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배운 역사책들은 대체로 실록에 나온 정치, 제도 중심의 설명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 실제로 개인이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 보여주는 역사책은 드물기 때문에, 옛날 조상들의 실생활이 궁금하다면 이러한 책들은 적절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최근 신간으로 나온 ‘맹렬서생 노상추의 눈물나는 과거합격기’는 이러한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정조 때 무관으로 활동했던 노상추의 일기를 현대적 이야기로 창조해, 독자가 어려운 역사적 사실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쉽게 읽도록 했다.

이미지 제공=JS&D

주인공인 청년 선비 ‘노상추’는 안강 노씨 가문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지만, 두 형이 일찍 죽는 바람에 난데없이 가장이 된다. 아버지는 큰형이 사망하자 상심한 나머지 집안일을 모두 노상추에게 맡기고 유람을 떠난다. 어린 청년 노상추는 노비를 부려 농사를 지어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관혼상제와 같은 온갖 집안 경조사를 챙겨야 하며, 어려운 과거 시험에 붙어서 양반 가문으로서의 위상도 지켜나가야 한다. 17세의 어린 청년이 짊어지기엔 너무나 무거운 짐이지만, 노상추는 혼신의 힘을 다해 가장으로서 의무를 다한다.

1권에는 노상추가 가장이 되어 집안을 돌보는 이야기, 2권에서는 문과에서 진로를 바꿔 무과 시험을 보기로 결정하는 이야기, 3권에서는 한양 도성을 오가며 끈질기게 과거 시험을 보러 다니는 등의 ‘눈물겨운 도전기’가 펼쳐진다.

이 책에는 그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양반가 집안, 향촌 사회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이야기들을 싣고 있다. 각종 전염병, 역병에 희생되는 가족들, 출산 도중 목숨을 잃는 여인들, 돌을 넘기지 못하고 죽어가는 영아들, 조상 묫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치열한 송사(산송山訟),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사람들, 양반가 혼인 풍습 등 지금의 과학 문명사회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담겨 있다. 

책을 발행한 JS&D(제이에스앤디)는 “역사를 배우는 것은 과거에서 이어진 현재를 살펴보며 미래를 열어가기 위함”이라며, “이 책은 독자들에게 260년 전 한 청년 선비와 함께 과거 시험에 도전해 보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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