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파크트리플 염순찬 투어패키지사업그룹장 “차별화된 전략으로 여행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
2024년 여행업계 리더 신년 인터뷰 - 인터파크트리플 염순찬 투어패키지사업그룹장
인터파크 염순찬 투어패키지사업그룹장은 해외여행 초기 전성기부터 여행업과 함께 성장한 전문가다. 하나투어에서 영업 부문에서 시작해 상품기획, 영업전략, 마케팅을 거쳐 이커머스까지 다양한 직무를 리드했다. 2022년부터는 인터파크에 합류해 인터파크트리플의 패키지 투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나.
A. 인터파크트리플 투어패키지사업그룹에서 해외 패키지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하나투어에서 근무한 22년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25년 정도 여행 패키지 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다.
Q. 2023년 여행업계를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A. 코로나 기간 주춤했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시기였고, 항공석 공급 또한 연말에 이르러 코로나 이전의 100%를 회복하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았던 한 해였다.
기존의 전통적인 패키지 상품도 인기를 끌었으나, 패키지와 개별여행의 장점을 담은 세미 패키지 상품 수요가 늘면서 30~40대 고객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유럽은 워낙 물가도 높고 항공권도 비싼 편이다 보니, 젊은 층 위주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동남아는 휴양지 중심으로 인기가 많았으며, 일본은 엔저 현상 덕분에 젊은 층과 중장년층 모두에게 인기가 많았다. 미국, 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은 물가가 비싼 편이기 때문에 콘텐츠적으로 즐길 게 많은 유럽 지역을 찾는 경우도 고객도 늘었다. 또한, 취미와 취향에 맞춘 목적형 여행이 다양화되고 수요를 견인하기 시작한 한 해였다.
Q. 작년 한 해 동안 패키지여행으로 가장 많이 사랑받은 지역은 어디였나.
A.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면서, 패키지여행 역시 중·단거리 국가를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됐다. 국가로 따지면 일본이 1위, 베트남이 2위이고, 권역으로 보면 동남아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일본은 중소도시로 떠나는 항공편이 늘어나고 있다 보니 소도시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동남아는 가족, 친구와 함께 소규모로 떠나는 리조트 중심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장거리 쪽으로는 상승한 항공료와 유류세, 그리고 팬데믹 이후에 상승된 현지 물가를 고려했을 때, 대표적인 관광 랜드마크가 많은 서유럽(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지역이 가장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Q. 코로나 이후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나.
A. 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양극화되는 것 같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여행 수요 못지않게 비싸도 원하는 목적의 여행을 즐기려는 여행자의 수요도 늘어 양극화가 더 뚜렷해졌다. 그래서 인터파크도 프라이빗하고 목적 중심의 여행 상품을 계속 발굴하고 있다.
Q.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패키지여행 시장의 분위기는 어떤가.
A. 패키지여행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인터파크트리플 패키지 이용객 수는 전년 대비 300%가량 성장했으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대내외적 경제 여건에 따른 우려의 시각도 일부 있으나, 코로나로 눌려있던 해외여행 수요가 점진적 성장을 하고 있어 패키지여행 시장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한국인은 기본적으로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앞으로 여행 시장은 더 확장될 것으로 예상한다.
Q. 패키지여행의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A. 88올림픽을 기점으로 ‘해외여행 자율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여행업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해외여행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언어의 장벽, 해외에 대한 막연한 어려움이 컸다. 또한, 그룹 항공권과 개별 항공권의 가격 차이가 컸고, 성수기 및 휴가철에 대한 개념이 강했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과거의 패키지여행이라 하면, 해외여행의 어려움을 대신 해결해 주고, 여럿이 모여 가격을 낮추는 ‘가성비’ 중심의 패키지여행 시장이 주를 이뤘다.
2010년에 모바일 환경이 활성화되면서 여행업계도 큰 변화를 맞이했다. 이에 따라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도 모바일을 능숙하게 활용해 해외여행 준비를 할 수 있게 되면서 해외여행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 그래서 패키지여행과 자유 여행의 장점만 결합하는 트렌드가 확산했다. 높은 퀄리티의 항공·숙소·입장권 등을 미리 확보해 편리한 여행을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의 장점은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자유 일정 및 선택지 요소를 추가해 개인 맞춤형 여행을 지원하는 상품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러던 와중 코로나로 인해 소비자 개개인의 니즈가 점차 다변화됐다. 이에 따라 패키지여행도 가족, 연인 단위의 소그룹 맞춤 여행, 취미가 같은 고객을 모으는 목적형 여행 등의 ‘가심비’ 추구의 여행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이에 인터파크는 올해 초 동반자 유형에 따라 맞춤형 일정과 옵션을 상품화한 ‘W트립’과 특정 취미와 관심사에 여행을 결합한 ‘홀릭’이라는 고객 중심의 패키지 브랜드를 선보이게 됐다.
