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 당뇨, 유전적 고위험군은 2형 당뇨병 위험 3.25배 증가
임신성 당뇨는 출산 후 대부분 개선되지만, 당뇨병의 유전적 발생 위험이 높은 여성은 대조군보다 출산 후 2형 당뇨병 위험이 3.25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곽수헌 교수·서울의대 의과학과 최재원 연구원 및 국제 공동연구팀은 임신성 당뇨를 경험한 여성 1,895명을 대상으로 당뇨병 유전적 위험에 따라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서 고혈당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을 경험한 여성은 거대아를 출산하거나 분만 과정에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임신성당뇨병 여성의 90%는 출산 후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가는데, 5명 중 1~2명은 출산 후 10년 내 2형 당뇨병이 발병한다. 그러나 임신성당뇨병 여성은 일반적인 중년의 당뇨병 고위험군보다 상대적으로 젊을 뿐 아니라 체중, 혈압 등 당뇨병의 임상적 위험 요인이 명확히 나타나지 않아 2형 당뇨병 발병 예측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당뇨병의 유전적 위험을 정량적으로 표현한 ‘다유전자 위험 점수’를 당뇨병 발생 예측 지표로 주목했다. 다양한 인종 및 임상 환경을 가진 5개 코호트(UKBB, SNUH, KoGES, HAPO, MXGDM)의 임신성 당뇨 여성 1,895명을 대상으로 유전체분석을 실시해 당뇨병 관련 유전자변이 여부를 확인한 후, 다유전자 위험 점수를 계산해 2형 당뇨병 위험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다유전자 위험 점수가 1표준편차 높을수록 2형 당뇨병 위험은 1.52배씩 증가했다. 즉 다유전자 위험점수는 임신성 당뇨 여성의 출산 후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에 대한 독립적인 예측 인자였다. 특히 전체 코호트에서 다유전자 위험 점수 상위 10%인 ‘당뇨병 유전적 고위험군’은 나머지 90% 대조군보다 2형 당뇨병 위험이 평균 3.25배 높았다.
추가로 연구팀은 다유전자 위험 점수가 2형 당뇨병 발생 예측력을 유의미하게 개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존에 알려진 4가지 당뇨 위험인자(발병 연령, 당뇨병 가족력, BMI, 혈압)의 2형 당뇨병 발생 예측 정확도(AUROC)는 71%였으나, 다유전자 위험 점수를 추가해 분석하자 예측 정확도가 74%로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 분야의 권위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IF;14.8)’ 최근호에 게재됐다.
곽수헌 교수는 “이 결과는 다양한 인종과 임상 환경에서 2형 당뇨병 위험이 높은 임신성 당뇨 여성을 당뇨병 다유전자 위험 점수를 통해 비교적 정확히 선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산후 정기 검사 등 임산부의 맞춤형 당뇨병 예방 및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이번 연구 결과가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