설에서 영국 센터 역할과 국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과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영국 농업기술센터는 현재 영국에서 가장 큰 농업 기술 기관이며 올해 4월 합병을 통해 영국 농업기술센터 4개 중 3개가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됐다. 해외 학계, 정부, 기업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약 200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센터는 지금까지 400개 이상 프로젝트를 주최, 600개 이상 기업과 협력했다.
센터는 대학, 연구기관, 기업이 협력해 기술을 확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제나 로스는 “센터는 농업 기술과 국제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농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센터의 전문성과 시설을 통합해 축산, 작물 시스템, 자동화 등을 포함한 기술 역량을 결집하고 국제 협력을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나 로스는 아프리카 남부 탄자니아, 케냐, 앙고라 등 여러 나라에서 10년간 농업 기술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농부들과 공동 협력해 기업에서 개발 줄인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도입될 수 있도록 전략적 공동 협력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며 “아이디어가 실제 산업에 적용돼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에서는 지속 가능한 생산(Sustainable Production), 회복성 있는 식량 시스템, 원 헬스(One Health), 지능형 농업 (Smart Agriculture) 등 네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연구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생산은 농업 생산성을 높이면서도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분야로 토양 건강, 물 자원 관리, 에너지 사용 등에 속한다. 회복성 있는 식량 시스템은 식량 안보를 보장하고 안정적인 식량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기후 변화와 같은 외부 충격에 대비해 농업 시스템의 회복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원 헬스는 인간, 동물, 환경 건강이 상호 연결돼 있다는 원 헬스 개념을 바탕으로, 통합적이고 지속 가능한 농업 솔루션을 개발한다. 지능형 농업은 AI, 로봇공학, 자동화 기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농업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이날 제나 로스는 영국 농업기술센터가 추진한 주요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먼저 ‘달팽이로봇(SlugBot)’을 소개했다. 달팽이로봇은 영국 농업의 주요 해충인 달팽이의 정확한 위치를 탐지하고 방제할 수 있는 AI 기반 정밀 도구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농업 해충 1위인 민달팽이를 사용했다. 이 프로젝트는 AI 모델과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해 해충의 위치를 지도화하고 방제제를 효과적으로 적용함으로 작물 손상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술은 다른 해충 및 작물에도 확장 가능하다. 제나 로스는 이러한 점에서 AI 기술의 글로벌 적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질병 조기 감지 시스템 스프레이로봇(SprayBot) 프로젝트도 소개됐다. 이 시스템은 AI와 멀티스펙트럼 이미지 처리 기술을 활용해 경작지 내 질병을 탐지하고, 해당 데이터를 통해 자율 시스템에 통합해 정밀한 관리 방안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농업 생산성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로스 선임 개발자는 또 남아프리카에서 진행 중인 ‘Sweet Success’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사탕수수 농업을 바이오에너지 생산으로 전환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시도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토지 사용 문제와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농업 분야 노동력 부족에 따른 물류 로봇 프로젝트도 언급했다. 그는 “영국 기업 Antibot과 협력을 통해 자율적으로 작물과 농산물을 운반하고 관리하는 물류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농장 내 과일 수확 및 분배 작업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한 이후 겪은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농업 분야 노동력 부족”이라며 “과수원 내 시스템을 활용하고 스코틀랜드 식품 산업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국제 협력 프로젝트 가운데 케냐 감자 해충 식별 AI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도 소개됐다. 그는 “연구 프로젝트를 넘어 국제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정부, 산업, 학계를 연결해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협력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AI 융합 글로벌 애그테크 컨퍼런스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한 행사로 ‘초거대 AI로의 혁신, 애그테크 강국으로’라는 주제로 글로벌 식량 위기와 기후 변화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