Q. 인터파크에서 최근 론칭한 신규 패키지 브랜드 W트립과 홀릭의 론칭 배경이 궁금하다.
A. 인터파크트리플은 자사 온라인 채널을 통한 예약 고객 비중이 가장 높은 편이다. 예약 트렌드를 살펴봤을 때, 30~40대 여성 고객이 여행 과정에서 주요 결정권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 고객의 여행 패턴을 살펴보면 친구, 연인, 아이, 가족, 부모님 등 다양한 동반자 유형으로 여행을 하는데 기존의 패키지 상품들은 동일한 메시지를 계속 주고 있었다. 우리는 3040 여성 고객들이 여행을 떠날 때, 어떠한 지점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어떤 상황에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최적일지에 대해 면밀히 고민하기 위해 ‘W트립’ 패키지 브랜드를 선보이게 됐다.
실제로 회사 내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3040 여성 임직원 7명이 TF팀을 꾸려 여행을 고민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친구의 마음으로, 딸의 마음으로 여행지부터 숙소, 일정, 옵션까지 최적의 구성으로 상품을 만든다. 예를 들어, 자녀가 아직 유아라면 호텔에서 유아식을 제공하고, 아이가 놀만한 시설을 포함하고, 상품 페이지에 침대 사이즈를 상세하게 작성하는 등 동반자에 맞는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홀릭’은 작게는 ‘나랑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하면, 비행기가 딜레이 되는 시간조차 즐거울 텐데’에서 크게는 ‘세상에 없던 여행, 이런 것도 여행이 되나요?’의 컨셉으로 시작된 패키지여행 브랜드이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스포츠, 문화, 교육, 예술, 레저 등 다양한 분야의 홀릭 상품들이 하나씩 출시되면서, 이를 보고 있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먼저 우리 쪽에 연락하고 상품화에 대해 문의를 한다는 점이다. 인터파크가 직접 발굴하는 취향&취미 분야 외에도 함께하는 전문가 풀이 유기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홀릭 카테고리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Q. 테마여행 패키지 브랜드 ‘홀릭’의 이용객 반응은 어떤가.
A. 반응은 아주 뜨겁다. 실제로 김자인 클라이밍 선수 등 국가대표 출신 운동선수, 알파고 시나씨, 박진철 낚시 명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상품 기획부터 일정 동행까지 함께 하거나 피피티 모터투어 등 테마여행 전문 업체와의 협업을 진행해 여행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두산 베어스 일본 친선 경기와 연계한 상품, F1 레이싱 직관 상품 등이 조기 완판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홀릭 상품 중 하나였던 토트넘vs울버햄튼 상품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해당 상품 가격이 500만 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젊은 층들의 트렌드에 따라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자인 선수와 동행하는 클라이밍 체험 상품 진행 당시, 비행기 연착 이슈로 2시간이 지연된 적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2시간 지연은 클레임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용객들은 김자인 선수와 2시간 더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에 오히려 더 좋아하시는 걸 보고 홀릭 상품의 아이덴티티를 다시 한번 깨닫기도 했다.
두산베어스 후쿠오카 경기 상품 판매 당시에도, 인기가 있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하루 만에 매진에 대기예약까지 되는 성과를 냈다. 완판 관련해서 이승엽 감독이 따로 언급할 정도로 업계 내 큰 반향을 이끌었다.
Q. 흥미로운 홀릭 상품이 많은 것 같다.
A. 역사탐방 상품도 인기가 많은데, 전문가 동반 여행으로 있는 '심형철과의 실크로드 동행' 상품은 '역사 선생님의 선생님'이라 불리는 실크로드 전문가가 함께하는 역사탐방이다. 중국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잘 아는 심형철 전문가가 직접 짠 여행 코스로 일정을 함께하는 상품인데, 역사 선생님들에게 특히 사랑받고 있다.
