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채 외관(사진제공=화담채)

올봄 아름다운 산책로로 유명한 화담숲에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열었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 리조트 내 화담숲에 입구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화담채’다. 정식 개관일을 하루 앞둔 지난 28일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화담채를 직접 둘러보고 왔다.

화담채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이라는 화담숲의 철학과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담아냈다. 화담채가 만들어지기까지 총 1085일이 걸렸으며 백여 명의 전문가들이 함께 했다.

화담채의 여정은 오브제(objet) 계단으로 시작한다. 오브제 계단은 소나무 언덕에 설치되었는데 계단은 소나무를 피해서 설치해 자연과의 교감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계단은 단순히 오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기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빛에 의해 변화하는 콘크리트의 질감과 소나무 그림자는 방문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화담채(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오브제 계단을 다 오르면 ‘뜰’이라는 공간에 들어서게 된다. 화담채의 모든 공간은 한옥의 명칭을 지니고 있는데 ‘본채’와 ‘별채’, ‘뜰’로 구성된 커다란 가옥 자체가 화담채다.  

미디어아트관이 있는 화담채‘별채’(사진촬영=서미영 기자)



미디어아트관이 있는 화담채‘별채’(사진촬영=서미영 기자)

미디어아트관이 있는 ‘별채’에서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처럼 화담숲의 자연을 영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화담채는 숲의 내밀한 이야기를 예술가의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전시해 공간의 깊이를 더했다. 

약 137평에 7미터 높이의 별채에서는 화담숲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표현한 2가지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먼저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중인 이희원 작가의 ‘플라워’는 6개월 동안 화담숲 꽃에 자생하는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을 수백 시간에 걸친 타입랩스로 찍어 몰입감 높은 미디어아트를 완성했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저작권 문제가 없는 3억5천 장의 데이터와 화담숲의 이미지 6천7백 장을 학습한 뒤, 화담숲의 사계절 풍경을 상상해 계절에 맞는 화풍의 그림으로 재창조했다. 변화하는 숲의 시간 속에서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공지능이 예술적으로 연결되는 순간을 감상할 수 있다. 


화담채 본채에 있는 이태수 작가의 ‘스톤 컴포지션 039(Stone Composition 039)’

‘본채’로 들어서면 바위를 구름처럼 공중에 띄워 색다른 시각적 경험을 창조한 이태수 작가의 ‘스톤 컴포지션 039(Stone Composition 039)’를 만나볼 수 있다. 이태수 작가는 평소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위나 유리, 철근 등의 소재를 통해 시각적으로 느끼는 무게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해 반문하며 작품을 위트있게 설치해 내는 작가다. 작품은 곤지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암석의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건물 위쪽에 있는 큰 천장을 통해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의 조도를 통해 또 다른 느낌으로 작품을 감상해 볼 수 있다. 

이석 작가의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웨이비 포레스트(Wavy Forest)’(사진촬영=서미영 기자)

‘마당’을 지나면 화담숲을 유영하는 물고기를 방문객이 직접 만들 수 있는 이석 작가의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웨이비 포레스트(Wavy Forest)’를 만나게 된다. 미디어아트만의 모험적이고 판타지한 느낌을 살리고자 깜깜한 밤에 물고기가 유영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영상에 보이는 물고기들은 LG상록재단에서 발간한 ‘한국의 민물고기’ 책자를 사용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해 교육적인 측면을 고려해 관람객이 종이에 그린 그림이 3D 영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재미 요소를 더했다.

정우원 작가의 ‘더 버드(The Bird)’(사진촬영=서미영 기자)

로봇공학 출신인 정우원 작가의 ‘더 버드(The Bird)’는 엔지니어링을 기초로 만든 작품이다. 새의 우아한 날개짓을 작품에 담았는데, 새의 모습은 시간이 멈춘 듯한 찰나의 순간으로 표현했고 그림자를 통해 무한 반복되는 움직임이 역설적으로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감을 전달한다. 

전아현 작가의 작품 ‘심산, 화담의 초상’(사진제공=화담채)

이어진 공간은 제3 전시실로 레진과 콘크리트로 운무에 둘러싸인 화담숲의 산세를 표현한 전아현 작가의 작품 ‘심산, 화담의 초상’이 놓여있다. 곤지암 일대가 안개 낀 모습을 형성화한 작품이다. 작품을 위해 실제 드론을 띄어올려 산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내진을 통해 안개가 대기까지 닿는 면적으로 표현했다. 관람객들은 화담숲의 운무를 바라보며, 그 안의 고요함과 깊이를 감상해 볼 수 있다. 

화담채 사랑

마지막으로 간 곳은 화담채에서 손님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사랑’이다. 사랑은 LG상록재단이 복원에 힘써온 황새의 날개를 형상화한 서까래와 함께 한지로 바른 벽, 콩기름을 바른 온돌장판, 대청마루 등 한옥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방문객이 예술 감상과 담소, 사유의 시간을 통해 화담숲을 보다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사랑에서는 신발을 벗고 대청마루 위로 올라가 따뜻한 온기와 함께 정면에 펼쳐진 통창을 통해 최병훈 작가의 ‘물의 명상’을 감상해 볼 수 있다.


화담채에서 통창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최병훈 작가의 ‘물의 명상’(사진촬영=서미영 기자)

바위와 물이라는 서로 다른 에너지를 가진 자연물을 대비해 표현한 이 작품은 자연이 가진 원시적인 힘과 아름다움을 정제하여 보여준다. 침묵하는 바위와 끊임없이 흐르는 물이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감상하면서 내면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화담채는 100%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화담숲 예약 시 함께 예약이 가능하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화담숲과 동일), 입장마감은 오후 5시, 이용요금은 5천원이다. 

한편, 화담채와 함께 화담숲은 오는 4월 말까지 ‘봄 수선화 축제’를 진행한다. 화담숲과 곤지암 리조트 광장 일대에는 총 10만여 송이의 수선화가 화사한 노란 물결을 이루며 봄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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