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게 가능해?"…감독과 배우의 신뢰로 만들어진 '이재, 곧 죽습니다'

죽은 이들을 심판하는 초월적 존재, 그리고 지옥행을 앞둔 한 청년의 미스터리한 스토리가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 펼쳐진다.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제작발표회가 열려 하병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서인국, 박소담, 김지훈, 최시원, 성훈, 김강훈, 장승조, 이재욱, 고윤정, 김재욱, 김미경이 참석했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최이재(서인국)가 죽음(박소담)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인생 환승 드라마. 작품은 탄탄한 세계관으로 큰 사랑을 받은 웹툰 '이제 곧 죽습니다'를 원작으로 했다.

연출을 맡은 하병훈 감독은 여러 배우들의 캐스팅을 통해 원작 웹툰 속 인물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완성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하 감독은 "대본 작업을 할 때부터 '누가 이 역할을 하면 가장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여기 있는 분들 모두 캐스팅할 때 연기 변신이 되지 않을까, 보는 분들도 재밌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특히 극 중 '최이재'를 연기한 여러 캐릭터가 나오는 바, 연출적으로도 신경 쓴 부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연출적으로 가장 신경 쓴 게 두 가지다. 하나는 배우분들이 많이 나와서 보는 분들이 '정신없어. 어려워'하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저희 어머니가 보셔도 이해가 되기 쉽게 구성을 짰다"며 "두 번째는 연기 보는 재미가 있는 드라마를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이재와 죽음 역을 제외하고 나머지 배우분들은 1인 2역 연기를 하셔야 했다. 본래 본인과 최이재의 연기를 하는 걸 보시는 재미가 있으실 것"이라고 귀띔했다.

서인국은 죽음이 벌을 내려 열두 번의 삶과 죽음을 겪어야 하는 '최이재' 역을 맡았다. 서인국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워낙 웹툰 자체도 팬이었다. 감독님께서 제게 제안을 주신 것만 해도 영광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이 드라마가 명확한 메시지와 교훈이 강력하게 들어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열두 번의 죽음과 삶을 통해 삶에 대한 욕망, 그리고 삶을 디테일하게 들여다보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인물이 연기하는 최이재 속에서 중심을 잡고 가야 했던바, 서인국은 "모든 작품과 캐릭터를 연기할 때 부담감은 있지만,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다른 배우분들이 이재의 생각을 다른 몸으로 열연을 해주셔야 하는 작품이었다. 굉장히 힘드셨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와중에 제가 그 상황을 내레이션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한 캐릭터를 여럿이 함께 작업하는 과정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소담은 최이재에게 벌을 내리는 미스터리한 인물 '죽음' 역을 연기했다.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박소담은 "제가 맡은 죽음이는 능력치를 알 수 없고, 나이가 몇 살인지 모르는 인물이다. 제가 생각한 죽음이는 인간은 아니지만 이재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인간은 아니지만 이재의 삶과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벌을 내려서 그가 깨닫기를 바라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암 투병 후 복귀한 박소담은 죽음을 소재로 한 '이재, 곧 죽습니다'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저는 (수술 후) 마취에서 깨면서 '정말 하루하루 잘 살아야지. 일상이 정말 값지다'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스스로도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한 작품이었다. 대본리딩 때도 제가 울어버렸던 기억이 있다. 처음에는 많은 이야기를 하기 힘드실 수 있는데, 우리 작품을 보고 나서 생각하면 할수록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나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고윤정은 최이재의 여자친구이자 소설가 '이지수'를 연기했다. 대학시절부터 교제한 최이재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나자 괴로움 속에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고윤정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묻는 말에 50%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모든 캐릭터가 그렇겠지만 저도 길게 나오지는 않아서 이재와의 사랑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전사를 혼자 많이 공부하고 고민하며 연기했다. 최대한 내가 먼저 인물을 이해해야 보는 분들을 이해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작품을 함께 이끈 배우들은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이재, 곧 죽습니다' 출연연을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최시원은 "비중도 그렇고 횟수도 그렇지만, (우리의 역할이) 중요한 포인트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건강한 부담감을 느끼며 연기했다"고, 김지훈은 "분량을 떠나서 많은 배우 분들이 나오니까 많이 나올 수 없었지만, 이 드라마가 가진 분명한 메시지를 이보다 더 감동적이고 스펙타클하게 전할 수 있는 대본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었다. 역할의 크기보다 최선을 다하는 것 만으로도 도전이라 생각했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하병훈 감독은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전 배우를 한 번에 본 게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캐스팅한 후에 '이게 가능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저도 이게 모든 배우를 한자리에서 뵌 게 처음일 정도다. 귀한 시간을 내주신 배우들께 감사한다"라며 "저는 배우들의 싱크로율이 120%라고 생각한다. 이분들 말고 다른 분들과 하라고 하면 저는 못 할 것 같다. 각자 역할을 너무 잘 해주셨다"라고 배우들을 향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이처럼 원작 웹툰의 탄탄한 세계관에 대세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를 만끽할 수 있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는 오는 15일(금) 오후 12시 파트1이 공개되며, 내년 1월 5일에 파트2 전편이 베일을 벗는다.