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미래] 한림대의료원 “친환경 병원, 경영진 의지와 지속적 활동이 중요”
ESG 기획 특집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ESG가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며, 의료계에도 ESG가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이제 의료기관이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의료기관의 기본 설립이념이 국민 보건의료 향상에 있기 때문에 비영리기관인 의료기관도 ESG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기관의 친환경 경영은 전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환경 문제 극복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국민과 안전과 공중 보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선 친환경 설비 투자로 에너지 절감 실현
국제 사회가 ‘기후공시’를 의무화함에 따라 일반 기업에서는 ESG 요소 중 ‘환경(Environmental)’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된 국내 의료기관의 ESG 활동은 사회(Social)나 지배구조(Governance)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친환경 활동의 주요 과제인 탄소 배출 감축, 자원 및 폐기물 관리,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위해서는 관련 설비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기반 마련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의료기관 대부분의 친환경 활동은 병원 내 의료폐기물 줄이기, 식당 잔반 줄이기, 개인 컵 사용과 같은 일회용품 감축 등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태양광 발전 설비에 선제적인 투자를 해 2023년 상반기에만 108,853kwh에 달하는 에너지를 절감한 한림대의료원의 친환경 활동은 눈에 띈다. 한림대의료원은 산하 병원 5곳 중 4개 병원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의료원이 처음 태양광 발전 설비를 적용한 곳은 한림대학교성심병원(평촌 소재)이다. 2009년 한림대성심병원은 본관 택시 승강장에 6kw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지하 2층에 사용하는 전력의 일부를 충당했다. 2017년에는 47.5kw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본관 옥상에 추가 설치해 본관에서 사용 중인 전등 및 전열의 전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2023년 11월까지 본관 옥상에 설치한 설비를 통해 생산된 누적전력은 358,371kw로, 164톤에 해당하는 탄소 배출 감축을 이뤄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에너지 절감에 기여하는 친환경 건물로 평가받는다. 해당 건물은 환경을 위해 설계 단계부터 태양광 발전 설비를 적용하고, 폐열 회수, 빗물정수 재활용, 24시간 조명 지역의 LED 조명 설치 등으로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밖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결로 현상을 줄이고 단열에 도움이 되는 로이복층유리와 단열바, 친환경섬유질계 단열재, 자동 회전문 등 에너지 저감 자재를 사용했으며, 각종 친환경 건축자재를 사용해 무독성의 청정 실내 공기질을 공급하고 있다.
의료원은 증축을 계획 중인 한림대학교성심병원에도 태양광 발전 설비와 함께 지열 시스템, 우수 집수 장치 등 친환경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라며, 이러한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부응할 뿐 아니라 기후변화 협약 등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기반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친환경 병원 ‘경영진 의지’가 중요
한림대의료원은 이와 같은 활발한 친환경 활동이 ‘경영자의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땅에 묻혀서 주춧돌이 되자’는 좌우명 아래 1971년 한강 이남 지역 최초의 민간종합병원인 한강성심병원을 설립한 일송 윤덕선 박사의 철학이 의료원의 기본 이념이 되어 친환경 활동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림대의료원은 ESG 개념이 도입되기 훨씬 이전부터 친환경 에너지 절감 대토론회, 어린이 생태 환경체험 캠프, 태안 원유 유출사고 방재 지원 활동 등 자연과 환경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왔다. 2008년에는 환경 경영 선포식을 개최해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의료원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의료원은 교직원뿐만 아니라 환자나 보호자도 친환경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ESG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주차별로 친환경 미션을 수행하여 인증하는 ‘감(減)탄 프로젝트’다. SNS를 통해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 큰 호응을 얻은 해당 프로젝트는 2022년부터 2년 연속 ESG 소통대상 ‘보건복지위원장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일회성 캠페인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친환경 활동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한국환경공단에서 추진하는 탄소중립실천포인트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친환경 활동 중 전자영수증 부문으로 참여한 의료원은 누구나 생활 속에서 ESG 활동을 실천하고 동참할 수 있다는 인식 확산에 주력할 예정이다.
친환경 경영 위한 투자와 노력 지속
한림대의료원은 지금도 친환경 경영을 위해 대내외적인 투자와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종이 사용을 줄이는 ‘페이퍼리스(PaperLess)’ 병원을 만들기 위해 제증명 온라인 발급 시스템, 전자처방전, 실손보험간편청구 키오스크 등을 설치했으며, 친환경 경영에 대한 조직 구성원의 동기 부여와 공감대 형성을 위한 포상 제도도 마련했다.
최근에는 ‘의료원 에너지 현황 대시보드’를 구축해 원내 그룹웨어에 탑재함으로써 전 직원에게 병원별 전기, 가스, 열병합, 물, 폐기물(생활, 의료)등의 사용현황 및 증감 사유를 공유하고, 개인별 에너지 절감 인식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이밖에 2022년 환경부 주관 ‘감염 우려 의료폐기물 처리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관련 업체와 함께 병원 맞춤형 의료폐기물 멸균분쇄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 및 유행 감염병 등으로 의료폐기물이 증가하는 상황에 해당 시스템을 통해 포화된 국내 의료폐기물 처리시설을 극복하고, 감염병 확산 및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함이다. 해당 시스템은 현재 데모버전 테스트 중으로 조만간 상용화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