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 인터뷰
사용자 편에서 올바른 AI 활용 지원
“AI 기술에 매몰되면 안 돼… AI 활용 좌표 설정 필수”

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가 사용자 편에 선 AI 활용을 강조했다. /김동원 기자

인공지능(AI) 전성기다. 어디서든 어느 분야이든 AI란 단어가 결합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빙하기에 갇혀 있던 AI가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융합의 산물이 됐다.

하지만 AI가 모든 사람에게 범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간의 소식과 다르게 실질적으로 AI를 업무 영역에서 활용하는 이는 적다. AI를 어디에 활용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적용하면 좋을지 기준이 서지 않았고, 생성형 AI가 내놓는 답변이나 이미지가 정확한지, 저작권 등의 문제는 없는지 혼란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AI가 기술적으로는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사용자 편에 서서 AI 활용을 돕는 솔루션은 그만큼 발전하지 못한 까닭이다.

이 문제에 대응해 ‘AI 변호사’를 자청한 기업이 있다. 고객관계관리(CRM) 글로벌 1위 기업인 ‘세일즈포스’다. 이 기업은 AI의 비즈니스 활용 관점에서 사용자 편의성을 증대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AI 데이터 구축부터 사일로 현상 완화, 생성형 AI 활용, 안전한 AI 사용 등을 지원한다. 최근엔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AI가 발생시키는 탄소 배출 문제를 완화하자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실제로 세일즈포스는 AI 활용을 위한 연합군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2016년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해 온 AI인 ‘아인슈타인’은 물론, 데이터 기업인 ‘태블로’, 소프트웨어 사일로 현상 완화를 지원하는 ‘뮬소프트’, 사용자 친화 인터페이스가 강점인 지능형 생산성 플랫폼 ‘슬랙’ 등 AI 활용 전 단계를 지원할 수 있는 기업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야말로 AI 활용 연합군을 구성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전 세계 기술기업에선 처음으로 AI 윤리 부서를 신설, 사용자들이 안전하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무대도 구축하고 있다.

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는 “25년간 고객 접점에서 CRM 서비스를 공급해 온 세일즈포스는 사용자를 잘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기업”이라면서 “사용자인터페이스(UI)는 물론 데이터와 모델 지원 등 사용자가 AI를 쉽게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AI 공급사들의 기술 경쟁이 본격화한 와중에 누군가는 사용자 편에 서서 올바른 기술 사용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세일즈포스 코리아는 한국 기업과 사용자를 위해 올바르고 편리한 AI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일즈포스는 태블로부터 뮬소프트, 슬랙 등을 토대로 AI 활용 연합군의 면모를 갖췄다. /세일즈포스

◇ 세일즈포스가 ‘AI 변호사’인 이유

세일즈포스가 AI 변호사로 불리는 이유는 사용자의 편에 서서 AI 활용을 직간접적으로 돕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는 영업, 마케팅, 유통, 서비스 등 기업이 고객과 만나는 접점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AI도 이 중 한 가지다. 회사는 고객 접점에서 AI가 범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 2016년부터 아인슈타인이란 AI를 개발·공급해왔다. 아인슈타인이라는 명칭을 유족으로부터 구매해 AI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것도 세일즈포스가 AI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일즈포스의 AI는 생성형 AI 시대가 본격 개막함에 따라 더 빛을 보았다. 생성형 AI 등장으로 AI를 각 비즈니스 분야에 적용하려는 기업이 많아졌고, 세일즈포스는 발 빠르게 ‘아인슈타인 GPT’ 등 생성형 AI 모델을 만들어 기업들의 AI 활용을 도왔다. GPT 등 범용 모델이 할루시네이션(환각)이나 전문 데이터 부족, 보안 문제 등으로 비즈니스 분야에 활용이 어려운 만큼, 아인슈타인으로 해당 문제를 개선하며 AI를 고객 접점에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최근 국내외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한 기업들이 많아졌지만, CRM을 기반으로 오래 전부터 고객 접점에서 AI를 제공해왔고, 태블로와 뮬소프트, 슬랙 등 AI 지원을 위한 연합 체계를 갖추고 있단 점이 이들 기업과 차별된다.

세일즈포스는 여기에 더해 지난 3월 글로벌 연례행사 TDX 2024에서 ‘아인슈타인1 스튜디오’와 ‘아인슈타인 코파일럿’을 공개하며 사용자들이 AI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아인슈타인 1 스튜디오는 세일즈포스 생성형 AI 기술과 기업의 데이터를 통합해 고객 접점 모든 영역에 걸쳐 AI로 생성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생성형 AI CRM 기술이다. AI 모델 개발이나 프롬프트 사용 등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튜디오다. 특정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맞춤형 AI 작업을 생성하는 ‘코파일럿 빌더’와 업무별 맞춤형 프롬프트 구축 및 활성화를 돕는 ‘프롬프트 빌더’, 다양한 AI 모델을 구축·도입하거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델 빌더’ 등을 지원한다. 사용자는 데이터를 이동하거나 복사하지 않고도 오픈AI, 코히어, 데이터브릭스, 구글 클라우드의 버텍스 AI 등 세일즈포스 생태계에 포함돼 있는 파트너 기업들의 생성형 AI 모델을 선택해 데이터 클라우드 상 데이터로 학습시킬 수 있다. 또 관리자나 사용자가 별도 코딩 작업 없이도 재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지정 AI 프롬프트를 자동 생성해 업무도 간소화시킨다.