또한, 박인홍 드로잉 작가와 우연히 미팅을 진행해 드로잉 패키지 상품을 기획한 적 있었다. 일정표에 넣을 현지의 모습을 사진 대신 작가님의 그림을 활용하기도 했다. 우리 예상으로는 3040 여성분들이 많이 참여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50대 후반 중장년층 고객들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홀릭 상품은 항상 생각의 틀을 고정해두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홀릭 여행 상품을 한 번 이용한 고객들은 큰 감동을 느끼고 다음에 또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모객도 어렵지 않은 편이다. 또한, 판매가 종료된 상품은 서비스에서 지우는 게 아니라 계속 아카이브 되어 팬들의 진심 어린 후기가 계속 공유될 수 있도록 페이지를 재구성할 예정이다.
Q. 홀릭 상품이 다채로운데 그런 상품에 대한 니즈가 있어서 만든 건가.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A. 선제적으로 우리가 먼저 상품을 만들어 업계 내 반향과 니즈를 일으키자는 것이 인터파크의 기조다. 상품을 구상할 때 초반에는 내부적으로 많이 냈지만, 이제는 전문가의 아이디어를 통해 생각의 틀을 넓히고 있다. 전문가에게는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아이디어가 있다. 최근에는 업계에서 직접 제안한 중국 드라마 매니아 대상 상품(촬영지 견학, 출연진 팬미팅 등)이 아직 상품 페이지 완성 전인데도 완판되는 성과가 있었다.
Q. 가성비, 프리미엄, 취미 결합형 등 패키지여행 시장의 상품이 다양화되면서 ‘콘셉트’ 경쟁이 치열하다. 인터파크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A. 여행상품을 새롭게 기획하다 보면, 유니크함과 대중성 확보 사이에서 고민이 되게 마련이다. 인터파크트리플의 차별화 전략은 ‘공급자의 고민은 잠시 접어두고, 상품 기획자 스스로가 해보고 싶은 여행을 만들어 본다’이다. 그러기 위해서 여행업은 잘 모르지만, 해당 전문 분야에서는 경지에 오른 전문가들을 계속 만나 많은 이야기를 먼저 나누고 ‘왜 이런 상품은 없죠?’의 질문을 해결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최근 출시한 테마여행 패키지 브랜드 ‘홀릭’이 이러한 시작점부터 차별성을 만들고 있으며, 업계 내 전문가/전문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Q. 양질의 패키지여행 상품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A. 여행객들은 흔히 좋은 숙소와 좋은 식사, 양질의 이동수단과 가이드 서비스의 제공 등이 결합됐을 때 양질의 패키지 상품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결합은 여행업을 지속하면서 공급을 확대하고 판매를 늘리는 노력을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올릴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제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콘텐츠’다.
즉, 여행상품 담당자의 깐깐함과 상품을 깊게 들여다보는 관심이 핵심이라고 본다. 해당 숙소를 선택한 이유와 추천의 이유, 이동하는 동선과 시간의 배분이 함께 여행하는 일행을 배려했는지까지 자세히 고려해서 만든 상품이 양질의 여행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목적형 여행은 가장 핵심이 되는 콘셉트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여행객이 잘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상품이어야 한다. 진심을 담아 잘 만들어진 상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인터파크트리플 패키지 상품만의 경쟁력이고 차별성이라고 생각한다.
Q. 2024년 여행 트렌드를 전망한다면.
A. 해외여행의 경험이 반복될수록 여행의 목적은 ‘장소’가 아니라 ‘경험’과 ‘추억’(누구와 함께 가서 무엇을 할 것이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개인의 취향과 선호도에 맞는 맞춤형 여행이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다. 개인의 취향에 맞는 숙소와 일정을 추천해주는 ‘W트립’, 본인의 관심사에 모든 일정을 맞춘 ‘홀릭’ 외에도 트리플에서 제공하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여행 계획을 자동으로 수립해 주는 서비스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Q. 올해 집중하고자 하는 사업의 방향은 무엇인가. 최종 목표도 궁금하다.
A. 올해 초 출시한 패키지 브랜드 ‘W트립’과 ‘홀릭’에 집중하고자 한다. 또한, 고객의 여행 이력과 동행자 구성 등 라이프스테이지 기반의 데이터 위에 인터파크트리플의 우수한 R&D의 AI 기술을 접목한 추천 기능을 더해 여행객들이 여행의 준비와 선택을 쉽고 편하고 빠르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일정표에 들어가지 않아도, 나의 여행 동반자와 일정 정보만을 가지고도 알맞은 패키지여행 상품을 큐레이션 해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