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디지털로 무장한 '벤츠, 신형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의 핵심 모델인 E클래스는 75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비즈니스 세단 세그먼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해 왔다. 2016년 국내에 출시된 10세대 E클래스(W213)는 국내 최초로 수입차 단일 모델 20만대 판매를 돌파하고, 8년 연속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 1위에 오르는 등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한국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 세계 E클래스 세단 판매 1위의 핵심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달 출시한 신형 E클래스(W214)는 국내 시장에 8년 만에 선보이는 11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이 모델은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잇는 외관 디자인,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외관은 아방가르드와 AMG 라인, 익스클루시브 등 총 3가지 디자인으로 구성했다. 아방가르드와 AMG 라인은 라디에이터 그릴에 벤츠 삼각별을 형상화한 스타 패턴과 크롬 테두리, 그릴 중앙에 위치한 엠블럼 등이 입체적으로 자리했다. 익스클루시브는 라디에이터 그릴에 3개의 수평 트윈 루브르와 보닛 위에 수직형 엠블럼이 적용돼 고급스러움이 더했다. 전 모델에는 광택 블랙 패널이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구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세련되게 마감했다.
E 300 4MATIC 이상 모델에 기본 적용된 디지털 라이트는 개별 헤드램프당 100만 픽셀 이상의 해상도를 자랑한다. 교통, 도로 상황, 날씨와 같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개별 헤드램프의 밝기를 주행에 최적화되도록 조절해 보다 안전한 운전을 지원한다.
측면부는 클래식한 3박스 세단 형태로, 짧은 프론트 오버행과 긴 보닛의 조합으로 안정감 있는 벨트 라인 실루엣을 갖췄으며 보닛 위의 파워돔으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부드럽게 흐르는 듯한 C필러 라인과 19인치 10 스포크 알로이 휠로 스포티한 느낌을 더했다.
후면부는 테일램프에 이전 모델과 구별되는 독특한 삼각별 엠블럼의 스타 패턴 디자인이 적용돼 특별함을 더했다. 램프 위쪽과 범퍼에는 크롬을 넣어 세련되고 날렵함을 더 강조한다.
실내는 신형 E클래스의 핵심이다. 벤츠 전용 운영체제 MB.OS의 선행 버전인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이를 통해 더욱 지능적인 디지털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5G 커뮤니케이션 모듈을 탑재해 LTE보다 훨씬 빠른 데이터 속도를 지원한다. 새로운 세대의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덕분에 디스플레이 기본 아이콘의 디자인 및 색상은 더욱 단순화되고 직관성이 높아졌다.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도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해졌다.
유튜브, 웹엑스, 줌, 앵그리버드, 틱톡, 비발디 등 다양한 앱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에센셜, 플로, 웨이브, 멜론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앱이 추가됐다. 이중 NHN벅스의 에센셜 앱은 별도의 앱 다운로드 및 이용권 가입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벤츠만을 위해 개발됐다.
티맵모빌리티와 협업해 실시간 교통정보에 기반한 자체 내비게이션도 이용할 수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벤츠 차량에 최적화한 차량용 내장형 내비게이션 티맵 오토를 추가할 예정이다.
개인화된 차량 설정을 지원하는 루틴 기능도 선보인다. 운전자의 온도 설정과 앰비언트 라이트, 오디오, 주차 카메라 등 차량 기능을 날짜와 시간, 위치, 온도 등 자신이 원하는 특정 조건과 연결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편의 기능을 자동화할 수 있다.
실내 디스플레이는 14.4인치 고해상도 LCD 디스플레이와 MBUX 슈퍼스크린을 제공한다. 기본으로 탑재되는 14.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햅틱 피드백 기술이 적용됐으며 운전자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MBUX 슈퍼스크린은 첨단 프라이버시 기능이 적용돼 운전자가 주의력을 잃지 않는 데 도움을 준다. 동승자석 감지 시스템을 통해 동승자석에 승객이 탑승해 있는 지를 구분해 승객이 있을 경우에만 동승자석 디스플레이 터치 및 이용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MBUX 슈퍼스크린 대시보드 상단에 적용된 셀프 카메라 및 비디오 카메라는 차량이 정지한 상태일 때 운전자는 온라인 화상 회의에 참여하거나, 개인적인 사진과 비디오를 촬영할 수 있다.
2열은 휠베이스가 이전 모델보다 20mm 더 길어져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레그룸은 최대 17mm 늘어나고, 너비도 25mm 증가한 1159mm로 이전 모델보다 넓어졌다. 트렁크 공간은 최대 540리터까지 적재할 수 있다.
신형 E클래스 전 모델에는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도입됐다. 48V 온보드 전기 시스템을 갖춘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은 2세대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를 통해 시동 시 최대 17kW의 힘을 추가 제공한다. 이를 통해 신속하고 부드러운 엔진 시동과 글라이딩, 부스트 및 회생제동 등을 지원하며 효율적인 주행을 돕는다.
국내 우선 판매되는 E 300 4MATIC AMG 라인과 E 300 4MATIC 익스클루시브에는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6.1초이며, 복합 연비는 11.6km/l다.
여기에 향후 추가되는 E 450 4MATIC 익스클루시브는 6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1kg.m을, 4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하는 E 220 d 4MATIC 익스클루시브는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44.9kg.m의 성능을 나타낸다.
전 모델에는 개선된 9G-TRONIC 자동변속기와 사륜구동 4MATIC 시스템이 맞물렸다. 프론트 액슬은 더 높은 토크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했다.
시승 모델은 E 300 4MATIC 익스클루시브 모델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체가 가볍게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 안정적이고, 항시 뛰어난 정숙성을 유지한다. 코너에서는 민첩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하면 엔진음은 더 웅장하면서 날카로워지고, 속도는 거침없이 올라간다. 컴포트 서스펜션이 적용돼 고속에서도 항시 편안하고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한다.
가장 최신 버전의 주행 보조 시스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도 인상적이다. 이 시스템에는 앞차와의 간격 유지 및 자동 속도 조절, 제동 및 출발을 지원하는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 최대 시속 100km의 속도 범위 내에서 도로 위에 정지돼 있는 차량에 반응하는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360도 카메라를 통해 차선을 감지하는 액티브 스티어링 어시스트 등이 조합됐다. 고속도로에서 사용해 보니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알아서 조절해 차로를 유지하며 차량이 가속과 제동, 조향을 보조해 준다.
신형 E클래스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E 220 d 4MATIC 익스클루시브 8290만원, E 300 4MATIC 익스클루시브 8990만원, E 300 4MATIC AMG 라인 93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