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tvN, SBS, 넷플릭스 제공

2024년 상반기에도 다채로운 장르의 드라마가 시청자를 울고 웃겼다. 드라마 시장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흥행을 견인한 작품부터 아쉬운 성적으로 고배를 마신 작품까지, 2024 상반기 드라마 흥망성쇠를 톺아봤다.

◆ 연속 3연타 tvN, 하반기도 흥행 이어갈까

올해 가장 웃은 곳은 tvN이다. 새해 첫날과 함께 시작한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시청률 12%(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흥행했다. 이만해도 성공인데, '눈물의 여왕'으로 쐐기를 박았다. '눈물의 여왕'은 '내조의 여왕', '별에서 온 그대', '사랑의 불시착' 등 흥행작을 배출한 박지은 작가의 신작이자 김수현, 김지원 등 화려한 주연배우 라인업으로 기획 단계에서부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화제 속에 방영을 시작한 '눈물의 여왕'은 방송 4회차 만에 10%대 시청률을 넘겼고, 최종회는 무려 24.9%를 기록해 tvN 역대 드라마 1위를 갈아치웠다. '눈물의 여왕'을 서비스한 OTT 넷플릭스에서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인도 등 세계 누적 68개 국에서 TV시리즈 톱 10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 tvN 제공

웹소설 원작의 '내 남편과 결혼해줘'로 인기몰이를 한 tvN은 또 한 차례 웹소설 원작 드라마를 선보였다. 웹소설 '내일의 으뜸'을 드라마화한 '선재 업고 튀어'다. 변우석과 김혜윤의 청춘 시너지에 스타와 팬의 사랑, 타임슬립 소재로 판타지 로맨스를 선보인 '선재 업고 튀어'는 올 상반기 최고 화제성을 이끌었다. 방송 시청률은 최고 5%대에 그쳤지만, 화제성 점유율 33%(굿데이터코퍼레이션, 4월 4주차 수치)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덕분에 tvN은 상반기에만 세 작품 연속 흥행을 기록하며 드라마 강자임을 입증했다.

tvN은 오는 22일 첫 방송되는 김소현과 채종협의 로맨스 드라마 '우연일까?'로 첫사랑 재회 로맨스를 선보인다. 1분기 일본 드라마 '아이 러브 유'를 통해 한류스타로 거듭난 채종협과 탄탄한 팬층을 가진 김소현이 '우연일까?'로 tvN 4연타를 이끌 전망이다.

◆ 체면치레하고 있는 MBC·SBS…KBS는 수목극 부활로 재기 노린다

사진: SBS, MBC 제공

지상파 드라마는 체면치레하고 있다. 한때 '드라마 왕국'으로 불렸던 MBC는 연초 이하늬 주연의 금토 드라마 '밤에 피는 꽃'으로 순항을 시작했다. 첫 방송부터 7.9%(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한 '밤에 피는 꽃'은 12부 최종회에서 18.4%를 기록하며 쾌조 스타트를 끊었다. '밤에 피는 꽃' 후속작으로 방영한 '원더풀 월드'와 '수사반장 1958' 역시 각각 11.4%, 10.8%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SBS는 장르물로 승부를 뒀다. 금토 드라마 '재벌X형사'가 최고 시청률 11%로 흥행 물꼬를 텄으나, 후속으로 방영된 '7인의 부활'이 전편 '7인의 탈출'(7.7%)보다 낮은 4.4% 시청률로 아쉽게 종영했다. 이후 지성 주연의 '커넥션'이 다시 14.2% 시청률을 회복하고 올해 금토극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바, 차기작 '굿파트너'로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사진: KBS 제공

