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르자여성스포츠재단, 중동 여성 리더 육성 위해 韓 방문
샤르자 공주 “우수한 스포츠 경영 모델 배우러 왔다”
서울대, 한국형 스포츠 모델 전 세계 확산 도모

13일 만난 샤르자 공주이자 하난 알 마흐무드(Hanan AI Mahnoud) 샤르자여성스포츠재단 부의장은 “독자적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한국 스포츠 경영 모델을 배우러 왔다”고 밝혔다. /구아현 기자

한국형 스포츠 발전 모델이 아랍에미레이트(UAE)에 알려진다. UAE 샤르자 정부 관계자는 지난 13일 서울대에 방문, 여성 스포츠 발전을 위한 방향을 모색했다. 샤르자는 UAE을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하나로 문화 수도로 유명하다. 이번 서울대 방문엔 샤르자 공주인 하난 알 마흐무드(Hanan AI Mahnoud) 샤르자여성스포츠재단(SWS) 부의장도 함께했다.

이날 방문한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강의실에는 한국 스포츠 발전 모델을 배우러 온 UAE 샤르자여성스포츠재단과 관련 사람들로 북적였다. 김중헌 아시아태권도연맹 사무총장의 강연이 시작되자 샤르자 관계자들은 태권도 주요 장점부터 PSS(전자 보호 장비), 대한태권도 협회 등 구체적인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강의를 진행한 김중헌 사무총장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처음 도입된 전자 보호 장비에 대한 질문과 리우 올림픽에서 국제 심판의 남녀 비율을 50:50으로 맞춘 것과 관련해 여성의 위치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며 “여성 스포츠 리더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샤르자 정부 관계자들은 여성 스포츠 발전을 위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한국 방문을 결정했다. 샤르자는 2016년 여성스포츠재단을 설립한 후 스포츠 발전을 지속 모색하고 있다. 현재 여러 국가를 벤치마킹해 스포츠 분야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샤르자를 포함한 많은 중동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 사회 구조를 가지고 있어 여성 스포츠 리더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여성이 문화적 요소나 규범으로 스포츠 분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것도 문제다. 여성이 스포츠 분야 고위직에 오르는 것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샤르자 왕비 셰이카 자와헤르 빈트 모하메드 알 카시미(Sheikha Jawaher bint Mohammed Al Qasimi)는 여성 스포츠 육성을 사명으로 여기며, 여성 스포츠 기회 확대와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샤르자여성스포츠재단 주도 아래 이뤄졌다. 샤르자는 농구, 배구, 테이블 테니스, 육상, 펜싱, 양궁, 카타르(격투 스포츠 일종) 등 7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2년마다 아랍 여성 스포츠 대회(AWST)를 주최하며 아랍 세계에서 여성 스포츠 발전과 참여를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대회에는 16개국 이상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다. 재단을 통해 5000명의 소녀들이 혜택을 받고 있으며, 1000명 이상의 선수가 지원을 받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여성 권리와 참여를 높이고 여성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미 샤르자 정부는 서울대와 협약을 통해 세 번의 교육을 진행하기로 한 상태다. 앞서 온라인 교육을 통해 국내 스포츠 발전 모델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이날부터 22일까지 12일간 서울대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통해 국내 스포츠 관련 기관과 전문가를 만나며 교육을 받는다. 이후 서울대 관계자들이 직접 샤르자에 방문에 마지막 교육을 진행한다.

13일 방문한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강의실에는 한국형 스포츠 모델을 배우러 온 아랍에미레이트(UAE) 샤르자 공무원들로 북적였다. /구아현 기자

이날 만난 샤르자 공주이자 하난 알 마흐무드(Hanan AI Mahnoud) 샤르자여성스포츠재단 부의장은 “독자적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한국 스포츠 경영 모델을 배우러 왔다”며 “어느 나라 시스템을 그대로 복사해 오는 것이 아닌 기본적인 커뮤니티 요구와 기술적 수준에 맞는 고유한 시스템을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한국 태권도와 다양한 단체들이 스포츠를 확산·발전 시킨 우수한 협력 사례를 들을 수 있었다”며 강연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샤르자가 서울대를 선택한 이유는 스포츠 과학과 경영 세계 최고 대학 중 하나라고 평가해서다. 서울대는 스포츠 관련 학문에서 QS 세계 대학 랭킹(QS World University Rankings) 세계 7위 아시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난 부의장은 “서울대는 스포츠 경영 관련 분야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다”며 “스포츠 분야 연구, 훈련, 경영, 비즈니스 등 다양한 정보를 얻고 싶어서 협력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스포츠 도입에도 관심이 많다. 하난 부단장은 “올해 약 3만 달러(4000만 원) 예산을 편성해 샤르자에 어린이 대상 AI 스포츠 기술을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며 “AI 스포츠로 어린이 대상 스포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앨리트 스포츠 쪽에도 선수 육성을 위한 AI 활용 능력을 향상하려고 한다”고 덧붙었다.

하난 부단장은 “서울대를 통해 이번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10년 후 UAE 전역 여성 스포츠 분야를 이끌 것”이라며 “UAE가 경제와 관광 면에서 강국일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나라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 스포츠 분야 큰 발전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서 획득한 올림픽 32개 메달을 축하하고, 그 가운데 17개 이상이 여성 운동 선수들이 획득한 것에 기뻤다”고 축하했다.

이용호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학과장이 샤르자와의 협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샤르자는 서울대와 인재 교환 등 다양한 협력 가능성도 비쳤다. 하난 부단장은 “서울대와 교육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한국과 샤르자 간 스포츠 경영 및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한국 교육 역량을 활용해 개발 국가들이나 스포츠 발전이 더딘 국가들과 협력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대 체육교육학과는 이번 샤르자에 이어 카자흐스탄과 협력도 도모하고 있다. 한국형 스포츠 발전 모델을 알리고 전 세계로 확산할 계획이다. 이용호 서울대 체육교육학과장은 “샤르자에서는 실용적인 지식을 전달받기 원했다”며 “한국 스포츠 발전 모델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다음 교육은 샤르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용호 학과장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드림투게더 마스터 프로그램을 10년째 하고 있다”며 “저희가 쌓아온 노하우로 이번 샤르자와의 협력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자흐스탄과 같은 다른 개발국과 협력을 확대할 예정으로 전 세계에 한국 스포츠 교육 모델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샤르자 여성 스포츠 발전 교육 연수 첫날을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 /구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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