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지난 2월 유전성 망막 변성 유전자 치료제인 노바티스 ‘럭스터나(Luxturna)’의 급여화 결정 이후 처음으로 환자 수술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럭스터나는 ‘레버 선천 흑암시(Leber’s Congenital Amaurosis)’와 ‘망막 색소 변성(retinitis pigmentosa)’을 유발하는 RPE65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성 망막 변성 치료제로 지난 2017년 미국 FDA에서 승인받았다.

김상진 교수가 첫 적용대상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병원에 따르면, 김상진 교수팀은 지난 3월과 4월에 올해 2월 심평원에서 승인받은 환자 2명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두 환자가 앓고 있는 RPE65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성 망막 변성은 망막 시세포 기능 저하로 어려서부터 심한 야맹증과 시력 저하, 시야 좁아짐, 눈 떨림이 발생하며 결국에는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빛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거나 밝은 곳에서도 캄캄한 어둠 속에 등불 하나 켠 수준의 빛만 감지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에서는 약 10만 명 중 2~3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졌으며, 국내에는 RPE65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성 망막변성 환자가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럭스터나는 인체에 감염병을 일으키지 않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에 RPE65 정상 유전자를 삽입한 뒤 환자 망막에 투여하여 변이 유전자 대신 정상 유전자가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임상 시험 결과를 보면 치료 후 정상 수준의 시력을 회복할 수는 없어도 영구적인 시력상실을 막고, 스스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빛 감지 능력을 높여주는 등 시기능 회복 효과가 있다. 올해 3월 첫 수술을 진행한 환자도 4월 수술 후 경과 확인 시 빛 감수성과 야간 시기능이 개선됐다.

국내에서 럭스터나 가격은 양안에 약 6억 5천만 원으로 미국, 일본보다 상당히 저렴하게 책정됐다. 급여 적용 시 환자 본인부담금은 환자본인부담상한제 적용을 통해 소득에 따라 환자당 최대 800여만원이다. 수술 후 입원 기간도 짧아 수술 후 다음 날 퇴원도 가능하다. 단 양안 모두 수술 시 1주일 정도 간격을 두고 수술을 진행한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김상진 교수는 “3년 전 도전했던 레버 선천 흑암시 환자 수술이 첫 시도에 그치지 않고 약제 급여화를 통해 이어갈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치료제가 만들어진 후에도 비용 문제로 실제 치료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 이번 럭스터나 급여화를 통해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전성 망막 변성의 100개가 넘는 원인 유전자 중 현재까지 단 한 개의 유전자에 대한 치료제만 상용화되어 있어, 향후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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