KBS는 2024년 대표 드라마를 내놓지 못하고 고전 중이다. 지난해에도 흥행작이 없었던 KBS는 2024년 초 사극 '환상연가'로 분위기 전환을 꾀했으나 5%를 넘지 못하고 종영했다. 이후 방영된 '멱살 한번 잡힙시다'는 3.8%, '함부로 대해줘'는 1.4%로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여기에 일일극, 주말극까지 문제다. KBS 2TV 저녁 드라마는 10%대 시청률이 깨졌고, '스타 등용문'이라 불리던 주말드라마는 2022년부터 3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미녀와 순정남' 역시 후반부가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10%대 후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KBS가 2년 만에 수목드라마를 부활시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랜만의 KBS 수목극으로 나설 작품은 '완벽한 가족'으로 알려졌다. 작품은 김병철, 윤세아, 김영대, 박주현 등이 출연하며 일본의 거장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가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KBS 측은 "수목드라마 편성을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전한 상태다.

◆ 종편 드라마, 준수한 JTBC·의외의 MBN

사진: JTBC, MBN, TV CHOSUN 제공

종합편성 채널 중 꾸준히 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는 JTBC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 방영된 '웰컴투 삼달리'가 12.4%로 올해 방영된 TV 드라마(일일극, 주말극 제외) 시청률 4위에 올랐고, 이후 '끝내주는 해결사', '닥터슬럼프', '비밀은 없어',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으로 꾸준히 시청자를 찾았다. 특히 현재 방영 중인 토·일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가 8회 기준 시청률 8.4%로, '웰컴투 삼달리'보다 빠른 속도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극 후반부 활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MBN은 '완벽한 결혼의 정석' 이후 4개월여 만에 토·일 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를 편성했다. 세자빈에게 보쌈당한 왕세자라는 재치 있는 소재에 궁중 암투를 더해 입소문을 탔고, 극초반 1%대에 머물던 시청률이 최종회 기준 5.1%까지 상승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호조에 힘입은 MBN은 오는 8월 새 금토 드라마 '나쁜 기억 지우개'를 선보인다. 촬영 종료 2년 만에 빛을 보게 된 '나쁜 기억 지우개'는 김재중의 7년만 드라마 복귀작으로도 이목을 끌고 있다. 상반기 트로트 예능에 집중한 TV CHOSUN은 지난 2월 종영한 '나의 해피엔드' 이후 반년 만에 새 드라마를 선보인다. 최시원, 정인선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DNA러버'를 편성, 오는 8월 17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 OTT도 빨간불…대박작 없는 넷플릭스·디즈니+, 하반기는 나을까

사진: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업계 불황은 TV 방송국뿐만 아니라 OTT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덕을 봤던 OTT는 기대만큼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 최다 이용자를 거느린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상반기 대박 작품은 없어도 다채로운 장르로 시청자를 즐겁게 했다. '선산', '닭강정', '살인자 o난감', '더 에이트 쇼', '기생수: 더 그레이', '돌풍' 등 세대와 장르를 오가는 작품을 선보였다. '선산', '기생수: 더 그레이'와 '살인자 o난감', '더 에이트 쇼', '하이라키'는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대박이 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연말 공개될 '오징어 게임 시즌2'로 또 한 번 흥행을 이끌지 이목이 쏠린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올해로 국내 진출 3년 차를 맞은 디즈니+는 지난해 '무빙' 대박 후 미비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흥행 보증수표로 불린 송강호 등장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3월 진행된 콘텐츠 라인업 미디어데이에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김소연 대표가 '무빙'만큼의 기대작으로 '삼식이 삼촌'을 꼽았으나 흥행을 이끌지는 못했다. 송강호의 데뷔 첫 드라마 도전작인 '삼식이 삼촌'이 1960년대 복잡한 국내 정·재계를 배경으로 한 바, 젊은 세대와 해외 시청자를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평이다.

디즈니+ 역시 하반기에 대작을 배치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김혜수 주연의 '트리거', 박훈정 감독의 영화 '마녀' 세계관을 잇는 시리즈 '폭군',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조명 가게' 등이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과연 디즈니+가 '무빙'만큼의 흥행작을 배출하고 K드라마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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