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플랫폼정부, 초거대 AI 일상화 원단 만들다
22일 초거대 AI 활용 사업 성과보고회 개최
공공 분야에서 韓 AI 경쟁력 강화 위한 마중물 마련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초거대 인공지능(AI)의 일상화 원단을 만들었다. 공공과 민간 누구라도 쉽게 옷과 이불을 만들 수 있는 원단이다. 이를 토대로 진정한 디지털 정부, AI 국가 한국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2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함께 ‘초거대 AI 활용 사업 성과보고회’를 열고 지난 1년간 초거대 AI 활용 성과와 공모 우수과제를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4월 발표한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실현계획은 디플정의 핵심 인프라 구현을 목표로 민간·공공 데이터, 서비스를 안전하게 연결하고, 이를 융합·활용하는 혁신서비스를 개발‧지원한 사업 추진하는 계획이다.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정부를 만들고자 하는 위원회”라면서 “데이터들을 모으고 융합해 더욱 혁신적인 대국민 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AI를 일하는 방식에 적용하자고 했을 때 어디에 어떻게 쓸 수 있는지를 실증해보는 단계가 필요했다”며 “올해는 실증 사업의 일환으로 초거대 AI 활용 실증을 진행했고 대략 76개 공공기관 및 기업과 민간까지 합쳐 170여 개 실증 사업을 한 결과, 정말 많은 성과가 나왔고 이미 몇 개는 실증 단계를 넘어 직접 활용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디지털플랫폼정보위원회는 초거대 AI 산업 육성을 위해서 공공 산업이 소프트웨어와 IT 산업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AI를 적극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기업들과 정부 기관들이 충분히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과기정통부와 대한민국 정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AI를 우리 국민 모든 생활에 일상화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며 “초거대 AI를 공공 분야에서 선도적으로 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다면 우리가 시작하려는 AI 일상화 프로젝트들이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 “비효율적인 공공 업무, 생성형 AI가 강력한 솔루션”
이번 행사는 하정우 디지털플랫폼정부 초거대 공공 AI TF팀장(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의 기조 강연과 디지털플랫폼정부 초거대 AI 활용 성과와 인프라 공모 우수과제 순으로 진행됐다.
하정우 TF팀장은 “공공 영역에서 업무는 대부분 문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국민 개개인에 따라 복잡하고 다양한 조건에 맞춰 민원 대응을 해야 하는 업무가 많다”며 “개별 업무를 위한 시스템들이 다 파편화돼 있어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솔루션으로 생성형 AI가 있다”며 “이 솔루션을 제대로 공공 영역에 제대로 적응하기 위해 TF를 만들었고, KT 배순민 소장 등과 함께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노력의 성과로 공무원의 업무 효율과 사회 문제 해결에 AI를 도입한 사례를 꼽았다. 공공이 보유하고 있는 많은 문서를 민간 기업이 개발한 초거대 AI에 추가 학습시켜 공무원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공무원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고, 이들이 문서 업무에 집중하기보단 현장에서 국민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사회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AI를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지금보다 더 똑똑한 민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특히 복지와 재난 대응, 청년 지원 등의 혜택을 크게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부터 공공 분야 초거대 AI가 지금보다 더 확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초거대 AI 기반 공공혁신 사업은 올해보다 훨씬 확대된 예산을 바탕으로 더 많은 그룹이 혁신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드릴 예정”이라며 “AI 공급 기업과 수요 기업을 늘리고 교육 관점에서도 AI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클라우드·KT·바이브컴퍼니 등 AI 기업, 실증 성과 발표
디지털플랫폼정부 초거대 AI 활용성과에 대해선 △네이버클라우드 △KT △마음AI △바이브컴퍼니 △와이즈넛 △솔트룩스 등 국내 AI 기업들이 나와 발표했다.
이인성 네이버클라우드 부장은 올해 7월 3일부터 12월 15일까지 총 128개 기관과 기업에 AI 개발 플랫폼을 지원하고 정기 교육, AI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특히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초거대 AI 개발 도구인 ‘클로바 스튜디오’를 제공해 기업과 기관이 커스터마이징된 AI를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설명했다.
