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AI 격차, 리터러시 문제 대두
안전성 조치로 초등학생들 생성형 AI 경험 어려워
서울교대·기업·언론 나서 안전한 AI 초등 교육 프로그램 운영

지난 1월 31일 열린 ‘디지털 교육 토론회(포럼)’에서 현직 교사 대상 교과 AI 디지털교과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교사와 학생의 활용 역량을 높여야 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왼쪽부터) 이상민 경희대 교수, 권정속 청마중 교사, 성민창 경인교육대 교수, 조재범 보라초 교사, 이종혁 하남고 교사. /구아현 기자

2025년부터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가 초·중·고에 도입되면서 AI 초등학교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내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교 공통·일반 선택 과목에 도입된다. 도입을 앞두고 교육부는 수업 변화를 유도할 선도교사 1만 2000여 명을 선정했다. 2028년부터는 종이 교과서가 아닌 AI 디지털 교과서로 전면 대체될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글로벌 사회에서도 AI 리터러시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21일부터 이틀간 열린 ‘AI 서울 정상회담’에서는 AI 안전성을 넘어 혁신과 포용성을 추구하는 논의에서 AI 격차가 중요하게 다뤄졌다. AI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국가별 AI 교육환경과 AI 리터러시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22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AI 서울 정상회의 ‘글로벌 AI 포럼’ 전문가 세션에서 “AI에 그 누구도 소외돼서는 안 된다”며 “안전하게 AI를 사용하면서 AI 이해도를 높이고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서울 정상회담은 한국과 영국이 공동 주최해 9개국 정상들이 안전·혁신·포용성 3대 거버넌스를 담은 ‘서울 선언’과 28개국 장관 참여로 ‘서울 장관 성명’이 채택됐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넘어 AI 리터러가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 초등학교 때 검색하는 법을 먼저 배우고 타자 연습을 했던 것처럼 현재는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김봉제 서울교대 교수 겸 AI가치판단디자인센터장은 “기존 세대가 정보통신 시대에 살았다면 현재 아이들은 AI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환경이 됐다”며 “인터넷 활용 능력을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친 것처럼 AI를 이해하고 삶에서 활용하는 역량을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야 이 시대를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AI 교육환경 조성이 중요하지만, AI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초등학생에게는 서비스 제한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챗GPT도 13세 미만 가입자를 제한하고 있다. 오픈 AI가 챗GPT 사용을 제한한 것은 안전성 우려에 대한 조치다. 생성형 AI가 미성년자에게 부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초등학생들이 생성형 AI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해 AI 리터러시 능력 함양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서울교대 AI 가치판단디자인센터와 AI 기업인 링클로브, 오썸피아, AI 전문매체 THE AI는 학생들이 교실 현장에서 쉽게 AI를 배울 수 있는 ‘AI Hada(하다)’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 국내 기업·대학·언론 모여 안전성 확보한 초등 AI 교육 프로그램 등장

초등학생의 AI 교육 기회 확장을 위해 국내에선 기업과 대학, 언론이 모여 AI 안전성을 확보한 초등학생 AI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서울교대 AI 가치판단디자인센터와 AI 기업인 링클로브, 오썸피아, AI 전문매체 THE AI는 학생들이 교실 현장에서 쉽게 AI를 배울 수 있는 ‘AI Hada(하다)’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과 기업이 교육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고 교육을 전공한 교수와 AI 전문가들이 직접 학생들을 지도한다. 강사로는 국내 초등 교육 전문성을 가진 서울교대 현직교수와 서울대 연구원, 기업 전문가 등 현직 교육 및 AI 분야 전문가가 나선다. 초등학생들이 쉽게 배우고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든다는 의미로 ‘인공지능을 하다’라는 뜻을 담아 ‘AI Hada’ 프로그램과 AI 챗봇을 만들었다.

제1기 교육 프로그램은 6월 15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2주간 주말을 이용해 총 4번의 강의이며 제1기 교육 프로그램에는 최대 30명까지 수강 인원을 모집한다. 수강 신청 기간은 5월 18일부터 6월 11일까지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 AI로 교육 업계도 혁신 바람 불어

정부의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으로 AI 교육 업체에도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교육부는 올해 AI 디지털 교과 예산을 5333억원 편성했다. AI 디지털 교과서로 수업할 교원 연수에 3800억 원을 투입 교원 역량을 먼저 끌어올려 내년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AI 교과서가 국내 에듀테크 회사들의 새로운 시장이 되고 있다. 많은 교육 기업이 AI 플랫폼 개발과 AI 전환을 통해 AI 디지털 교과서 시장을 선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웅진씽크빅, 와이비엠, 천재교육, 미래엔, 비상교육, 아이스크림에듀, 교원그룹 등이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 중이다. 교육 관련 업계가 디지털교과서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교육 업계에 따르면 AI 교과서는 연 구독료 6~10만 원 수준으로 관련 시장 규모는 조 단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현재 종이 교과서는 권당 6000~9000원 수준으로 연간 시장 규모는 약 5000억 원이다.

학습 플랫폼 콴다를 운영하는 매스프레소와 비상교육은 수학 디지털교과서 플랫폼 개발을 하고 있다. 매스프레소는 모르는 문제 사진을 찍으면 맞춤형 풀이와 학습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W·AI 에듀테크 기업 로지브라더스도 출판사 씨마스와 손잡고 초등 정보 교과 AI 디지털교과서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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