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애그테크 시대 연다
광주·전남·전북 뭉쳐 애그테크 생태계 만들어
전남도, AI 첨단 농산업 조성 위한 협력 체계 집중
광주·전남 등 호남권을 중심으로 애그테크(Ag Tech) 시대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농산업에 인공지능(AI)를 융합시킨 애그테크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인간보다 더 일을 잘하는 농부가 탄생하게 된다. 데이터 기반 지능형 농업으로 생산량 증가뿐만 아니라 생산·재배·유통 환경이 보다 똑똑해지고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는 최적의 상태가 될 예정이다. 또 농촌 인구 감소에 대응한 노동력 절감·환경 보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같은 애그테크 시대를 열 대표적인 사업이 호남권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1조 3000억 원이 투입되는 전남도의 ‘AI 첨단 농산업 융복합지구조성 사업’과 426억 원이 투입되는 ‘AI 융합 지능형 농업 생태계 구축 사업’이 대표적이다.
◇ 광주·전남·전북 뭉쳐 애그테크 생태계 만든다
AI 융합 지능형 농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농산업이 집중된 광주·전남·전북이 뭉쳤다. 3개의 광역 지자체와 광주·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농업기술원, 광주·전남·전북 테크노파크 등 9개 기관이 함께 추진하고 있다. 호남권 AI 융합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AI 융합 농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크게 AI 자율작업관제체계 실증 △AI 설루션 서비스 플랫폼 구축 △AI 기술고도화 및 사업화 지원으로 추진된다.
우선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관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농기계 원격자율작업, 노지정밀농업, 관제네트워크 분야 AI 설루션 실증 지원을 한다. 양방향 원격지원이 가능하고 실증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인프라를 먼저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단계가 완성되면 AI 설루션을 쉽게 쓰고 통합할 수 있는 AI 플랫폼 구축과 AI 설루션 실증을 연계한 AI 기술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광주·전남·전북에 AX(AI 전환)랩도 구축된다. 기업들이 AI 기술·서비스를 쉽게 실증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물리적 환경을 조성한 것. 실증 등 기술 컨설팅을 지원한다. 더불어 AI 설루션에 대한 신뢰성 평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시제품도 농가 현장 테스트를 통해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마케팅과 박람회 참가 지원을 통해 이를 전시하고 홍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달부터 AI 기술 사업화·고도화 지원도 시작한다. 오는 27일까지 광주·전남·전북 TP와 광주·전남·전북 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는 AI 설루션 실증지원과 AI 융합 기술고도화 지원, AI 기술 사업화 지원을 각각 공고했다.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글로벌애그테크컨퍼런스도 올해 열린다. 이경주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은 “지역 내 AI 기업들이 다양한 농업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지능형 농업 분야 혁신적인 서비스들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진흥원도 AI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함과 동시에 실제 적용 가능한 AI 서비스 확산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전남도, 지속 가능한 AI 첨단 농산업 조성 시작
전남도도 AI를 융합한 첨단 농산업 육성을 시작했다. AI 첨단 농산업 융복합지구조성 사업을 통해 약 100만 평에 산업단지, 연구기관, 테스트 베드 및 배후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약 70만 평의 산업단지에는 국립첨단농산업진흥원이 들어서 첨단농산업 혁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예정이다. 농산업빅데이터센터도 구축돼 통합된 데이터 표준화 체계를 구축하고 종자·재배·생산·가공·유통·소비 등 농산업 전 분야에서 생성된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통합 관리한다. AI 기반 첨단스마트 농기자재 유통 플랫폼도 구축한다.
약 30만 평에는 지능형 스마트 온실과 자동화 노지 재배단지 등 디지털팜랜드라는 테스트베드 생산단지를 구축해 AI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작물을 생산할 예정이다. 디지털팜랜드에서는 첨단농산업 전문인력도 양성한다. 이밖에 AI 디지털농업 체험과, 생산부터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풀필먼트 물류센터, 스마트 융복합 타운, 배후단지 등이 조성된다.
이 사업의 첫 행보로 전남도는 지난해 12월 AI 첨단 농산업 육성 포럼을 개최했다. 또 올해 초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올해 세계 최대 IT·가전쇼 CES에서 존디어(John Deere) 등 세계 애그테크 기업들과 미팅을 하면서 협업 기회를 모색했다.
AI가 농산업에 특히 주목되고 있는 것은 지속가능성 때문이다. 인구·지방 소멸, 환경 문제에 AI가 새로운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남도도 AI 융합 첨단 농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올해 초부터 CES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기업들을 만나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김영록 지사는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마련된 CES '전남관' 개관식에서 “AI, 지속 가능한 농업, 스마트 에너지 등 미래를 형성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설루션이 CES에 모인다”면서 “전남도는 혁신의 중심에 서서 세계 각국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발전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남도는 이후 5월에 ‘AI첨단농산업융복합지구조성’전략 세미나 개최해 관련 전문가를 모아 사업의 추진 전략을 세웠다. 앞으로 전남도는 AI 융합 농산업 조성을 함께할 기업·기관과 업무협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올해 7월에는 AI 첨단기술 등 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를 열고 9월 국회에서 AI 첨단 농산업에 대한 포럼을 개최해 ‘AI첨단농산업융복합지구조성’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연구용역비 3억원을 확보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농식품부를 방문해 타당성 연구용역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업 등과 협력 방안을 협의하고 있고 곧 농기계·스마트팜 관련 기업 연구소 및 생산시설 유치 등 릴레이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대규모 AI 농산업 생태계 구축 사업에 대해 이경환 전남대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전남대-충남대 디지털농업 인력양성 사업단장)는 “AI 융합 농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려면 민간 기업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갖춰야 한다”면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범단지 사업과 확장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진출을 이룰 수 있는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천 기술 개발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학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국내 스마트팜이 차세대 신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농업의 생산·유통·소비 전반에 걸쳐 로봇·AI·IoT·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적용과 축적되는 데이터를 쌓고 활용하는 디지털전환 기술 토대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에 조성되는 AI 첨단 농산업 융복합 지구는 산학연관이 보다 효율적으로 협업해 기술과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어 산업단지와 연구기관 집적화는 스마트팜 산업현장 문제해결에 필요한 현장 실증 기반 적극적인 환류 대응을 가능하게 하므로 현 스마트팜의 성장력을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