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찍으며 알게된 먹먹함"…하정우X성동일X여진구X채수빈이 그린 실화 ‘하이재킹’
"먹먹함을 기대하고 찍었다기보다, 찍으면서 알게 됐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영화 '하이재킹'을 연출한 김성한 감독이 이야기했다. 1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하이재킹'의 시사회가 진행돼 김성한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배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이 참석했다.
영화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영화다. 그리고 이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김성한 감독은 영화 '1987'을 마친 후 '하이재킹'의 기반이 된 실화를 알게 됐다. 그는 "감동과 눈물을 위해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실제로 벌어진 사건이기 때문에 충실하게 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즘 관객이 '신파'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나는 '신파'를 좋아하기는 한다. 극에 어울린다면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이재킹'에서 그 지점을 강조하지 않은 것은 있었던 그대로를 담백하게 바라보며, 거기에서 오는 먹먹함이 있기를 바랐다"라고 연출에 염두에 둔 지점을 전했다.
하정우는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 여객기 부기장 '태인' 역을 맡았다. 하이재킹 상황을 의심하고 명령을 거부해 강제 전역을 당한 과거를 가진 인물로, 직접 하이재킹 상황을 맞닥뜨리며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인물이다. 하정우는 승객을 구하려는 '태인'의 동력을 "기본적으로 갖게 되는 사명감"에서 찾았다. 그는 "개인의 어떤 것보다 다수의 안전과 이익을 생각하는 것은 그가 가진 기본적인 사명감과 책임 의식이 아니었을까 싶다"라고 캐릭터에 깊이 이입한 모습을 보였다.
여진구는 여객기 납치범 '용대' 역을 맡아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다. 그는 "실제 모티브 된 인물이 있지만, 정보가 딱히 없어서 감독님과 대화하며 구상했다"라며 "폭탄이 터지기 전 용대의 감정과 상황에 몰입하며 자연스럽게 해보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함께한 하정우는 여진구의 악역 연기에 감탄했다. 그는 "여진구가 맡은 용대가 액션도 많고, 감정의 폭도 컸다. 특히, 육체적으로 부딪히는 장면이 많았다. 그때마다 (여)진구가 눈이 돌아가서 엄청난 에너지를 뿜었다. 그리고 촬영이 끝나면 상당히 미안해하는 표현을 했다. 그때 매 회차, 매 연기를 전력 질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대의 싱크로율은 말할 것도 없고, 여진구가 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지 열정적인 연기로 확인하게 해주는 순간들이었다"라고 여진구를 극찬했다.
성동일은 여객기의 기장 '규식' 역을 맡았다. 태인(하정우)과 함게 여객기 비행을 책임지는 베테랑 기장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다. 70년대 기내와 똑같이 구현된 좁은 현장에서 하정우와 함께 임했다. 두 사람은 작품 속에서만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며 남다른 신뢰를 드러냈다. 하정우는 "'국가대표' 때 성동일의 나이가 지금 제 나이다. 오랜 시간 함께하며 시간이 지나 작품에서 만났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 가슴 뛰는 순간이었고, 하루하루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채수빈은 여객기 승무원 '옥순' 역을 맡았다. 하이재킹 상황 속에서도 투철한 직업 정신으로 승객들을 챙기는 인물. 채수빈은 100% 고증에 맞춰 준비된 현장의 도움을 받아 연기했음을 전했다. 그는 "실제 사건 속 비행기와 비슷하게 고증된 공간에서 심지어 비행기의 움직임도 짐볼 장비를 통해 실제로 움직였다. 억지로 고민할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 연기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비행기까지 100% 고증을 통해 탄생한 작품이다. 하정우는 "이륙하고 착륙할 때 조작하는 버튼부터, 어느 정도 고도에 올라갔을 때 해야 하는 움직임들이 수학 공식, 화학 기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촬영 때마다 실제 민간 항공기 파일럿이 참여해 어떻게 조작하는지, 어떤 분위기인지 세세하게 알려줬다"라고 남다른 노력을 전했다. 비행기를 채운 승객들의 앙상블도 중요했다. 김성한 감독은 "승객들은 전원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했다"라며 "그들이 연기하면서 상황을 미리 알기보다 공통적으로 반응하길 바랐다. 전체 리허설을 여러 번 했다. 앙상블을 맞추는 데 엄청나게 노력해 주셨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실화를 완성한 것은 온기였다. 성동일은 김성한 감독에 대해 이야기하며 "모니터 앞에서 의존하지 않고, 카메라 옆에서 배우의 눈을 항상 보고 바로 옆에서 '큐' 사인을 낸다. 덕분이 배우들이 항상 믿고 따랐다. 배우인 나를 배우로, 눈을 바라봐주는 감독이라는 걸 느꼈다. 그게 가장 편안함을 줬다. 이 모든 시너지는 감독이 항상 좁은 공간에 꾸역꾸역 들어와서 배우의 눈을 봐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감독부터 배우 한명 한명까지 작품에 온기를 더했다.
한편, 영화 '하이재킹'은 오는 6월 21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