손 대표는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필요한 서비스를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스튜디오를 통해 필요한 AI 기능을 쉽게 개발할 수 있다”면서 “자주 사용하는 프롬프트를 늘 만들 필요 없이 코파일럿 빌더를 통해 이용하면 돼서 AI 워크플로우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일즈포스가 AI 엔터프라이즈를 지원하는 5개 단계. /세일즈포스

아인슈타인 코파일럿은 할루시네이션 현상과 같은 AI 활용에서의 장애 부분을 개선해준다. 아인슈타인 트러스트 레이어에서 제공하는 개인정보보호와 보안 조치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AI와의 상호작용을 지원하고, 데이터 클라우드의 데이터를 근거로 맞춤화된 답변을 생성할 수 있게 돕는다.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을 추천해 줘”라고 입력하면 고객이 구매한 제품과 상위, 유관 제품을 이해해 관련 답변을 제시할 수 있다.

손 대표는 국내에서도 세일즈포스의 AI 기능이 비즈니스 성장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한 전자제품 기업의 고객센터에서는 세일즈포스 AI를 활용해 고객 상담 만족도와 직원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냉장고가 고장 난 고객이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상담사에게 구매 이력 등이 바로 조회되고 고장 가능성에 관한 정보를 바로 알려줘 상담을 도와서다. 이로 인해 고객은 어떤 제품이 고장 났는지 등을 상세히 얘기할 필요가 없어 높은 서비스 만족을 느끼고 직원 역시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

손 대표는 “생성형 AI가 잘하는 것은 요약과 검색, 글쓰기”라며 “이 3가지 분야에 들어오는 업무 영역에서만큼은 생성형 AI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일즈포스는 사용자가 AI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 단계에 해당하는 모든 고객 접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 AI, 기술만 쫓으면 이류, 비즈니스에 녹여내면 일류

세일즈포스가 AI 분야에서 사용자에 집중하는 이유는 AI 주체이자, 이 시대를 이끌 존재가 바로 사용자여서다. 손 대표는 이 사용자들이 진정한 AI 주체가 되려면 기술에 매몰돼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기술만 쫓지 말고 올바른 활용법을 찾아야 진정한 AI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기반 디지털 전환에서의 핵심은 ‘비즈니스 퍼스트’”라며 “각 분야 비즈니스에 AI를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야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첫 번째로 중요하고 그다음이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언어모델(LLM)로 무엇을 할지, 어떻게 내 업무를 개선할지를 먼저 계획하고 이에 맞는 AI를 도입하고 이후 변화 관리에 힘써야 한다”면서 “지금은 AI 모델이 무엇이 좋은지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등 기술만 쫓아 올바른 AI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에서 AI 도입 좌표 설정에 우선 해야 하는 일은 사일로 현상 완화라고 조언했다. 고객 데이터에 관한 정보가 부서별로 나뉘어 있다 보니 AI 적용과 활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 기업에선 사일로된 데이터베이스가 160개 정도”라며 “관련 정보가 모여야 AI든 CRM이든 할 수 있는데, 지금은 사일로 현상이 심해 이 부분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AI 적용을 잘한 기업 사례로는 구찌를 꼽았다. 세일즈포스 고객사이기도 한 구찌는 AI를 도입할 때 약 1년 반 동안 시간을 갖고 회사에 맞는 AI를 제작하고 도입했다. 구찌는 이 과정을 ‘구찌파이’라고 부른다. AI를 구찌화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기업의 경우 구찌에서만 쓰는 용어 등을 모두 AI로 학습한 후 업무에 적용했다. 본격 활용하기 전에는 구찌에서 경험이 많고 일을 잘하는 직원으로부터 AI를 점검할 수 있게 했다. 손 대표는 “구찌는 AI를 기업 스타일에 맞게 잘 만든 사례”라며 “한국 기업들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각 기업에 맞는 스타일의 AI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는 한국 AI 활용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 세일즈포스코리아, 한국 AI 활용 강화 약속 

손 대표는 세일즈포스코리아의 수장으로서 한국 AI 활용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AI 활용에 있어 국가마다 문화가 달라 ‘소버린(자주적인) AI’가 강조되는 만큼, 한국 AI 기업들과 생태계를 구축하고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세일즈포스 벤처스를 통해 국내 기업에 투자를 지속 진행하면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는 AI 업체와 결합해 한국 고객들한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방향도 추진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본사와 한국 AI 기업의 협업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얘기는 논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한국 AI 업체와의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역할이고, 본사에서도 기대하고 있기에 한국에서 AI 활용을 잘하는 방법을 지속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세일즈포스가 추진하는 세상을 좋게 하는 변화에도 지속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AI 윤리나 친환경 활동, 기부 활동뿐 아니라 AI로 인한 변화에도 앞장서겠다고 했다. 그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정치나 다른 활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업의 역할이 크다”면서 “세일즈포스 코리아는 한국에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지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1% 기부와 같은 활동부터 올바른 AI 사용과 확산까지 작은 노력들을 이어가 가치 있는 일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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