공공 분야 우수 사례로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생성형 AI 활용을 통해 광고 카피를 제작하는 기능을 개발했다. 간단한 키워드를 입력하면 헤드 카피와 바디 카피를 AI로 쉽게 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취업에 도움이 되는 AI도 만들었다. 디피랩과 크로노그래프의 사례다. 디피랩은 자기소개서를 쉽고 빠르게 작성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었다. 주제, 키워드, 경험 입력만으로 자기소개서를 완성하는 AI다. 취업에 성공한 자기소개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을 진행해 완성도 높은 자기소개서 작성이 가능하다. 크로노그래피도 AI로 자기소개서 초안을 생성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AI가 만든 초안을 컨설턴트와 함께 수정하고, 자기소개서 완성본을 바탕으로 면접 질문도 생성할 수 있다.
이 부장은 “내가 입력하고 싶은 자기소개서 타이틀 정보를 입력하면 다양한 버전의 자기소개서 초안들이 나온다”면서 “이러한 서비스들이 취업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KT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믿음(Mi:dm)’으로 지식 전달, 고객 응대, 대민서비스 실증 성과를 소개했다. 믿음은 해석과 생성 등 모든 영역을 고려한 다중 영역 초거대 AI 모델이다. 박정석 KT 상무는 “한국어는 다른 언어와 달리 AI로 학습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KT는 이를 잘할 수 있도록 모델링 했고, 고객들이 자주 접하는 태스크들을 미리 학습해 고객들이 어려움 없이 파인튜닝해 본인이 원하는 태스크를 쉽게 만들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KT는 우수 사례로 국민연금과 일시금 관련 AI 챗봇을 만든 사례와 경주시청의 민원 안내 AI 챗봇, 한국전력공사의 챗봇 업무 효율화 개선, 법무부의 법무행정 AI 챗봇 구축 사례 등을 소개했다. 국민연금과는 일시금 반환에 관해 국민이 궁금해할 수 있는 질문을 자동으로 답하는 챗봇을 만들었다. 박 상무는 “일시금 반환에 대해선 2000여 가지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국민연금에서 준 데이터는 한 200개 정도였다”면서 “해당 데이터를 토대로 AI를 학습했을 때 성능이 오르지 않아 데이터 증강 기능으로 2000여 가지로 늘려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국민연금에서 원하는 성능까지 만들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바이브컴퍼니는 대형언어모델(LLM)을 내부 데이터와 연결해 실질적인 서비스를 만든 사례를 소개했다. LLM이 인기지만, 대중에게 본격 소개된 지는 1년 정도 기간이어서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고, 기관에 근무하는 사람도 AI 프로그램이 익숙하지 않으므로 사용자들이 가장 편리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대표 사례가 생성형 AI가 답변했을 때 그 근거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만든 것이다. AI에게 어떤 산업의 시장 전망을 알려달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전망을 분석해주고, 왜 그런 답변을 했는지 근거와 출처까지 함께 제시하는 서비스다.
윤준태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은 “76개 기관에 플랫폼 사용을 지원했고, 27개 기관에 37건의 컨설팅을 수행했다”면서 “현재 데모 서비스까지 개발했고 이를 통해 보유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향후 개선 방향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음AI는 한국산업인력공단과 대민서비스 실증 사례 등을 소개했다. 기업용 GPT와 검색 엔진을 활용한 기업용 GPT 챗봇을 제작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시민 응대 업무 및 대시민 서비스 효율화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와이즈넛은 경기도 화성시에 공공민원 AI 어시스턴트를 도입한 사례를, 솔트룩스는 서울교통공사에 도시철도 교통안전GPT를 실증한 사례 등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황종성 NIA 원장은 “초거대 AI를 적용하는 것은 언론에서 나오는 것과 달리 상당히 어려운 분야”라며 “쉽지 않은 일에 성과를 내고 초거대 AI 활용의 물꼬를 터준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함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플랫폼정부나 초거대 AI 등은 용기있는 도전정신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내년에 사업 규모가 커지는 만큼 용기있게 더 도약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